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60%가 모르는 '올바른 칫솔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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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60%가 모르는 '올바른 칫솔질'
  • 최세은
  • 승인 2012.04.06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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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최세은 / 평화의료생협 평화치과 원장

요즘은 영유아기부터 노년기까지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하도록 권장하고 있죠. 2년에 한 번씩 하는 검진을 귀찮아서 미루고 미루다가 연말이 되어서야 검진기관을 찾는 분도 많습니다. 국가에서 무료로 실시하는 건강검진, 받으나 안 받으나 뭐 큰 일이야 있을까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최근에는 검진으로 질병을 초기에 발견하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암과 같은 예후가 좋지 않은 병도 완치율이 높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정기검진을 하는 이유는 병이 생기더라도 조기에 발견하여 쉽게 치료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하지만 병은 처음부터 아예 생기지 않도록 예방하는 게 더 좋겠지요. 입안에 생기는 병도 마찬가집니다.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구강질환은 주로 충치(치아우식증)와 풍치(치주질환)입니다.

우리 입 안에는 수많은 세균이 살고 있습니다. 적은 양의 균들이 서로 균형을 이루고 있는 한 우리 건강을 위협받을 일은 별로 없습니다만, 그 균형이 깨지면 질병이 생기게 됩니다. 유독 당분을 좋아하는 세균이 있는데, 치아표면에 음식물의 찌꺼기(플라그)가 남아 있는 경우 이러한 균이 급격히 늘어나게 됩니다. 이 균은 치아표면에 붙은 당분을 분해시키는데, 이 과정에서 산 성분이 나와 치아와 뼈와 같은 단단한 조직을 녹입니다. 세균이 직접 치아나 뼈를 갉아먹는 것이 아니라 당분의 대사 부산물인 산 성분이 부식을 시키는 것이죠.

세균은 입 안에 항상 존재하므로 완전히 제거하는 건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몸에 해로운 균의 수를 줄이는 것은 아주 쉽습니다. 음식물 찌꺼기가 치아에 붙어 있지 않도록 하면 되겠지요. 그래서 우리는 칫솔질을 합니다.

어렸을 적 학교에서 배운 3.3.3.법칙을 기억하시나요? 하루 세 번, 식후 3분 이내에 최소한 3분 이상 닦아야 한다는 것. 그리고 하나 더 기억해 두면 좋습니다. "올바른 방법으로".

치과에서 치료받으시는 분들 중에는 꼬박꼬박 칫솔질을 열심히 하는데도 자꾸 이가 썩는다고 한탄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눈에 잘 보이지 않는 플라그에 색을 입히는 염색약을 바른 후 거울을 보여드리면 깜짝 놀라곤 하지요. 주로 눈에 보이는 부분만 닦여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치아와 치아 사이, 치아와 잇몸 사이의 틈, 혀가 닿는 치아의 안쪽 부분, 가장 안쪽에 위치한 치아는 신경을 쓰지 않으면 칫솔이 닿지 않습니다. 그래서, 다시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이 배우듯 칫솔질 방법을 가르쳐 드립니다.

"자, 이렇게 칫솔을 가볍게 쥐세요. 이제 순서를 정해서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차례대로 닦으실 거에요. 처음 칫솔이 닿는 부분은 잇몸과 치아의 경계 부위에요. 빗자루로 바닥을 쓸 때 어떻게 하지요? 살짝 누르고 회전하듯 돌려주세요. 치아를 옆에서 보면 둥글둥글하게 생겼죠? 옆으로 세게 문지르면 튀어나온 부분만 닦이게 되어요. 치약에 들어있는 마모제 성분 때문에 치아가 닳아 버릴 수도 있으니 반드시 위아래로 닦아주세요. 치아 하나에 다섯 번에서 열 번 씩 쓸어내리고 다음으로 넘어갈 거에요. 바깥쪽을 다 닦았으면 이제 안쪽을 닦을 겁니다. 칫솔이 닿지 않으면 방향을 바꿔보세요. 앞니 안쪽을 닦을 때는 치아를 세우면 편하겠죠? 이렇게 한 바퀴 돌고 나면 3-4분은 족히 걸려요. 1분도 안 돼서 칫솔질이 끝나면 하나마나겠죠? 이제 마무리를 할 게요. 혀를 내밀고 가운데와 맨 안쪽부위를 특히 신경 써서 닦아내세요. 입냄새가 나는 경우 혀만 잘 닦아도 상당히 효과를 볼 수 있답니다."

이렇게 하나하나 다시 배우고 난 후에는 한동안 신경을 써서 잘 관리하지만, 작심삼일이라고 시간이 지나면 소흘해지기 마련입니다. 정기적으로 치과를 방문해 칫솔질이 잘 되고 있는지 검사만 하더라도 건강을 오래오래 유지할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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