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청라 은행나무군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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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청라 은행나무군락지
  • 이창희
  • 승인 2012.06.04 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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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산수풍물] 7,000여 그루 은행나무가 반긴다

은행나무과 은행나무속에 속하는 낙엽교목. 한자어로는 은행목·행자목·공손수·압각수등이라 한다. 학명은 Ginkgo biloba L.이다. 은행은 은빛이 나는 살구씨 모양의 열매를 뜻한다. 행은 살구나무를 뜻하기도 하나 은행나무를 뜻할 수도 있다고 ≪아언각비 ≫에 기록되어 있다. 소나무·향나무·가문비나무·전나무 등 대부분의 나자식물(겉씨식물)은 잎이 침상인데, 은행나무 잎은 부채꼴로 중간 부위가 갈라진다. 잎은 가지 끝에 3∼5개가 조밀하고 어긋나게 달려 마치 한 곳에서 자라난 것처럼 보인다.

암수 딴 그루로 4월에 꽃이 핀다. 암꽃에는 2개의 배주가 있으나 이 중 1개가 종자가 되어 10월에 누렇게 익는다. 수꽃에는 꽃잎이 없고 2∼6개의 수술은 황록색이며 멀리까지 꽃가루가 퍼진다. 꽃가루에는 꼬리가 달려 있고 이동할 수 있어 꽃가루라고 하지 않고 정충이라고 한다. 살아 있는 화석이라 할 만큼 중생대 쥐라기 이후부터 현재까지 생존하여 온 가장 오래된 식물 중 하나다. 우리나라·일본·중국에 분포되어 있고, 화석으로는 북미대륙·그린란드·시베리아·영국·오스트레일리아 등지에서도 발견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북의 높은 산, 고원지대, 그리고 기온이 낮은 곳을 제외하고는 전국에 분포하여 있다.

중국의 시에 “압각이 강남에 나고”라고 한 것으로 보아 따뜻한 기후를 좋아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종자로 묘목을 양성하기가 쉽고, 묘목은 옮겨 심어도 잘 살며, 어릴 때 자람이 빠른 편이다. 삽목을 하거나 꺾꽂이로도 번식이 잘 된다. 번식용 종자는 가을에 땅속에 묻어 두는 이른바 노천매장법을 적용하는 것이 좋다.

≪산림경제≫에는 둥근 종자를 뿌리면 암나무로 되고 세모가 지거나 뾰족한 종자에서는 수나무가 생겨난다고 한다. 수나무를 암나무로 만들려면 암나무 가지를 얻어 수나무 줄기에 구멍을 뚫고 그 속에 넣어 주면 된다고도 기록하고 있다. 또 은행나무를 우물가나 못가에 심어주면 물 속에 비치는 그림자와 정받이를 하여 종자를 맺을 수 있다고 하였으나 과학적인 근거는 없다.

은행나무 모양을 보고 암나무와 수나무를 구별하는 방법으로 곁가지와 원줄기가 만드는 각도의 크기로 가능하다고 하나 예외가 있다. 은행나무는 오래 살며 수형이 크고 깨끗하다. 그리고 가을단풍이 매우 아름답고 병충해가 거의 없으며 넓고 짙은 그늘을 제공한다는 점 등 여러 장점이 있어 정자목 또는 풍치수로 심었다. 가로수로도 많이 심었다.

껍질이 두껍고 코르크질이 많아 화재에 강하므로 방화수로도 이용된다. 은행이라는 것은 과학적으로는 종자의 일부이나 흔히 통속적으로 열매라고 부르고 있다. 그 색이 흰 까닭에 백과(白果)라고도 하는데, 신선로 등 요리에 쓰이고 과자의 재료가 되기도 하며 날것으로 혹은 구워서 먹기도 한다.

진해·거담에 약효가 있으며, 공주·예산·보령·가평·양주·포천 등지에서 많이 생산되는데, 연간 175t 정도가 나온다. ≪산림경제≫에는 과식하면 소화기를 해치고 중독성이 있다고 기록되어 있는데, 어른은 1회에 10∼15개를 복용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잎은 심장에 좋다고 하며 외국으로 수출되고 있다. 목재는 결이 곱고 치밀하며 탄력이 있어 가구재·조각재·바둑판·밥상 등으로 많이 이용되고 있다. 은행나무에는 노거수가 많으며 공자묘 뒤쪽에 많이 심었는데, 중국에서 행단에 살구나무를 심은 게 잘못 전하여진 것으로 보인다. 예로부터 절·사단·문묘·묘사 등에 많이 심었다.

가을의 정취를 물씬 느끼고 싶다면 국내 최대 은행나무 집산지인 충남 보령시 청라면 은행마을(장밭마을)을 찾아보면 어떨까. 은행마을은 가을이면 마을 모두가 노란 은행나무 낙엽으로 황금빛 물결을 이루고 마을과 인접한 오서산엔 억새가 은빛물결을 일렁이는 곳이다. 은행마을엔 7,000천여 그루의 은행나무가 노란색으로 물들기 시작하여 10월 말부터 11월 초까지 최고절정을 이룬다.

 

은행마을(장밭마을)에서 은행을 털고 있는 주민들.

은행마을은 한 해 250여t의 은행을 수확, 전국 생산량의 5%를 차지할 만큼 은행나무가 많다. 집집마다 100여년이 넘은 은행나무들이 집을 두르고 있어 ‘관광보령’의 새 관광명소로 떠오르고 있다.특히 100여년 된 은행나무로 둘러싸인 신경섭 전통가옥(충청남도 문화재)은 노란 은행나무와 고택이 어우러져 한층 멋진 풍광을 안겨준다.

이곳 은행마을은 가을이면 은빛 억새로 유명한 오서산휴양림 입구에 있어 이를 보기 위한 등산객들이 많이 찾는다.

한편 은행마을은 2008년 보령시가 보령의 자원 세계 최고 명품 선정을 위한 한국기록원 검토 결과 은행나무 최대집산지로 조사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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