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아이들을 위한 도움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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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아이들을 위한 도움말
  • 장현정
  • 승인 2012.04.22 14: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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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칼럼] 장현정 / 공감미술치료센터 상담팀장


'불안'은 누구에게나 잠재해 있습니다. 어른이나 아이들이나 누구나 때로는 불안합니다. 불안이란 때로는 적절한 감정으로 긴장을 유지하게 해주는 꼭 필요한 감정입니다. 예를 들어 중요한 발표를 앞두고 있거나 시험을 앞두고 있을 때는 누구라도 불안할 것입니다. 그러한 불안 때문에 우리는 공부를 하고 열심히 준비를 합니다. 그리고 발표가 끝나거나 시험을 마치고 나면 불안 수준은 낮아지고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불안 때문에 사람을 만나지 않고, 불안 때문에 회사를 다닐 수 없고, 불안 때문에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면 그것은 정말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일상적인 불안은 없애야 할 것이 아니라, 우리가 수용하고 받아들여야 할 감정입니다.

아이들의 불안은 어떨까요? 아이들이 불안해서 학교를 가지 못하거나 잠시도 엄마와 떨어지지 않으려고 하는 어려움들은 종종 나타납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이러한 불안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함께 고민해 보고자 합니다.

혹시 시험날 아침, 떨고 있는 정신 산란한 친구를 만나고 난 뒤 평온했던 내 마음에 불안이 침투했던 경험이 없으신가요? 불안은 전염성이 강해서 누군가 한 사람이 불안해지면 주변 사람도 쉽게 불안해 집니다. 쉽게 불안해지는 아이들의 배경에는 쉽게 불안해지는 엄마가 있을 수 있습니다. 정말 누구의 불안안지 살펴보아야 합니다.

한 번은 분리불안으로 6세경의 아이가 센터를 찾아왔습니다. 아이가 아침에 유치원을 가지 않으려고 하고 학원이나 낯선 장면에서도 적응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고 하였습니다. 아이와 이야기를 나눠보기 위해 아이의 손을 잡고 상담시 안으로 들어가려는 찰나, 어머니가 아이에게 걱정 가득한 표정으로 물었습니다.

"정말 들어갈 수 있겠니? 엄마가 없어도 되겠어?"

저는 어머니의 말이 다음과 같이 들렸습니다.

"그렇지? 엄마가 있어야 되겠지? 너는 엄마가 필요하지?"

아이는 무사히 상담실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엄마가 질문을 하기 전까지는 말입니다. 아이는 갑자기 고개를 저으며 눈물을 흘리며 들어가지 않겠다고 바닥에 주저앉아 버렸습니다.

등교를 두려워하는 아이들도 종종 만날 수 있습니다. 엄마는 아이가 학교를 안 가는 것이 너무나 견디기 힘이 듭니다. 오늘도 아이가 가지 않을까봐 걱정이 되어 아이들에게 반복적으로 확인하고 물어봅니다.

**야, 오늘은 학교 잘 갈 수 있겠지? 오늘은 잘 갈 수 있을거야. 니가 마음을 단단히 먹고. 정말 오늘은 잘 갈 수 있지? 엄마랑 약속 ~ 자, 이제 학교 가는 거다. 울지말고~

엄마의 불안은 아이에게 전달됩니다. 그리고 아이는 자신이 학교를 가지 않겠다고 하는 것이야말로 엄마의 관심을 잡아두는 방법이라는 것도 깨닫게 됩니다.

불안으로 인해 어떤 상황이나 물건을 거부하는 아이들을 돕는 첫 번째 방법은 엄마가 자신의 불안을 잘 다스리는 것입니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반복적으로 물어보거나 확인하거나 안달하는 행동을 멈추는 것입니다. 엄마가 말을 더 많이 하면 할수록, 아이의 그 행동에 집중하면 할수록 그 행동은 줄어들지 않을 것입니다.

두 번째 방법은 아이들을 혼내거나 화내지 않고 불안한 감정을 그대로 수용하여 주는 것입니다. 아이들도 자신의 불안에 대한 원인을 모르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그치거나 이유를 이야기하라고 하는 행동은 아이들을 더 불안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아이들이 진정될 수 있게 안아주고 편안한 대화를 유도하거나 주의를 다른 곳으로 전환시켜 주는 방법이 좋습니다.

아이의 불안을 너무 부담스럽게 여기고 없애 버려야 할 감정으로 생각하여 초조하게 반응하고 있지는 않으신가요? 호르몬의 변화가 왕성한 아동기에는 이유 모르는 불안이 나타날 수도 있고 명확한 원인을 끝내 찾을 수 없을 때도 있습니다. 아이의 불안을 있을 수 있는 일로 받아들이고 편안해 질 수 있도록 돕고 격려해 준다면, 아이들은 주어진 어려움을 잘 극복하고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과정은 앞으로도 계속 경험해야 할 성장의 일부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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