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문화재단이 독립성을 지켜내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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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문화재단이 독립성을 지켜내려면…
  • 김도연
  • 승인 2010.03.03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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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 김도연 기자

최근 일어난 문화예술위원회의 확인서 요구 파문과 관련해 인천문화재단의 독립성 문제가 새롭게 거론되고 있다. 인천시에서 금전적 지원을 받지 않는다면 문화예술단체나 개인을 대상으로 한 지원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인천시의 개입 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에 따라 재단의 '적립기금'이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당초 인천시가 시민들에게 약속한 내용은 올 까지 인천문화재단에 모두 1천억 원의 적립기금을 출연하는 것이었다. 지난 2004년 6월 14일 제정된 '인천광역시문화재단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 제9조(기금의 조성) 2항에는 '적립기금은 2010년까지 1000억 원을 조성하되, 시장은 1000억 원이 조성될 때까지 매년 60억 원 이상씩 일반회계에서 출연한다'라고 명시돼 있다. 또 1항에는 적립기금은 국가·시 및 군·구의 출연금과 보조금, 기부금, 재단사업 수익금, 기타 수입금 등의 재원으로 조성하도록 돼 있다.

그러나 현재 인천문화재단이 적립한 기금은 당초 목표액의 절반수준에 불과하다.


독립성 문제가 새롭게 불거지고 있는 인천문화재단.

인천문화재단에 따르면 2009년 말 현재 적립기금은 483억8천114만4천280원이다. 이 가운데 인천시 출연금은 466억6천485만7천331원이고 나머지 17억1천628만6천949원은 ㈜신세계백화점과 한국씨티은행, 농협중앙회에서 출연한 기금이다.

인천시 출연금 466억6천485만7천331원은 지난 2004년 조례 제정 이후부터 지난해까지 모아진 기금. 연도별 출연 규모를 따져보면 인천시는 그동안 스스로 만든 조례를 지키지 않았음이 드러난다.
 
조례가 제정된 2004년, 인천시는 11월 11일과 12월 1일 각각 102억 원과 105억1천만 원의 기금을 출연하는 등 12월 24일까지 여섯 차례에 걸쳐 모두 395억7천328만769원을 한꺼번에 출연했다. 당초 예정대로 올해까지 1천억 원의 기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2004년 이후 매년 최소 100억 원 이상의 기금을 출연했어야 했다.

하지만 인천시는 이듬 해인 2005년 두 차례에 걸쳐 모두 10억4천984만8천 원을 출연했고, 2006년과 2007년에는 한 차례씩 각각 30억 원과 10억 원을, 2008년에는 두 차례에 걸쳐 모두 20억4천172만8천562원을 출연했다.

2005년부터 매년 100억 원은커녕 조례상에 명기된 최소 금액인 60억 원조차도 출연하지 못한 것이다.

더욱이 세계도시축전 행사에 '집중'한 지난해에는 단 한 푼도 출연하지 않았다.

인천시는 당초 예정했던 재단 적립금의 절반도 채 출연하지 못했다.

올해 인천시가 출연하기로 예정한 금액은 20억 원이다. 결과적으로 올해 출연 예정금 20억 원이 들어오면 2004년 이후 올해까지 순수하게 인천시가 출연한 인천문화재단 적립기금은 모두 486억6천485만7천331원이다. 이는 당초 인천시가 출연하기로 약속한 1천억 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저조한 수준이다.

인천문화재단의 적립기금은 올해 기준으로 외부 출연 기금까지 더해 겨우 목표액의 절반을 조금 넘는 503억8천114만4천280억 원에 불과하다.
 
특히 현재 금융기관의 이율로는 목적했던 1천억 규모의 적립금이 모여도 현 규모의 사업을 펼칠 수 없어 기금의 확대가 필요한 실정이다.

현재 기금 평균 이율은 5% 정도. 출범 초기 10%에 가까웠던 것에 비하면 절반 수준이다. 연간 100억 원을 예상했던 적립이자는 현 수준이면 50억 원 정도로 적어진다.
 
현재 인천문화재단의 연간 운영비와 사업비는 모두 67억 원에 이른다. 결국 지금의 이율이면 기금 1천억 원이 모인다 하더라도 현재 규모의 사업이나 운영은 할 수 없다. 
 
서울문화재단과 경기문화재단도 당초 인천문화재단과 마찬가지로 1천억 규모의 적립금을 목표로 했으나 현재는 각각 3천억과 2천억 규모로 확대했다.
 
이와 관련, 인천 문화예술계의 한 인사는 "인천문화재단이 시에서 예산 지원을 받지 않으며 독립적으로 사업을 펼치기 위해서는 인천시가 기금마련에 적극적인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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