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북도 영동군 황간면 원촌리. 9월 28일 오전 10시, 달도 머물러 쉬어간다는 월류봉(月留峰) 광장에 64명의 터덜터덜 참가자들이 단체사진을 찍고 반야사를 향해 걸음을 떼었다.
구름이 해를 가리고 바람도 좀 불어 연일 계속되는 낮 더위의 걱정을 씻어주니 발걸음이 한결 가벼웠다. 무더위를 피해 3개월만 재개한 인천in의 제62차 터덜터덜 길은 오랜만에 만난 이들과 함께 시작부터 유쾌했다.
월류봉~반야사 길은 무엇보다 깍아지른 절벽산 아래, 물 맑은 계곡(금강 줄기 석천) 위 데크길을 2시간 가량 줄곧 걸을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었다. 절벽산들은 계곡을 가로질러 2차례 다리를 건너고 1차례의 징검다리를 건너며 패턴을 달리해 지루함을 주지 않는다.
월류봉 광장 앞 1봉에서 5봉까지 지나며 둘레길은 초강천에서 석천으로 계곡이 바뀌면서 첫 원천교를 건넌다. 계곡 오른편이 데크길이다. 굽이치는 계곡을 내려다보며 맑은 물소리를 들으며 30여분 걷다보면 완정교다. 다리 건너 이번에는 계곡 왼쪽 데크길로 들어서는데, 산세가 더 치솟아 웅장하다.
계곡 데크길을 충분히 걸었다고 생각이 들 즈음, 시골 꽃길과 연결된다. 길가의 커피점 ‘루나마켓’ 뒷 정원에서 도시락을 풀고 1시간 가량 머물며 충분한 휴식을 취했다.
이어지는 길은 숲길, 그리고 징검다리 건너 다시 계곡 오른 편을 걸으니 왼편에 좀 떨어져 보이는 산세의 위용이 다시 대단하다. 그 길 끝에 반야교가 나오고 잔잔한 물길따라 반야사의 고요함이 걷는 이들을 맞이한다.
터덜터덜의 최종 목적지는 반야사 대웅전 옆으로 난 가파른 계단을 따라 오르는 문수전이다. 10여분 힘겹게 오르니 벼랑 끝에 문수전이 아슬아슬하게 자리잡고 있다. 문수전 난간 아래는 수직절벽. 그리고 멀리 아래 굽이치는 석천 계곡 절경이 아스라하다.
지난 62차례의 터덜터덜 걷기 중 64명의 최대 인원이 참여했는데, 코스 내내 대열의 뒤쳐짐도 없이 시종 환한 웃음길이었다.
터덜터덜 참가자들이 올린 작품사진으로 화보를 꾸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