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트뷔네 콘서트'를 꿈 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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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트뷔네 콘서트'를 꿈 꾸며…
  • 조화현
  • 승인 2012.06.07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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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칼럼] 조화현 / i-신포니에타 단장


독일의 수도 베를린 교외 샤를로텐브로크에 있는 발트뷔네(WaldBuehne) 원형극장에서는 1993년부터 매년 6월 마지막 주 일요일, 세계적 수준의 야외콘서트인 '발트뷔네 콘서트'가 열린다. 최소 2만2천의 관객이 모여드는 이 공연은 베를린필하모니오케스트라와 세계적인 연주자들이 2시간 동안 펼치는 수준 높은 공연이 확실하지만 관객들의 모습이 상당히 자유로운 게 인상적이다. 맨 앞 몇 개 좌석에서 잘 차려입은 관객들도 있지만 대부분 관객은 모두 편안한 캐주얼 차림으로 각자 먹을거리와 와인을 먹고 마시며 연주를 즐긴다.

무대 앞 잔디밭에는 엄마와 아빠를 따라와서 제멋대로 춤을 추는 아이, 음악에 맞춰 흥겹게 몸을 흔드는 연인들, 힘차게 앵콜 휘파람을 부는 사람들, 아내의 무릎을 베고 비스듬히 누워 음악을 감상하는 백발의 신사 등 모두 자유롭게 음악을 즐기는 정말 보기 좋은 공연이 펼쳐진다.

물론 몇 회에 걸친 발트뷔네 콘서트를 DVD를 통해 감상한 게 전부이지만 그 공연을 언젠가는 직접 보러갈 날을 꿈꾸고 있다.

몇 년 전쯤엔 필자가 일하는 단체의 단무장과 카메라 하나를 들고 송도신도시와 연수구의 공원을 돌아다닌 적이 있었다. 독일의 '발트뷔네 콘서트'와 같은 피크닉콘서트를 내가 살고 있는 이곳에서도 꼭 해보고 싶다는 열망에 가득 차 있었기에 장소를 물색하러 나간 것이었다.

물론 야외콘서트는 연주자들에게는 여러 여건상 힘든 작업임에 틀림없다. 게다가 적잖은 예산을 필요로 한다. 특히 음향시설과 조명을 설치하는데 많은 비용을 치러야 하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런 시설을 갖춘 야외공연장이 있다면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5월 19일 토요일 연수문화공원 야외음악당에서 i-신포니에타는 '음악피크닉' 공연을 열었다. 이 야외공연장 역시 앞좌석은 공연에 집중할 수 있도록 좌석을 배치하였고 멀찌감치 자리를 잡은 관객들은 아이들과 함께 피크닉을 즐기듯 자유로운 풍경으로 공연을 관람하고 있었다. 공연에 훈련이 덜 된 아주 어린 아이들이 오랫동안 집중해서 음악을 듣기는 힘든 감이 있다. 그러나 야외콘서트에서는 자유롭게 왔다갔다 하다가도 본인들에게 친숙한 음악이 흘러나오면 곧잘 움직이지 않고 음악을 듣게 되기도 한다. 공연석의 구분을 좀 두어 연주자들에게 혹은 공연자체를 즐기러 온 사람들에게 직접적인 피해만 주지 않는다면 아주 자연스러운 공연문화로 정착되리라 생각한다.

이미 20회를 앞두고 있는 '연수토요문화마당'이지만 공연이 좀 더 수준 높게 정착되어 연수구민뿐만 아니라 인천의 많은 사람과 더 나아가 이 피크닉 콘서트를 즐기고자 하는 타 지역의 더 많은 이들이 연수문화마당을 즐기게 될 날을 꿈꾸며 공연을 기획할 수 있었다. 적어도 조명과 음향을 갖춘 야외공연장이기에 발전가능성은 크다고 여겨진다.

5월초 부평아트센터에서도 피크닉콘서트가 시작되었다. 다양한 관객을 위한 여러 장르의 공연과 이벤트로 온종일 펼쳐진 성대한 퍼포먼스였다.

해마다 5월경부터 10월까지 각 지자체에서는 앞 다투어 야외공연과 행사가 진행된다.

그렇지만 늘 비슷한 공연, 몇몇 동원된 관객들만을 위한 행사 같은 느낌을 떨쳐버릴 수 없다. 바라건데 각 구나 지자체들은 이러한 야외공연들을 기획사에 맡겨 획일화된 일회성 행사로 끝나도록 내버려 두어서는 안 된다. 아직은 '발트뷔네콘서트'와 같이 세계적인 공연은 아니더라도 이름 있는 공연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문화전문가를 투입해서 점차 전문성을 띤 공연으로 발전시켜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역마다 문화를 사랑하고 발전시켜나가고자 하는 전문가들은 분명히 있다. 필자 역시 정말 그러한 문화가 전문적이며 다양화되어 자리를 잡기를 희망한다.

아직은 시작이지만 연수구의 '토요문화마당이나 부평의 '피크닉콘서트'도 회를 거듭할수록 문화를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의 힘이 합쳐져 기지를 발휘한다면 분명 많은 이들을 아우르는 멋지고 세계적인 야외공연으로 자리 잡게 될 것이다.

야외콘서트는 온가족이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여기에 연주자들까지 함께 행복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는 즐거운 일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넓게 펼쳐진 공원, 빼곡히 자리를 메운 관객들, 음악에 맞춰 자유로이 춤추고 노래하고 여유를 즐기며 모두 행복해질 멋진 피크닉콘서트를 꿈 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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