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독도 방문, 그 허와 실
상태바
대통령의 독도 방문, 그 허와 실
  • 윤세민
  • 승인 2012.08.13 18:40
  • 댓글 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치칼럼] 윤세민 교수 / 경인여대 교양학부(언론학박사, 문화평론가)


이명박 대통령이 광복절을 닷새 앞둔 8월 10일 전격적으로 독도를 방문했다.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선 처음이다. 영토 수호의 책임을 진 한국 대통령이 한국 영토를 방문하는 것은 지극히 정상적이다. 그러나 그 의도와 파장에 대한 분석이 엇갈리고 있다. 일본의 지속적인 영유권 주장 도발에 대해 확고한 의지를 보여줬다는 평가도 있지만, 임기말 국면전환용이라는 비판과 실익이 없다는 비난도 동시에 일어나고 있다.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 배경

한국 정부는 그동안 두 나라의 우호관계를 배려하고, 일본의 속셈이 근거가 박약한 독도 영유권 문제를 분쟁화해서 국제적 관심을 끌려는 시도로 보고 '조용한 외교'로 대응해 왔다. 그러나 일본은 몇 년 전부터 정부와 국회가 일부 극우세력들과 손잡고 독도 문제에 대해 전방위적 공세를 강화하기 시작했다. 그런가 하면 헌법을 개정해 재무장의 길을 열고 핵보유 가능성까지 열어 두겠다는 뜻을 내비치고 있다. 거기에다 일본은 지금 자신들이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 열도)를 놓고 중국과 일촉즉발의 충돌위기를 맞고 있으며, 러시아와는 북방 4개 도서 문제에 대해 분쟁을 벌여 동북아에서 시대착오적이고 반(反)평화적인 '문제 국가(trouble maker)'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런 가운데 금번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은 일본 내의 이런 흐름에 쐐기를 박아야겠다는 판단에 따라 이뤄졌을 것이다. 일본이 지난 100년간 이웃 나라들에 저지른 죄과에 대해 철저한 반성을 하기는커녕, 어정쩡한 반성마저 수시로 뒤집고 종군 성노예(위안부) 문제와 역사왜곡에 대해 적반하장 격의 몰염치한 태도를 보인 데 대해 우리 국민 전체가 느끼는 분노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독도 방문에 대한 한-일 언론의 해석들

한국 대통령의 독도 방문에 일본은 적잖은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일본 정부는 주한 일본대사를 소환하고 주일 한국대사를 불러 항의하는 등 법석이고, 일본 언론들도 대서특필하면서 한·일 관계가 회복되기 어려울 정도로 악화한 것처럼 묘사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갑작스럽게 이뤄진 대통령의 독도 방문을 놓고 그 의중과 파장에 대한 분석이 쏟아지고 있다.

중앙일보는 <역사 현안 변화 없는 일본…외교 대신 행동으로 경고> 기사에서 "대통령의 독도에서의 동선과 말엔 '독도는 한국 땅'이란 메시지가 강하게 담겼다. 대통령이 직접 독도에 발을 디딤으로써 일본의 영유권 주장이 허구란 걸 부각시켰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사설에서는 일본이 자초한 측면이 강하며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동아일보는 <'韓國領' 바위 쓰다듬고…일본 쪽 한동안 말없이 바라봐> 기사를 통해 독도를 방문한 이 대통령의 모든 발언과 행동을 '스케치 기사'로 풀어내며 이번 방문의 의미를 강조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언론은 이번 방문이 정치적 국면전환용이라는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동아일보는 "이 대통령에겐 임기 말 국정 장악력 확보가 최대 과제"라며 "국내 정치 상황이 감안됐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경향신문은 <이 대통령, 독도 첫 방문… 군사정보협정 추진하더니 돌연 대일 강공> 기사에서 "친·인척, 측근 비리 등으로 20% 아래로 떨어진 지지율을 만회하기 위해 한·일 갈등을 활용하려는 정치적 노림수도 읽힌다"고 강조했다.

심지어 일본 언론마저 이런 분석에 힘을 보태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이 대통령이 12월 대선을 앞두고 대일 강경 자세를 요구하는 여론을 의식해 '반일 카드'를 빼든 것"이라고 진단했다. 산케이신문도 "레임덕에 빠진 이 대통령이 '애국자'로 임기를 마무리하기 위해 '업적 만들기'에 나섰다"고 비판했다.

그리고 의도와 목적을 떠나 이번 방문의 외교적 파장은 실익이 없다는 부정적인 평가도 이어진다. 한국이 독도를 실효적으로 지배하는 상황에서 역대 대통령들이 방문하지 않은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한겨레는 <뜬금없는 이 대통령 독도 방문, 무얼 하자는 것인가> 사설에서 "우리나라는 독도 문제에 대해 ‘조용한 외교’ 정책을 일관되게 취해 왔다"며 "우리가 독도를 실효지배하고 있다는 절대적 유리함에서 나온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한겨레는 이어 "내 손안에 물건이 있는데 굳이 이 물건이 내 것이라고 강하게 주장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라며 "아무리 명분이 옳더라도 정책이 갑자기 왔다갔다 하거나, 깜짝 정치쇼를 한다는 인상을 줘서는 문제 해결에 득이 될 게 없다"고 비판했다.

치밀한 전략으로 '우리 땅 독도'가 더욱 빛나기를

어찌됐든 이제 한일 양국 간에 독도를 둘러싼 외교 분쟁이 촉발될 수밖에 없게 되었다. 벌써부터 이 대통령 독도 방문이 일본 극우세력을 자극하고, 국제사법재판소에 독도 문제를 제소하려는 일본의 움직임이 구체화되고 있는 게 사실이다.

대통령의 독도 방문이 임기말 국면전환용이 아닌 확고한 의지와 진정성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정부는 그에 걸맞는 향후 자세를 보여주어야 한다. 일본의 다음 도발에 대응할 수 있는 치밀한 대응 카드가 준비돼 있어야 하며, 그에 따른 냉정하고도 합리적인 외교 전략이 펼쳐져야 할 것이다.

국민들은 금번 대통령의 독도 방문이, 독도의 실효적 지배국가로서 취해야 마땅할 전략적 검토를 충분히 거친 결과요 또 향후 대응도 충분히 그러리라고 믿고 싶다. 만에 하나 그렇지 못하다면 정부의 그런 의지와 진정성은 심히 훼손될 뿐더러 국민의 반감을 사고 말 것이다.

우리 한국 축구가 런던 올림픽에서 일본을 2:0으로 통쾌하게 물리치며 동메달을 따냈다. 이번 대통령의 독도 방문을 계기로 '우리 땅 독도'가 일본을 저 멀리 떨치며 더욱 통쾌하게 빛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2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내물건 2012-08-14 09:07:42
내물건은 내거라고 안해도 내 마누라는 내거라고 한다.
내물건은 누구나 사용할 수 있고 가서 구입하면 구할 수 잇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기 와이프는 자기만의 독점이다. 독도는 그런 맥략에서 강력한 주장을 해야 한다. 중국에 박물관에 가보면 우리 고조선의 유물들이 있는데 다 자기네 거라고 한다. 일본도 그렇고 전세계가 우리나라의 유물을 자기네 거라고 해도 그런가 하는 행동들
내물건은 놓칠수 있지만 이세상에서 유일무일의 와이프는 똑똑히 주장해야 한다.

홍은표 2012-08-16 01:35:46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이번대통령 독도 방문은 잘한일이라 찬성합니다
말로만 하는것 보다는 한가지라도 확실한 행동과 실천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시민과 함께하는 인터넷 뉴스 월 5,000원으로 소통하는 자발적 후원독자 모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