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까지가 민주당과 우리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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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가 민주당과 우리의 차이"
  • 이병기
  • 승인 2010.03.05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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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칙한 뉴스] 민주당 예비후보들의 연대의식

"오늘 출범식을 축하하기 위해 6.2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예비후보 분들이 참석하셨습니다. 민노당 김성진 후보십니다. 진보신당 김상하 후보십니다. 민주당에서는 두 분이 오셨는데…. 가셨군요. 이기문 후보와 문병호 후보가 왔다 갔습니다. 여기까지가 민주당과 우리의 차이인 것 같네요."

취재: 이병기 기자

지난 3일 열린 인천지역연대 출범식에서 내빈 소개를 하던 임병구 민주노총 인천본부 부본부장의 '뼈 있는' 말이다. 소개할 대상이 없자 재치 있게 건넨 임 부본부장의 멘트 뒤엔 참석자들의 웃음 대신 수 초간 공감의 정적이 이어졌다.

통상적으로 단체장이나 뱃지를 달고 있는 사람들이 지역 행사에 참석하면 내빈 소개만 마치고 돌아가는 것이 다반사지만, 인천지역에서 반 MB 연대의 기치를 올리는 첫 날이기에 민주당 인천시장 예비후보들의 '다반사'는 조금 더 씁쓸하게 다가온다. 물론 표를 의식해 참석했다 치더라도 전혀 얼굴도 비추지 않은 후보들보다는 노력이 가상하다.

민주당을 비롯한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국민참여당, 창조한국당 등 야(野)5당과 '희망과 대안' 등 4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지방선거 공동승리를 위한 야5당 협상회의'가 지난 4일 선거연합 방법과 일정에 합의했다. 

'5+4 협상회의'는 6.2 지방선거에서 단체장과 의원, 광역과 기초를 불문하고 공동정책을 기반으로 연합을 이루기로 했으며, 정당 지지율과 유력후보 유무 등을 감안해 단일 후보를 결정하기로 했다. 그러나 합의에 이르지 못하는 지역은 경쟁방식을 도입하고,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서는 15일까지 결론을 내기로 했다.

얼마 전까지 민주당의 텃밭인 광주에서 기초의원 4인 선거구를 2인 선거구로 쪼개 진보진영과 담을 쌓는 듯한 모습도 보였으나, 다행히 MB 정권을 견제해야 한다는 큰 틀에서 야5당이 합의를 이뤄낸 것은 주목할 만한 일이다.

인천에서는 이미 '5+4 협상회의'가 확정되기 전에, 6.2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진보개혁진영의 '2010 인천지방선거연대'가 2월9일 발족했다.

인천의 27개 시민사회단체와 각계 인사가 모인 인천지방선거연대 발족식에는 창조한국당을 제외한 야4당 시당 위원장들이 축하객으로 참여해 '5+4 협상회의'처럼 합의문만 발표하지 않았을 뿐이지, 시민사회와 야권의 연대에 큰 가능성을 열어 놓은 것처럼 보인다.

대부분의 민주당 시장 예비후보들은 반 MB는 물론 '계양산 골프장 건설 문제', '검단~장수간 민자도로' 등 다양한 지역 현안에서 시민사회와 뜻을 함께 한다.

이번에 출범한 인천지역연대 역시 이명박 정부의 일방적 국정운영과 개발 독주의 인천시 견제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민주당 후보들이 보이지 않는 벽을 허물고 그들과 진정으로 교류하기는 여전히 쉽지 않아 보인다.

임병구 부본부장이 말한 '여기까지가 민주당과 우리의 차이'가 식순이 길어져도 끝까지 행사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연대의 진실성과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인지 알 수는 없다. 하지만 하루 빨리 그 '차이'가 줄어드는 것이 야권의 '6.2 지방선거 승리'를 이끄는 원동력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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