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 고객을 유치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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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시장 고객을 유치하려면…
  • 김순홍
  • 승인 2012.05.09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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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칼럼] 김순홍 교수 / 인천대 무역학부


대형마트 등장으로 인해 규모의 영세성, 기반 시설의 노후, 주차 공간 부족 등 현대화 시설이 열세인 전통시장들이 고객 창출 한계에 봉착하여 시장 점포들의  폐업이 늘어나고 상인들의 생계까지 위협 받는 상황에 이르게 되었다.
 
전통시장을 살리기 위해 정부에서는 2005년 '재래시장 육성을 위한 특별법'을 제정하였고. 또한 최근에 '전통시장 및  상점가 육성을 위한 특별법'을 제정하여 꾸준히 지원하고 있다. 지금까지 전통시장에 대한 정부 지원 방향은 주로 아케이드 공사, 화장실 개선 등 시설 개선사업에 집중되어 왔다.
 
그러나 이러한 시설 개선 사업이 완료된 전통시장에서도 뚜렷한 매출 증대가 보이지 않고 있으며, 고객들의 내방이 크게 늘지 않고 있는 형편이다. 경쟁 업태인 대형마트, SSM 등과 비교해 볼 때 고객들이 쇼핑을 하는 동안의 편의성, 친절도, 상품 A/S 등이 전통시장이 아직도 불편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금까지 전통시장에 대한 지원 정책이 아케이드, 주차장 등의 시설환경 사업이었다면 이제는 쇼핑 이용고객 편의를 위한 지원 체제로 바뀌어야 할 시점이다. 전통시장 상인들에게도 고객 편의를 위한 기반 시설 확충과 지속적 고객관리가 매출 증대의 중요 요인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야 한다. 
 
특히 방문 고객 증대와 매출 증대를 위해서 상인 친절 교육, 고객안내 센터, 원산지 표시, 자율 포장대, 방송 안내시설, 경품 활성화, 고객센터 및 배달 시스템 구축 등의 방향으로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대형마트 규제를 위해 최근에 '유통산업 발전법' 개정을 통해서 대형마트와 SSM 업체들에 심야 영업시간을 제한하고 공휴일에 월 2회 휴무하는 법이 통과되었다. 인천 부평구를 포함해서 전국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이와 관련하여 지역의 전통시장을 보호하기 위해 대형마트와 SSM을 규제하는 조례를 제정하고 있다.
 
이제 공은 전통시장으로 넘어 왔다. 매월 일요일 2회 휴무하는 강제 조항으로 전통시장 고객들이 증가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고객 즉, 소비자들의 마음이다. 대형마트에 길들여진 소비자들을 전통시장으로 돌리기 위해서 전통시장들은 고객 눈높이에 맞도록 소프트웨어적인 쇼핑 여건을 개선해야 한다. 영업일 단축, 영업시간 단축 등으로 매출 감소가 예상되는 대형마트들은 고객들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서 사활을 건 판촉 활동과 고객유치 전략을 대대적으로 수행할 것이다. 또한 전통시장으로 새롭게 방문한 고객들도 시장이 불친절하거나 편의 시설이 불편하다고 생각되면 평일에 대형마트 가는 시간을 더 할애하는 소비행태를 보일 수도 있다.
 
전통시장에서는 단기적이고 일회적인 고객 획득 전략보다는 한 번 방문한 고객을 계속 올 수 있도록 하는 고객유치전략, 즉, 고객관계관리(CRM) 전략을 체계적으로 수행하고 관리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 전통시장의 인적 자원과 인프라 시설로는 고객관계관리를 수행하기 어렵다. 이를 위해 정부나 지자체가 전통시장 지원 방향을 시설 개선 사업에서 고객이 편하게 쇼핑하고 머물다 갈 수 있는 시장으로 만들기 위한 S/W적인 지원으로 방향을 선회해야 한다. 
 
예를 들어 고객 센터나 택배 시스템이 갖춰진 전통시장이 많이 생겨나고 있으나 중요한 것은 그러한 시설을 지속적으로 관리할 전문 인력과 관리 예산이 턱 없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인터넷 홈페이지 구축의 경우도 각 시장마다 구색으로 갖춰놓고 있으나 실제로 온라인 배송 등 운영이 이루어지려면 지속적으로 홈페이지를 관리해 주고 배송시스템과 연계되도록 인력과 기술을 지원해 주어야 한다.
 
또한 전통시장 고객 유치를 위한 구체적 방안으로 사장 경영과 마케팅 분야에 경영노하우를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예컨대 고객들에게 적립 쿠폰을 만들어서 교차판매가 되는 상품들끼리 좀 더 할인된 가격으로 구입하게 하여 재구매 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전통시장에 선호도가 높은 고객들, 즉 단골 고객들을 위해 할인 쿠폰, 상품권 사은품 증정 등의 이벤트 행사도 대형마트 못지않게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지역 문화단체와 연계해서 지역의 독특한 문화 이벤트를 상설화하는 방안에도 정부와 지자체 지원이 필요하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상인들의 의식 구조가 개선되어야 하고, 서로 단합을 해야 한다는 것이 기본 전제이다. 상인들이 의욕을 가지고 서로 힘을 합쳐 나가도록 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상인교육에도 정부와 지자체 노력이 필요하다.
 
정부는 단순히 대형마트를 규제하는 법안으로만  전통시장을 활성화한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이제부터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은 무한 경쟁 체제에 접어들고  있다. 상인 스스로 자구책 노력과 지원 정책의 일대 변화가 절실히 요구되는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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