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느리게 배달되는 우체통
상태바
세상에서 가장 느리게 배달되는 우체통
  • 이창희
  • 승인 2012.05.15 07: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의 산수풍물] 영종대교기념관의 '느림의 미학(美學)'

만약 당신에게 1년 전 교통사고로 사망했던 딸이름으로 편지가 배달되면 어떠하겠는가? 아마 그 편지를 받고서 오열을 하고, 그 감동은 그 무엇과도 바꾸지 못했을 것이다.

영종대교기념관은 영종대교와 황해를 한 눈에 바라볼 수 있는 영종대교 입구(인천시 서구 경서동)에 있는 지상 3층, 지하 1층의 국내 최초 교량 과학관이다. 실물 전시 아이템, 공사 사진 및 영상, 소개 패널이 종합적으로 전시하고 있다.

1층에는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 노선모형도와 종합 홍보와 안내를 위한 로비, 브리지 시어터(Bridge Theater), 휴게실, 비상급유 및 경정비를 할 수 있는 주유소 등이 있다. 이 가운데 브리지 시어터는 징검다리를 현대적인 이미지로 재구성한 디지털 아트인 징검다리와 세계의 유명한 교량 중 영종대교와 비교할 수 있는 교량의 사진들을 전시해 놓은 갤러리, 영종대교 건설 과정을 다양한 촬영기법으로 조명한 3면 파노라마 영상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2층은 전시실과 체험관이다. 전시실에는 영종대교와 방화대교,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 각 구간과 개화터널, 세계 10대 현수교, 도로운영 시스템 등이 영상, 그래픽, 모형 등이 다양한 형태로 전시되어 있다. 또한 체험관에는 실제로 자동차를 타고 달리는 듯한 느낌을 체험할 수 있는 Eye TV카메라, 영종대교를 배경으로 합성사진을 촬영할 수 있는 기념 촬영 부스 등이 마련되어 있다.

3층은 야외 전망대다. 건설에 쓰였던 자재·구조물 등이 실물로 전시되어 있고, 20배율 전망용 망원경으로 영종대교와 황해의 경관을 조망할 수 있다. 관람시간은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이다.

영종대교기념관 우체통은 세상에서 가장 느리게 간다. '빠름의 가치'보다 더 아름다운 '느림의 미학'이 있는 곳이다. 그곳은 신공항하이웨이(주)가 운영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으로 가는 길목의 명물로 다양한 행사와 전시회로 공항을 가는 관광객이 이곳의 아름다움을 보러 일부러 오기도 한다. 이곳은 소박하지만 다양한 기념관으로 우리네 삶을 더욱더 아름답게 보여준다.

우리는 인터넷으로 대표되는 빠른 속도 시대에 살고 있으며, 세상은 너무 빠르게 변하고 있다. 그러나 인천공항고속도로의 '영종대교기념관'에서는 잊혀져가는 나 자신과 소중한 사람들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주고자 '느린 우체통'을 2009년 5월부터 운영 중이다.

영종대교기념관의 느린 우체통을 이용한 고객은 현재 3만여 명에 이른다. 주말에는 200여명이 이용해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 명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영종대교기념관 김기원 대리는 "느린 우체통은 국제구호개발기구인 '월드비전'과 기부협약을 체결하여 지구촌어린이 구호사업에 동참하고 있다"면서 "예쁜 봉함엽서와 우표는 무료로 제공하고 단체관람 시 인터넷 예약을 하면 예쁜 엽서를 사전에 발송해 주고 있다"라고 말했다.

영종대교 기념관의 '느린 우체통'은 지인 또는 자기 자신에게 편지를 써서 부치면 1년 후 받아 볼 수 있는 독특하고 시대 흐름에 역행하는, 세상에서 하나뿐인 우체통이다.

이 우체통을 이용한 연인들은 "서로에 대한 약속과 아름다운 마음을 편지에 담아 보냈다"면서 "1년 후에 도착하는 편지여서 마음이 따뜻해지고 내년이 기다려진다"라고 말한다.

기념관 인근에는 과학상설 전시관. 생물, 지구과학, 화학, 정보통신, 물리 등 과학 분야 실험기구와 장비, 그리고 전시물을 갖추어 놓아 직접 보고 만지고 다루면서, 자연스럽게 과학의 원리를 이해하고 과학과 친해질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는 '인천학생과학관'과 국내 유일의 자생생물 전문전시관으로, 한 자리에서 동식물은 물론 갯벌생물, 해양생물, 원시생물 등 다양한 생물의 형태를 관찰할 수 있는 유익한 체험학습관인 '국립생물자원관' 등이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시민과 함께하는 인터넷 뉴스 월 5,000원으로 소통하는 자발적 후원독자 모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