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 대곡동 고인돌 -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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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 대곡동 고인돌 -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해야
  • 이창희
  • 승인 2012.08.05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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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산수풍물]인천은 고인돌의 보고

우리나라 고인돌은 모두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되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그중 인천 서구 대곡동 고인돌도 1995년 11월 14일 인천광역시기념물 제33호로 지정되었다. 일명 황골이라 불리는 대곡동 가현산(歌鉉山)에서 동서방향으로 뻗어 있는 야트막한 구릉상에 위치하고 있다.

고인돌이 무덤이라는 것은 분명한데, 그 쓰임새는 분명치 않다. "고인돌 아래에 시신을 매장했다"는 설과 "고인돌 위에 시신을 보관하여, 새의 먹이로 승화시켰다"는 설이 있다. 우리나라 민족이 삼족오 문향을 상징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보아 후자를 선택하고 싶다. 다시 말하면 우리 조상들은 사후에도 새에게 시신을 기증할 정도로 자연을 사랑하는 민족이었다고 자신할 수 있다.

고인돌은 크게 나누어 지상에 4면을 판석으로 막아 묘실을 설치한 뒤 그 위에 상석을 올린 형식과, 지하에 묘실을 만들어 그 위에 상석을 놓고 돌을 괴는 형식으로 구분된다. 전자는 대체로 강화·인천·수원·이천을 연결하는 선을 한계로 그 북쪽 지역에 분포되어 있고, 후자는 중부 이남 지방에서 다수를 차지하기 때문에 이들을 각각 북방식 고인돌과 남방식 고인돌이라고 한다.

이 고인돌은 북방식과 남방식을 혼합하여 만든 것으로 모두 10기이다. 그러나 10기 가운데 2기만이 북방식 고인돌로 확인될 뿐 나머지는 정확한 형식을 확인할 수 없으나 대부분 하부에 북방식 고인돌의 고임돌[支石]로 보이는 돌들이 놓여 있어 이 고인돌군은 북방식이 주였던 것으로 추측된다.

대체로 구릉의 진행 방향과 같은 동서를 장축으로 하고 있는데, 매몰되거나 주위에 흩어져 있어 대부분이 파괴된 상태이다. 판석을 사용하여 하부구조를 만든 전형적인 북방식 고인돌과 연결선상에 있다는 점에서 서해안 지역과 한강 이북지역 고인돌을 연구하는 데 중요한 자료로서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위 고인돌은 1995년 인천에서 대규모 고인돌이 있다는 것을 세상에 알리게 되었다. 인하대 박물관(관장 윤승준 교수)은 그해 3∼6월 서구 대곡동 가현산에 대한 정밀 지표조사를 실시한 결과, 100기 이상의 대규모 고인돌군(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인하대 박물관은 이 학술조사를 통해 암질분석·현황측량·항공촬영 등의 자료보완과 학술적 검토를 마친 뒤 구에 조사결과를 알렸다. 이와 함께 암질분석 등 과학적 분석을 통해 대형 고인돌의 하부구조로 추정되는 유적을 발견, 문화재청에 보고했다.

학술조사에서는 서구 대곡동 일대 분포 지역별로 A군 1기, B군 6기, C군 75기, D군 8기, E군 10기 등 총 5개 군에 걸쳐 모두 100여기의 고인돌이 존재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대규모 고인돌군의 분포는 가현산 주변 낮은 구릉지와 한강하류의 평야지대에 청동기사회가 존재했음을 입증해주는 것이라고 박물관 측은 밝혔다.

조사에서는 기존 학계에 알려져 있던 30여기 이 외에 70여기의 고인돌을 새로이 발견하는 성과를 거두었으며, 이들 유적에서 성혈(聖穴)과 채석흔도 확인했다.

윤승준 인하대 박물관장은 “조사에서 발견되지 않은 고인돌이 있을 가능성이 있어 추가 조사에 따라 앞으로 더욱 많은 고인돌이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동안 고창, 화순, 강화 등지에서만 확인되던 대규모 고인돌군이 한반도 중부 내륙에도 존재하고 있음을 확인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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