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와 문화교류를 위한 '문화조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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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와 문화교류를 위한 '문화조직'
  • 김종서
  • 승인 2012.04.26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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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칼럼] 김종서 / 인천프랑스문화원 원장·인천대 불문과 겸임교수


요즘 우리 지역 사회 안에서는 1년 내내 크고 작은 문화행사들을 통해 외국문화들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점점 더 다양해지고 복잡해져 가는 문화의 다양성은 이제 우리 삶 속에 보편화되었다. 특히 대중교통과 미디어의 발달로 국제문화 상호교류 또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매년 수많은 국제문화프로그램이 우리 문화행사 속에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많은 국제교류 행사가 상호 이해부족과 내용의 부실, 주먹구구식 정책으로 인해 일회성 이벤트 행사로 그치는 경우가 많아 예산을 낭비하고, 또한 지역 예술가와 일반대중에게 비판을 받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폐단의 발단은 지나치게 개인적인 네트워크에 의존해 투명하지 못한 행사를 진행하거나 자신들만의 이익을 내세우는 대형문화기획사들의 상술에서 비롯된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개선하기 위해 국제문화교류에 대한 좀 더 명확한 인식이 필요한 때이다. 국내 국제문화행사에는 아직까지도 프랑스 예술가들의 참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프랑스와의 국제교류를 위해 그들과 어떻게 접촉해야 하고 어떠한 루트를 통해 접근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해는 많지 않은 것 같다. 따라서 문화교류를 위한 프랑스 국가조직과 단체들에 대해 몇 가지 소개하고자 한다.

20세기 말까지 문화국가로 자존심을 세우던 프랑스는 현재 국내•외 재정적 위기로 인해 문화정책을 새롭게 재정비하고 방만했던 조직을 축소 또는 일원화시키고 있다. 국제문화예술교류 조직에서는 2006년 프랑스공연보급진흥협회(ADPF)와 프랑스문예진흥협회(AFFA)가 합쳐진 프랑스문화진흥원(CulturesFrance)이 창설되었다. 프랑스문화원진흥원은 프랑스와 불어권 나라들의 세계문화교류를 위해 프랑스 외무부와 문화통신부에서 주관하는 정부기관이다. 이곳에서는 현대예술(시각예술, 건축, 디자인, 무용, 음악, 연극, 거리예술 등)의 창작, 도서, 영화 등 다양한 문화분야의 해외교류를 지원한다.

따라서 대사관을 통해 국내에 초청되는 대부분의 문화예술행사는 프랑스문화진흥원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자국의 문화예술발전과 국제교류를 위한 공식적인 지원은 각국 프랑스대사관-문화원, 프랑스연구기관, 알리앙스프랑세즈를 통해 이루어진다. 이 기관의 목적은 국가기관, 지방, 도시 등의 국가문화정책과 문화예술기관들이 정한 엄격한 기준을 통해 선별된 작품들을 국제적으로 상호교류하여 프랑스 내 문화창작과 발전을 도모하는 데 목적이 있다. 또한 프랑스 내 외국문화를 소개함으로써 다른 나라 문화의 다양성을 접할 수 있게 하고 있다. 프랑스 문화와 세계의 모든 문화 사이 필요한 상호교류와 이해를 돕기 위해 프랑스문화진흥원은 세계 140여 개국과 활발한 문화교류에 앞장서고 있다. 공연, 시각예술, 건축 분야는 매년 200개 이상의 해외교류를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은 프랑스 예술가들과 기획자들이 그들의 다양한 참여 안에서 많은 문화활동의 상호교류를 가능하게 하고 문화교류위원회와 많은 국내•외 예술가들은 세계의 문화욕구에 맞는 예술작품들과 교감할 수 있게 된다. 현재 프랑스문화진흥원은 전 세계에서 각국 예술구조와 시장에 맞는 정책으로 자국 예술가들의 해외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매년 해외에서 활동하고 있는 500명 이상의 예술가들이 진흥원의 지원을 받고 있으며, 그들의 예술활동은 다양한 세계문화예술의 새로운 정보, 경향, 학문, 보급 등 새로운 문화정책 지표로 이용된다. 프랑스문화진흥원의 재정적 지원은 예술위원회의 엄격한 심사를 통해 국제적 문화행사에 우선적으로 지원되고 있다. 특히 유럽국가 통합으로 인한 새로운 관객들에게 자국의 문화교류를 지원하기 위해 앞장서고 있다.

이들의 활동을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첫째, 프랑스 대중예술의 해외교류를 원활하게 돕는 것이다. 둘째, 프랑스 혹은 외국 공연예술 전문가들의 협력을 지원한다. 셋째, 지속적이고 상호교류 가능한 작품 창작 등을 우선적으로 지원한다. 넷째, 프랑스나 외국의 공연예술가들을 프랑스 내에서 이루어지는 공연예술축제(아비뇽, 샬롱, 오리악 등)에 참여시켜 좀 더 나은 국제교류 조직망을 확보한다. 다섯째, 외국에서 프랑스 공연예술의 관객을 확보하기 위해 새로운 예술개념에 기초한 공연예술 등을 발전시킨다.

국내 축제에 초청된 프랑스 공연예술 팀 중 프랑스대사관 지원을 받는 팀 대부분은 프랑스문화진흥원 도움을 받는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매년 8~9월에 프랑스문화원 문화예술과로 지원신청을 해야 하며 프랑스문화원 심사를 통해 프랑스문화진흥원에 지원신청이 이루어지며 최종적으로 프랑스문화원의 엄격한 심사를 통해 지원이 결정된다. 선정된 프랑스공연예술단의 지원은 다음해에 이루어진다. 다시 말해, 대사관을 통해 지원을 받고 싶은 해외예술단 초청은 1년 전에 서류들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 이러한 지원은 다양하게 이루어지지만 대부분 프랑스 공연팀들의 항공료에 대한 지원이 이루어진다. 예를 들어 공연단원들이 많은 팀을 초청하다 보면 공연비용보다 항공료가 몇 배가 되는 수가 있다. 따라서 대사관을 통해 지원을 받게 되면 예산절감을 할 수 있다. 다만, 국내 축제나 문화행사가 인지도가 있어야 가능하다.

또 다른 국제교류 지원을 살펴보면, 한국 각 도시에 있는 알리앙스프랑세즈(프랑스연맹)를 통해 교류를 모색할 수 있다. 프랑스의 문화와 언어를 소개하고 다양한 문화적 교류를 위해 각 지역에 파견되어 있는 알리앙스프랑세즈는 프랑스외무부, 프랑스문화통신부, 파리알리앙스프랑세즈가 공동으로 지원하는 민간조직이다. 알리앙스프랑세즈의 설립 목적은 프랑스 문화와 언어를 지역적 접근을 통해 좀 더 쉽게 교류하고자 하는 데 있다. 비영리단체인 알리앙스프랑세즈는 전 세계 1200여 개의 지부가 있으며 각 지역에서는 프랑스문화원을 대신해 알리앙스프랑세즈가 지역문화원 역할을 하고 있다. 이 기관의 활동은 수도권에 집약되어 있는 비민주적 문화행태를 지양하고 프랑스와의 국제교류를 하는데 가교 역할을 하는 것이다. 따라서 지역의 국제문화교류를 지원함으로써 지역문화발전에 참여한다.

알리앙스프랑세즈에서는 매년 10월 프랑스문화원과 정책공조를 통해 다음 해 지역 자체 문화프로그램들을 결정한다. 이곳에서 결정된 모든 문화행사들은 프랑스문화진흥원, 프랑스외무부, 프랑스문화관광부, 파리알리앙스프랑세즈 재단에서 검증된 것이다. 그 내용은 공연, 콘서트, 무용, 전시 등 다양하다. 이러한 문화행사들은 지역사회의 문화예산 절감을 위해 국내 다른 지역과의 철저한 연계를 통해 이루어진다. 이를 통해 지역문화의 국제교류와 지역문화예술과의 문화적 조직망을 형성한다. 구체적인 예를 들자면, 지역사회에서 공연, 콘서트, 전시 등 국제문화프로그램들을 필요로 할 때 주한프랑스문화원과의 접촉 혹은 알리앙스프랑세즈 자체 프로그램과 연계하여 문화행사를 공동주관 혹은 후원을 할 수 있다. 따라서 알리앙스프랑세즈와 상호교류를 통해 크고 작은 문화적 교류를 모색을 할 수 있다.

프랑스의 국제문화예술교류 정책은 문화예술의 창작 및 교류, 시민문화향수권, 지방문화의 보전 및 재창조, 문화산업의 체계적 발전, 문화교육을 통한 전문가 육성 등으로 국가문화발전을 위한 전략을 세우고 있다. 또한 프랑스의 문화외교정책은 자국 문화의 보전 및 재창출을 위해 새로운 문화를 수용하여 전 세계 문화와 활발히 교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시 말해 자국 문화가 다른 형태의 타국 문화와 교류하면서 새로운 문화의 창조를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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