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 단종에 수리 시기도 가늠 어려워
“이 무더위에 언제까지 승강기 없이 살아야 할지 답답할 노릇입니다”
9일 오후 찾은 인천시 미추홀구 주안동 K 아파트 승강기 출입문에는 승강기 운행 정지 공지문이 붙어 있었다.
이 안내문에는 ‘당 아파트의 2호기 승강기 인버터 주변 부품 노후로 부품 교체가 필요해 교체까지 승강기 운행을 정지한다’며 ‘단종 기종이라서 부품을 구하는 데 시일이 걸릴 수도 있다’고 적혀있었다.
승강기가 멈춰선 한 세대 앞에는 세대 공사 이후 치우지 못한 싱크대와 주방가구 등이 가득 쌓여있었다.
옆 라인에 있는 1호기 승강기는 정상 운행 중이지만 공간 자체가 나뉘어 있어 이를 이용하려면 옥상까지 올라가 다시 내려가야 하고 이마저도 보행 여건이 열악해 어르신이나 노약자는 이용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총 70세대, 1개 동, 15층을 운영 중인 해당 아파트 2호기 승강기는 지난 6일 오후부터 운영을 중단했다.
아파트 입주자 대표회 측은 승강기가 고장난 당일 업체에 연락해 같은 날 늦은 오후 수리를 완료했지만 또 다시 고장이 발생해 현재까지 멈춰있다.
해당 승강기는 2년 전에도 고장을 일으켜 멈췄다가 4일 만에 복구 작업을 완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입주민들은 잦은 승강기 고장과 사태 장기화로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입주민 A씨는 “이곳에는 거동이 불편한 노약자나 어르신이 많이 거주하고 있다”며 “무더위는 이어지는데 언제까지 승강기를 고치겠다는 기약이 없어 답답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입주자 대표회 측은 승강기가 노후해 부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승강기 교체도 고려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입주자 대표회장 B씨는 “해당 승강기는 단종과 노후화로 부품 조달이 어려워 수리까지 시일이나 이보다 오래 걸릴 수도 있다"며 “내년에 승강기 연식 25년이 되는 만큼 교체 시기를 앞당기는 방법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마음 같아서는 집에 있는 부품이라도 뜯어서 사용하고 싶은 심정”이라며 “입주민들에게 너무 죄송하고 현 상황을 조금만 이해해달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