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중독'에서 빠져나오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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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중독'에서 빠져나오려면
  • 주가을
  • 승인 2012.07.08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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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칼럼] 주가을 교수 / 경인여대 간호과


가상의 공간에서 문자로 맺어진 관계에서 나오세요~ 

최근 한 대중가수를 좋아하게 되면서 그 가수와 관련 있는 커뮤니티 사이트들을 방문하고 가끔 글도 쓰면서 '인터넷 중독'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다행히 필자는 성인이고 해야 할 일들과 하고 싶은 다른 일들이 많아서인지 스스로 통제 능력을 발휘하여 중독의 수준까지는 아니었지만, 그러한 사이트들을 접하면서 느낀 점은 정말 중독성이 강하다는 것이었다. 지금의 내가 아니라 초등학생의, 중고등학생의 나였다면 충분히 이러한 가상공간에 빠져들어 스스로를 조절하지 못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시에 '인터넷 중독'에 빠진 청소년들이 떠올랐고, 인생의 중요한 시기를 보내고 있는 그들이 중독이 아닌 긍정적인 방향으로 인터넷을 이용할 방법이 없을지에 대해서도 고민하게 되었다.

중독은 술이나 마약, 담배 또는 기타 물질에 대한 심리적 의존이나 생리적 의존을 말한다. 과거에는 중독이라 하면 약물이나 화학물질, 도박 중독 정도를 떠올렸지만, 이제는 '인터넷 중독'이라는 용어가 그다지 생소하지 않을 정도로 보편화되었다. 인터넷 중독은 인터넷을 지나치게 사용하여 인터넷 사용에 대한 금단과 내성을 지니고 있으며, 이로 인해 일상생활의 장애가 유발되는 상태이다. 통계에 의한 인터넷 중독율은 다소 완화되었다는 보고도 있지만, 10대의 인터넷 중독율이 높다는 점, 대학생이나 성인의 인터넷 중독율도 상승하고 있다는 점, 인터넷 중독이 자살이나 정신과질환, 범죄와 연결된다는 점 등은 주의를 기울여야할 부분이다. 

주변 사람들과 대화를 하다 보면 요즘 아이들이 부모님 머리 꼭대기에 있다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된다. 아이의 핸드폰을 인터넷 정액제로 해주었는데, 아이가 "엄마, 엄마 핸드폰 배터리 조금 빨리 닳을 수 있어. 내가 블루투스 연결했어."라고 했고, 무슨 말인지 처음에는 잘 몰랐다고 한다. 종일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며 인터넷인지 게임인지를 하고 있는 아이에게 인터넷 사용 시간이 부족하지 않은지 물어보았더니 "아까 블루투스 한다고 했잖아"라고 답했다고 한다.

게임셧다운 제도가 이슈로 떠올랐을 때, 게임을 즐겨하는 친구에게 의견을 물어본 적이 있다. 청소년의 인터넷 중독과 함께 늘 거론되는 게임중독을 해결하기 위해, 그리고 pc방 이용이나 다른 범죄 예방 차원의 효과도 기대하면서 만들어진 게임셧다운 제도. 심야시간대에 청소년에게 게임을 제공할 수 없게 한 강제 셧다운 제도에서 지금은 게임 이용 시간을 제한하고자 하는 경우 게임을 서비스하는 자에게 시간이나 기간을 정하여 게임 이용제한을 신청하면 그에 맞게 게임이 서비스되는 선택적 셧다운제도로 시행에 들어갔다. 청소년보호, 청소년 건강, 인권침해, 세금 낭비 등 찬반 여론이 많지만, 친구의 말이 개인적으로는 더 와 닿았다. "어차피 지금도 엄마 아빠 아이디로 다 접속해." 

인터넷 중독에 대한 법적인 제도의 득과 실은 사실 개인적으로 섣불리 판단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학교에서 혹은 가정에서, 인터넷 중독에 빠진 대상이 성인이건 청소년이건, 스스로 깨닫고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계기나 교육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자제력과 조절력이 약한 청소년이라면 가상의 공간에서 익명성을 내세우며 부정적인 방향으로 인터넷을 이용하기보다는, 인터넷을 이용하여 자신의 발전에 보탬이 되는 일을 하도록 유도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본인이 인터넷을 얼마나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를 인식하도록 하고, 인터넷을 과다 사용하여 겪게 되는 어려움이나 피해가 있는지를 스스로 깨닫도록 하고, 이를 조절하려는 본인의 의지가 생기도록 관심을 갖고 대화하고 지지해주는 것이 사실 인터넷 중독을 해결하는 데 더 중요하다. 무조건 하지 말라고 하는 것은 본인의 치료의지가 가장 중요한 인터넷 중독에서 효과가 그다지 크지는 않을 것 같다. 잠도 자지 않고 게임에 빠져 있는 아이에게 엄마가 여러 번 자도록 이야기를 해도 듣지 않았지만, 엄마가 그 게임 환경 속으로 들어가(접속을 하여) 채팅방에서 시간이 늦었으니 그만 자자고 이야기를 하면 함께 게임하던 아이가 수긍하고 로그아웃을 하는 것처럼, 아이 눈높이에 맞는 접근도 한 번 고려해볼 만한 사항일 것 같다. 왜 게임에 빠져있을 수밖에 없는지, 그 에너지를 다른 곳으로 돌릴 수는 없는지, 건설적인 방향으로 게임이나 인터넷을 활용하는 방법도 얼마든지 함께 고민할 수 있는 부분이다. 제도와 함께 관심이 필요한 것이다.

교사, 부모, 친구와의 관계가 좋을수록 인터넷 중독율이 낮다는 보고가 있다. 가상의 공간에서 문자로 형성된 의사소통이나 관계가 아닌 현실에서 관계의 의미와 소중함을 안다면 인터넷 중독에서 빠져나오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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