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복지서비스, 복지와 문화 경계 넘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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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복지서비스, 복지와 문화 경계 넘어야
  • 정서연
  • 승인 2012.08.0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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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칼럼] 정서연 / 서구노인문화센터장


어떠한 대상을 바라보는 시선은 누가 어떤 시각으로 보느냐에 따라 다양한 의견을 지닌다. 그리고 강조하고자 하는 문구에 어떤 미사여구가 붙느냐, 혹은 어떤 단어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많은 차이를 불러온다. 복지서비스도 마찬가지이다.

최근 노인복지 분야 현장에서는 복지와 문화 단어 선별로 인해 '복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한다. 복지와 문화라는 단어를 놓고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 애를 쓰는 것이다. 실질적으로 그 속을 들여다 보면 노인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측면에서 별다른 차이가 없는 듯하다. 노인복지관이나 노인문화센터에서는 노인들을 위한 여가문화를 보급하는 동일한 목적사업을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어떠한 단어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많은 차이를 나타내고, 그에 따라 노인복지관과 노인문화센터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끊이지 않는다.

이러한 고민이 노인복지 환경이 변하고 있는 시대적 흐름이라고 생각해 보자. 그렇다면 답은 간단하다. 복지와 문화는 다만 복지적 차원에서 '노인 문화'를 어떻게 재해석해 내냐에 달려 있다. 현장에서 고민해야 할 일은 복지와 문화의 차이를 두고 그 개념을 구별하기 위해 노력할 게 아니라, 노인복지서비스를 어떠한 문화를 갖고 서비스 질을 높이느냐를 고민해야 한다. 이를 통해 사회복지 최종 목표인 삶의 질을 얼마나 향상시킬 수 있냐를 고민해야 하는 것이다.

변화하는 환경에 맞춰 노인복지 현장에 있는 사회복지사들은 다음과 같은 숙제를 고민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과거 노년을 대표하는 압축된 단어가 '4苦'였다면, 지금은 '4樂'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본다. 서비스를 제공하는 입장에서 프로그램에 대한 접근방법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상당히 다른 프로그램이 구성된다. 현장에서 노인복지를 접하다 보니 가끔은 스스로 '딜레마'에 발이 묶이는 경향이 있다. 조금 더 어렵고, 조금 더 불편하고, 조금 더 외로운 노인분들을 위해 그러한 틀 안에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지 않느냐는 사고로부터 비롯되는 것들이다.

그러나 노인복지 현장에서 오랫동안 바라본 시각은 그것만이 아니었다. '4苦'의 접근법에서 '4樂'의 접근법으로 바꾸어야 한다는 생각을 종종 한다. '4苦'가 복지적 접근이었다면 '4樂'은 문화적 접근에 가깝다 할 것이다. 결국 복지는 문화를 끌어안아야 한다고 본다. 그를 통해 복지는 문화를 담아내 시대 흐름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어려운 시절을 극복하고, 나라 경제를 일구어낸 주역으로 대표되는 노인들은 늘 아프고, 외롭고, 무력하고, 경제고에 시달리는 '4고'(병고, 고독고, 무위고, 경제고)의 대표명사였다. 그러나 지금 시대가 변하고 있다. 그 바뀌는 시대의 중심에 노인의 문화와 복지서비스에 대한 욕구가 변하고 있는 것이다.

과거 복지서비스 개념은 매우 잔여적이고 시혜적인 수준으로, 해를 거듭할수록 양적팽창을 일구어냈다. 노인의 고령화 시대에 걸맞는 복지서비스를 유지하기 위해 앞만 보고 달려온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양적팽창에서 질적 성장을 논할 시기가 훌쩍 넘었다. 서비스 대상자 욕구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측에서 따라가기 힘들 정도로 빠른 욕구변화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등장한 게 복지 경계를 넘어선 문화적 접근이 아닌가 싶다. 다시 말하면 저소득 취약계층을 위한 복지적 접근에서 중산층 이상을 고려한 서비스 실천으로 변화하면서, 복지와 문화의 단어를 복합시켜 복지의 보편화를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이게 지금의 노인복지 현실이다.

복지의 최종 목표는 삶의 질 향상이다. 그러나 복지라는 단어만으로는 시대의 흐름을 모두 대변할 수 없다. 과거로부터 복지서비스라는 단어는 무조건적인 원조로 대표되어 왔다. 그러다 보니 점점 복지관이 저소득 취약계층에게 무조건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으로 자리매김되면서, 서비스 범위를 극복하기 힘든 구조로 되었다. 그러나 이제는 무조건적인 '원조 의미'의 복지서비스를 탈피해야 한다. 실질적인 최종 목표인 '삶의 질'이라는 문구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이러한 복지서비스 '패러다임' 의인식변화를 위해서는 복지와 문화의 단어선택으로 인한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아니라, 복지와 문화의 경계를 넘어선 서비스의 다양화를 꾀해야 한다. 현장에서 사회복지사들이 고민해야 할 숙제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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