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덕유산'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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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덕유산'을 가다
  • 이창희
  • 승인 2012.07.31 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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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산수풍물] 무주구천동의 '절경'

덕유산은 전라북도 무주군 안성면·설천면과 경상남도 거창군 북상면에 걸쳐 있는 산이다. 높이 1,614.2m. 소백산맥 중심부에 솟은 산으로 주봉은 상봉 (일명 향적봉)이다. 남서쪽에 있는 높이 1,594m의 중봉(일명 남덕유산)과는 쌍봉을 이룬다.

두 봉을 연결하는 분수령은 전라북도와 경상남도의 도경계이며, 남덕유산에 대하여 북쪽의 주봉을 북덕유산이라고 부른다.

이들 두 산이 이루는 밋밋한 능선을 중심으로 북서쪽에 적상산(1,034m)과 두문산(1,052m), 북동쪽에 거칠봉( 1,178m)과 칠봉(1,161m), 남서쪽에 삿갓봉(1,767m)·무룡산(1,492m) 등 1,000m 이상의 고산들이 일련의 맥을 이루고 있어, 일명 덕유 산맥이라 부르기도 한다.

자연환경지질은 선캄브리아기(Pre-combria紀)의 소백산 변성암복합체에 속하는 운모편암과 점문편암 등 편암류로 편마암 내지 화강암으로 되어 있다. 그러나 북서쪽 적상산 일대는 중생대 백악기의 신라층군에 속하는 자줏빛의 퇴적암이 분포한다.

산정부 곳곳에는 평탄한 지형이 산재한다. 북덕유산의 주봉에서 남서 방향으로 이어지는 약 2㎞의 능선은 비교적 평탄한 평정봉이고, 산정부는 두터운 토양으로 덮인 토산을 이루며, 산정 가까이에 샘이 있다. 두문산 동쪽의 심곡리 일대와 구천동 계곡 주변에도 800∼1,000m의 고원상의 평탄면이 분포한다.

덕유산에서 발원하는 하천은 셋이 있다. 북동 사면은 금강 상류의 한 지류인 원당천이 심하게 감입곡류를 하면서 수많은 계곡과 폭포를 형성하여 이른바 무주구천동의 절경을 이루고 있다. 서쪽 사면 또한 금강의 지류인 구리향천이 칠련폭포·용추폭포 등 급류를 이루며 안성분지로 흘러든다. 남동 사면은 거창의 위천의 상류로서 황강을 경유하여 낙동강으로 흘러든다.

현재 식생은 총 893종의 식물상과 포유류 33종, 야생 조류 122종, 곤충류 1,0126종, 양서류 9종, 파충류 13종, 담수어 23종 등이 확인되었다.

주요 식물상의 분포를 보면, 산록 지대에는 서나무·개서나무·졸참나무·신갈나무·들메나무·상수리나무·굴참나무 등이 우세하다. 박달나무·피나무·고리실나무 등 거목의 활엽수림과 전나무·구상나무·잣나무·소나무·노간주나무·개비자나무 등의 침엽수림이 분포한다.

능선 지대에는 털윤노리나무·살구나무·자두나무·박태기나무·헛개나무·달피나무 등이 자생한다. 또 능선의 수림 지대에는 지리바꽃이나 모데미풀의 군락이 있고, 고습지에는 개불알꽃·박새큰앵초·용담 등도 자생한다.

산정 지대에는 지보원 추리나주목이 군생하며, 분비나무·가문비나무·눈향나무 등도 자라고 있다. 대체로 1,500m 이상의 산정부는 철쭉이 군생하는 초지로 되어 있다. 그리고 천연 기념물 제291호인 무주 설천면의 반송과 천연 기념물 제306호인 무주 설천면의 음나무가 있다.

덕유산 일대는 웅장한 산세와 계곡미, 그리고 울창한 식생이 어울려 뛰어난 자연 경관을 이루고 있다. 또한 산성·사찰 등 문화 유적이 많이 있어 1975년 2월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총 공원 면적은 219㎢인데, 그 중 71.0㎢는 자연 보호 지역, 131.0㎢는 자연 환경 지역이며, 기타 농촌 지역과 시설 지역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공원 지역을 대표하는 경승지는 무주구천동이다. 길이 28㎞에 이르는 구간에는 기암괴석·암반이나 급류 폭포·급연·벽담 및 울창한 수림 경관이 조화된 33경이 있다.

제1경인 나제통문을 비롯하여, 은구암·청금대·와룡담·학소대·일사대·함벽소·가의암·추월담·만조탄·파회·수심대·세심대·수경대·월하탄·인월담·사자담·청류동·비파담·다연대·구월담·금포탄·호탄암·청류계·안심대·신양담·명경담·연화폭·이속대·백련사·구천폭·백련담 등 32경이 있으며 마지막 33경은 덕유산정을 호칭한다.

이 밖에 덕유산 주변에는 적상산의 적상산성·안국사·호국사·연각사·송계사 등의 사찰·사적이 있고, 칠봉약수골·칠연폭포·용추폭포 등 명승지가 있다. 나제통문은 설천면 소천리와 장덕리 사이 암벽을 뚫은 인공동문으로, 구천동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있다.

삼국시대에 이곳은 백제와 신라의 국경 지대였는데, 이 동문이 뚫리게 된 경위나 시기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 없다. 고려시대까지 이 동문은 행정 구역의 경계로 되었으나, 고려 공양왕 때 이르러 동문 밖의 무풍현이 동문 안의 주계군에 병합되었다. 1413년(태종 13) 현 무주군으로 개칭되었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 때문에 높이 3m, 길이 10m의 이 동문을 경계로 두 지역의 언어·풍습의 차이가 지금도 나타난다.

적상산의 적상산성은 1374년(공민왕 23) 최영이 제주 토벌에서 돌아오는 길에 천연의 요새임을 간파하고 산성을 쌓게 하였다는 산성 설화가 있다.

사면이 절벽으로 둘러싸여 있는 산정부의 분지가 성 안에 해당된다. 이곳에는 본래 사책과 보첩을 보관해둔 사고·선원각과 현존하는 안국사 이외 호국사 등이 있었다. 그러나 현재는 약 3㎞의 성지와 석축, 높이 1∼3m의 북문지·서문지·사고지가 남아 있을 뿐이다.

백련사는 북덕유산 동쪽에 있는 절로, 신라 시대에 창건되었으나 임진왜란과 6·25 때 소실되고, 현재 남아 있는 것은 그 뒤에 새로 지은 절이다.

안국사는 적상산성 안에 있는 절로, 고려 시대에 창건되었으나 그 뒤 1613년(광해군 5)과 1864년(고종 1)에 중수되었다. 극락전이 지방문화재로 지정되어 있고, 적상산사고의 현판을 소장하고 있다.

덕유산 일대는 높고 산체가 웅장하여 삼국시대부터 이미 산악 요새지로 이용되었으며, 임진왜란 때는 의병대장 문태서가 구천동 일대를 중심으로 왜병을 도처에서 물리친 호국의 산천이었다.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뒤 칠봉산록에 대규모 국제 야영 대회를 치를 정도의 청소년야영장과 자연학습장인 덕유대, 주능선을 이용한 스키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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