이진경 / 어울림이끌림 사회적협동조합 이사, 단국대 강사(사회복지학)
인천 산업공단 중소기업 대표들의 한숨이 깊어만 간다. 세계시장 점유율이 높은 조선산업, 자동차산업, IT 산업, 로봇 등 국내 주력산업의 성공은 뿌리산업(주조·금형·열처리, 표면처리, 로봇, 센서, 산업지능형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설계 등)이 뒷받침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는 것을 왜 모르냐고 답답해한다. 그것도 모자라 외국인근로자의 고용은 규제로 인해 인력난 극복이 어렵다고도 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천시는 2017년 『인천시 경제주권』에서 뿌리산업을 지역의 중요한 산업자산으로 선포했고, 뿌리기업의 생산성 향상 및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원전략을 수립하고 노력해 왔다. 그에 비해 늦은 감은 있지만, 지난 26일 서구 검단지역(왕길동)에 ‘인천 뿌리산업 외국인근로자센터’가 열렸다. 남동구에 있는 ‘인천외국인종합지원센터’의 사업 확장 개념이다.
‘인천 뿌리산업 외국인근로자센터’가 열리면서 민·관 관련자 모두 외국인근로자들의 정주여건이 개선되고 이들의 삶의 질이 높아져야 한다는 공통의 관심에 공감했다. 무엇보다 뿌리산업 인력수급에 도움이 되길 바라는 바가 컸다. 통합사회를 위한 인식과 노력의 일환이며 ‘인천 뿌리산업 외국인근로자센터’ 역할에 대한 기대이다.
이주민들의 생활권이 집중된 곳 중 하나인 검단역 상권지역은 두 얼굴 또는 이중성의 도시라고 주민들은 말한다. 초저녁 이용자는 선주민들이고 늦은 시간부터는 이주민들이 대부분이라는 이유에서다. 이주민들이 자국인을 만나고 교류할 수 있는 기쁨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이에 반해 선주민 입장에서는 언어와 종교, 문화의 다양성이 표출되는 낯선 모습에 섞일 수 없는 이주민으로 분류하는 인식의 결과에 따른 것일 수 있다.
그럴 수 밖에 없다고 보는 것은 이주민들이 지역사회에 정착해서 자신들의 역량을 발휘하고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기회가 있었겠는가. 선주민들은 언제 이들의 어려움에 대해 듣고 이주민의 문화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었겠는가. 3D업종의 뿌리산업에 종사하는 외국인근로자가 첨단산업의 근간에서 중요한 기업성장의 한 몫을 한다는 인식 부족은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구조적 변화가 필요하다. 인천시에는 160여개국 출신 이주민들이 함께 살아가고 있다. 우선, 이 많은 출신국 이주민들과의 소통을 위해서는 지원기관 등 시작점부터 이들이 참여할 수 있는 것부터 통합의 시작일 수 있다. 물론 한국어의 소통 문제, 기업의 사정 등 많은 제약이 있겠지만 대표성을 가진 이주민들은 분명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둘째, 한국어 교육으로 빠른 적응과 통합의 시간을 단축하고 지역사회의 다양성이 사회적 문제로 비화할 가능성을 감소시킬 방안이 필요하다. 뿌리산업 현장에서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들이 한국어가 서툴지만 조금이라도 먼저 배운 한국어를 후배 이주민들에게 멘토로서 전할 수 있는 기회를 주면 어떠한가? 숙련된 근로자로 살고 싶다면 체류자격 변경 등 장기취업의 문이 열리고 있으니 봉사 또는 사회적 역할에 대한 욕구를 인정하고 활용하는 방안이다.
셋째, 현재 국제사회는 노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이젠 돌아갈 이방인이 아닌 인적 및 사회자본으로서 노동시장에서도 이주민들의 역할이 상향 이동하도록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주민들이 우리사회에 기여하는 것을 지역주민들이 잘 알 수 있도록 인천시의 정책적, 사회적 관심이 필요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