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 아쿠아를 배우며, 행복을 이루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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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 아쿠아를 배우며, 행복을 이루며
  • 채진희
  • 승인 2024.08.07 05: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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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과 나눔의 글마당]
채진희 / 인천노인종합문화회관 소통의 글쓰기반
시민의 신문 <인천in>이 인천노인종합문화화관과 함께 회원들의 글쓰기 작품(시, 수필, 칼럼)을 연재하는 <소통과 나눔의 글마당>을 신설합니다. 풍부한 삶의 경험에서 우러나오고, 글쓰기 훈련을 통해 갈고 닦은 시니어들의 작품들을 통해 세대간 소통하며 삶의 지혜를 나눕니다. 

 

 

필자는 물에 대한 공포가 많다. 예닐곱쯤 되었을 때 아버지와 한탄강에서 낚시도 하고 그물로 고기를 잡으며 수영을 했던 기억이 있다. 아침에 일어나서 세수하려고 발을 얕은 강바닥에 부치고 얼굴을 강 쪽에 숙이려고 하는데 파도가 밀려와서 강에 떠내려가는 것을 본 아버지의 목소리가 지금도 생생하게 들리는 듯하다.

“진아, 진아 하시며 애타게 부르시면서 뛰어오시는 그 모습이 겹친다.” 강물에 얼마쯤 떠내려갔을까? 내 입술이 새파랗게 질렸었다 라는 표현을 나중에 아버지께 들었다. 아버지 덕분에 지금까지 좋은 세상을 살고 있다.

어릴 적 공포였지만 몸이 기억하는 지, 수영을 하려면 뻣뻣하게 굳는 느낌을 받아서 지금까지 수영을 못 배우고 있다. 오늘 재활 아쿠아에 도전해서 한 시간 강습을 받았다. 여전히 내 몸은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뻣뻣하다. 강사님이 머리와 가슴을 일자로 펴고 복식호흡을 하면서 손은 물 밖으로 나오게 하지 말게 하고 걷고, 뛰라고 한다.

구령에 따라 해야 하는데 몸 따로 생각 따로다. 순간 내가 물속에서 ‘휘청’했다. 옆에 계시던 팔십 초반으로 보이는 어르신(선배시민)께서 내 손을 ‘꽉’ 잡아 주셨다. 그 힘이 얼마나 세던지 잠시 놀랐다. 강습시간을 마치고 물 위로 올라오는데 어지럽고 힘이 빠져서 팔다리가 덜덜 떨리고 있다. 화,목요일이 강습이다. 벌써부터 내일 모래 다시 수영장에 가야 한다는 걱정이 앞선다. 어떻게 하면 물에 대한 공포를 잠재울 수 있을까?

5년 전, 무릎연골 파열로 줄기세포 수술을 했다. 회복 중에 거실에서 또 넘어져 대퇴부 골절 수술 후 지금까지 힘들게 지내고 있다. 다리가 주인을 잘 못 만나 고생을 하고 있다. 안마가 좋다고 해서 1년을 일주일에 한 번 받아보기도 하고 추나요법, 물리치료, 한의원에서 침도 맞으면서 재활운동에 한동안 많은 시간을 공들여왔다. 요즘은 맨발 걷기운동를 위해 남편과 인천대공원에 가서 걷는다. 그곳에 조성된 황톳길도 걸으면서 노년에 자유롭지 못한 몸을 깨우려고 노력한다. 수년 동안 오른 다리로 인해 맘고생 몸 고생을 하고 있다.

친정어머니께서 다리를 쓰지 못하셔서 방바닥을 밀고 다니셨던 모습에 한참을 마음 아파했다. 풍으로 수년을 고생하시다가 하늘나라로 가셨던 기억이 새롭다. 내 다리를 지켜야겠다는 일념으로 이것저것 다 해보다가 재활 아쿠아가 다리에 좋다고 해서 시작했으니 끝은 봐야 할 것 같다. 옆에 계신 분은 13년째 하고 계신다고 하시며 힘을 북돋아 주신다.

우리 인생이 생로병사(生老病死)가 아니라 생행복사(生行福死)의 삶으로 다른 사람과 더불어 괴로움 없이 행복하게 사는 하루하루를 이루려 노력해야 겠다. 노후를 여유롭고 멋지게 지내다가 때가 되면 자연스럽게 하늘나라로 이사를 하는 거다. 넉넉한 마음이 아름다운 인생을 만든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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