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제발 '양아치들'은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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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제발 '양아치들'은 가라!
  • 하석용
  • 승인 2012.05.28 19: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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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칼럼] 하석용 / 공존회의 대표 · 경제학 박사


이 땅의 옛 나라는 조용한 아침의 나라이었다. 예절의 나라이었고 겸손과 체면의 나라이었다. 이 나라에서는 솔선수범과 상경하애, 멸사봉공이 숭상되었고 언행일치가 미덕이었다. 겉과 속이 다른 이는 사람대접을 받을 수 없었고 누구라도 국법을 모를지언정 인간이 살아가는 법도를 스스로 알고 있었다. 그래서 이 땅에는 법 없이도 살 수 있는 사람들이 그렇게도 많았고 세상의 거울이 되는 스승과 어른이 동네마다 있었다. 그렇게 상식의 나라이었고 도덕의 나라이었다. 

그러나 이제 이 땅에는 그런 사람들이 살지 않는다. 이제 이 땅에는 이데올로기라는 이름의 소신과 패거리, 투사와 비겁한 침묵의 방관자들만이 산다. 그들 사이에 형성되는 공간은 다양한 이기주의의 '아바타'들로 채워진다. 그들은 이제 서로 진실을 이야기 하지 않는다. 자신의 속내를 먼저 드러내는 인간은 언제나 '루저'가 되게 마련이고 먼저 양보하는 자는 그 순간 무대로부터 버려진다. 어떤 형태의 힘일지라도 힘은 좋은 것이며 이 땅에서 어깨를 겨루고 살기 위한 생존의 조건이고 시대의 상식이다. 이 땅에서 착하다는 것은 더 이상 미덕이 아니다. 그것은 오로지 봉건적인 굴종의 미화이며 분노와 적개심만이 미래를 여는 동력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 이 땅을 '아수라의 세계'라고 부른다. 

참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옛 나라가 망해버린 뒤로 이 땅에는 새롭고 발전된 진보의 사상과 인본(人本)의 철학, 사랑의 종교가 전래하였고 미증유의 대중적인 교육이 이루어졌으며 의사 열사들과 민주·민중의 지도자들이 쏟아졌건만, 지금 나는 이 땅에서 진보를 보지 못하고 인본을 느끼지 못하며 사랑의 고갈에 절망한다. 상식과 순후한 인정으로 마음 가득 찬 민중을 만나지 못하고 함께 사는 사회라는 가치에 충실한 교양인을 만나지 못한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문명이 찬란한 오늘 오히려 이 땅의 먼 옛 나라가 그립다. 오늘 그 '알뜰하게 각성한 지식인'들이 타기(唾棄)하는 내 할아버지들의 나라가 그립다. 아마도 내 영혼이 낡아빠진 봉건의 시대에 머물러 있어 천지개벽의 신천지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탓인지 모르겠지만 그럴 마음이 내키지도 않는다.

나는 어떠한 경우에도 3대를 넘어 10대 100대까지를 배터지게 누리고도 남을 재산 위에다 또 다시 누추하게 황금을 쌓아올리는 편집증환자들의 정신병동에 한 조각 숨길인들 섞을 수가 없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영명하신 수령님'의 지도이념을 따라 강고하게 우뚝 서는 주체적인 민족의 나라를 죽어도 영접할 수 없고 노동자 농민이 앞장서서 민중이 주인 되는 세상을 꿈꾸지도 않는다. 그런 민족이 어떤 사람들로 이루어진 민족인지, 이제는 왜 그들을 민족이라는 이름으로 묶어 부르는지조차를 알지 못하고, 오늘 이 땅의 노동자·농민이며 민중이 어떤 사람들인지를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나는 솔직히 오늘 이 땅에서 누가 강자이고 누가 약자인지를 구분하지 못한다. 그래서 나는 차라리 고독을 선택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오늘을 사는 이유는 반드시 그래야만 하는 희망을 접을 수 없기 때문이다. 아니 그 희망을 접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나는 내 할아버지들의 나라를 사랑하며 이 땅에 그들의 혼이 부활하기를 강력하게 희망한다. 나는 이 땅에 착한 나라가 복원될 수 있다는 것을 믿으며 이 아름다운 땅을 언제까지 조폭과 양아치들이 지배할 수 없다는 것을 안다. 나는 내 목숨의 위태한 촛불이 잦아드는 순간까지, 되지 못한 '바꿔'라는 분노보다 '이 건 아니다'라는 해일 같은 각성이 이 땅에 밀려닥칠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작은 발구름으로라도 그 시간을 재촉하여야 한다. 

아, 이제 이 땅에서 양아치들은 가라. 착한 이들은 제가 농사를 짓지 아니한 밭에서 이익을 탐하지 않는다. 착한 이들은 악취가 진동하는 속내를 감추고 향기로운 정의와 사상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착한 이들은 오로지 대립을 조장하고 그 틈새를 이용하여 비겁하고 천박한 권력을 탐하지 않는다. 착한 이들은 알지 못하는 귀신의 뜻을 팔지 않고 제가 책임지지 못할 민중의 뜻을 빙자하지 않는다. 착한 이들은 오직 또 다른 착한 이웃을 만들고 그들과 착하게 살다가 착하게 사라질 뿐이다. 아, 제발 이제 이 땅에서 양아치들은 가라. 하루 빨리 그 자리에 착한 이들이 돌아오게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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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말이지 2012-06-04 11:19:14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도대체 알 수가 없네요.
양아치는 가라고 했는 데 양아치의 실체가 노동자 농민 민중, 이데올로기에 사로잡힌 사람들인가요
할아버지의 나라가 무슨 나라인가요
왜 사는 게 희망을 접는 게 아닌 것인지
그럼 사회가 희망이 있다는 것인지
이건 아니다라는 각성을 하셨으니 죽지 않고 살기만 하면 되는 것인지
좀 정리를 해서 글을 써주세요
술드시고 쓰신 글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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