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순천 '낙안읍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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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순천 '낙안읍성'
  • 이창희
  • 승인 2012.08.23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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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산수풍물] 세계문화유산 추진 중

전라남도 순천시 낙안면 남내리에 있는 조선 전기 읍성이며, 사적 제302호로 등록되어 있다. 낙안읍성  둘레는 1,385m이며 지정면적은 22만3108㎡이다. 현재 성벽과 동·서·남 문지와 옹성(성문 앞을 가리어 빙둘러쳐 성문을 방어하는 작은 성) 등의 시설이 남아 있다.

고려시대 후기에 왜구가 자주 침입하므로 1397년(태조 6) 이곳 출신의 절제사 김빈길이 흙으로 읍성을 쌓았다. ≪세종실록≫에 의하면 1424년(세종 6) 9월부터 토축의 읍성을 석축으로 고치면서 본래보다 넓혀서 쌓았다고 기록되어 있다.

1450년경에는 석축으로 개축이 거의 마무리에 이르렀는데, 이 때 둘레는 2,865척이고, 성벽의 높이는 평지에서 9.5척, 높은 곳은 8.5척이었으며, 여장(성 위에 낮게 쌓은 담)이 420개로 높이가 2.5척이었다고 한다.

이 때는 옹성이 없이 문이 세 곳이었고 적대(성문 양 옆에 돌출시켜 옹성과 성문을 지키는 방형의 대)는 12개가 계획되었으나 4개가 만들어졌다. 당시 성안에는 우물 2개와 연못 2개가 있었으며, 성밖 해자(성밖으로 둘러 판 못)는 파지 않았다.

문의 보호시설인 옹성은 그 뒤에 설치되고, 여장도 무너진 다음 다시 수축을 거듭하여 오늘날에 이르렀으나, 여장은 모두 무너졌다. 현재 남아 있는 읍성은 체성의 축조에 있어서나 적대를 갖춘 점에서 조선 초기 양식을 그대로 보여 준다.

성은 낮은 구릉을 포함한 평지에 동서 방향으로 기다란 장방형에 가깝다. 문은 동문·남문였다가 서문의 세 곳이 터를 남기었고, 옹성은 남·서문터에서만 흔적을 볼 수 있다. 적대는 동문터의 좌우에 하나씩, 동북·동남쪽의 모서리에 하나씩 있어서 ≪문종실록≫ 기록과 일치하고 있다.

성벽은 동문터의 남쪽 부분에 가장 잘 남아 있어 높이 4.2m, 위쪽 너비 3∼4m, 아래쪽 너비 7∼8m에 달한다. 성벽은 아래쪽에서부터 커다란 깬돌을 이용하여 쌓아올리면서 틈마다 작은 돌을 쐐기박음을 하였으며, 위쪽으로 갈수록 석재가 작아지고 있다.

현존하는 조선시대 읍성들 가운데 가장 완전히 보존된 것들 중의 하나이다. 특히 성 안의 마을이 전통적인 면모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서 1984년부터 낙안읍성민속마을보존정비계획을 수립하여 연차적인 사업으로 그 보존을 위한 정비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낙안읍성은 야트막한 산들이 감싸안아 분지를 만드는 자리에 돌담이 아름다운 마을이 있다. 낙안읍성 민속마을은 과거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현재의 마을이다. 조선 중기 만들어진 석성 내부로 행정구역상 세 개의 마을 100여 가구의 사람들이 거주하는 곳이다. 마한시대부터 이곳은 삶의 터전이었다.

토성으로 담장을 둘렀던 마을은 조선 중기 북벌운동으로 유명한 임경업이 군수로 부임하여 석성으로 개축하였다. 현재까지도 허술한 담장 하나 보이지 않는 석성은 1.4㎞를 이어가며 마을을 감싸고 있다. 인위적으로 옛 모습을 갖춘 민속촌이나 명망 있는 양반들의 기와 가옥이 남아 있는 경우는 전국적으로 여러 곳이다. 하지만 초가집 노란 지붕으로 마을을 이룬 일반 백성들 삶의 터전이 지금까지 유지되는 곳은 유일하다.

동, 서, 남 세 곳으로 자리하는 문을 통하여 들어가는 마을은 물레방아가 마을 공동의 물길을 따라 움직이고 장독보다 더 낮은 돌담만이 남방식 초가집 사이로 경계를 짓고 있다. 민속장터와 기념품점, 짚풀 공예와 길쌈, 대장간 등 옛 모습을 추억하는 체험코스 등이 찾는 사람들을 즐겁게 한다. 동헌, 객사 등 성 안의 옛 행정기관들이 제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초가집들은 남방 특유의 툇마루가 발달한 형태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민속학 자료로 매우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읍성의 모습을 갖춘 임경업 장군을 추모하는 비석은 마을을 지키는 수호신처럼 자리한다. 400년 이상의 세월이 깃든 마을은 유네스코의 세계문화유산으로 인정받기 위한 논의가 진행 중이다. 마을 주민들 생활에 피해를 주지 않는 방향으로 옛 모습 그대로 가치를 보존하는 장소로 자리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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