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담양 '메타세콰이아 길'
상태바
아름다운 담양 '메타세콰이아 길'
  • 이창희
  • 승인 2012.08.30 06: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의 산수풍물] 연인과 함께 걷고 싶은 길

전남 담양에 가로수 시범사업이 한창이던 1970년대 신문에 따르면 메타세콰이아는 높이 35m, 지름 2m에 달하는 나무로 추위와 공해에 강해 가로수에 적합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메타세쿼이아는 마지막 빙하기 이후 사라져 화석으로만 존재했던 나무로 1940년대 중국에 집단 군락이 발견되면서 '되살아난 화석'으로 됐고 이후 미국에서 품종개량을 거쳐 가로수로 사용하게 됐다. 한국에서는 경북 포항에서 화석으로만 발견됐지만 지금은 전국에 가로수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남이섬도 메타세콰이아 길로 유명하다.

담양에서 30년을 같이 살았어도 눈치 채지 못할 만큼 조용히 자라던 나무는 높이 20m를 넘는 큰 가로수가 됐다. 오랜 세월 마을사람들과 같이 지낸 정 때문일까. 지난 2000년 고속도로가 메타세쿼이아 길을 뚫고 새로 건설된다는 소식에 마을사람들이 반발했다. 결국 고속도로 노선은 비켜났고 지금은 메타세쿼이아 나무가 마을의 관광명소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메타세쿼이아 길이 유명세를 타자 학동리 앞 1.5km 구간은 아예 차량 통행을 금지했다. 대신 길을 즐길 수 있도록 벤치를 만들고 오두막을 지었다.

길의 끝에는 간이화장실과 매점이 들어섰고 자전거를 빌려줘 길을 즐길 수 있게 했다. 아름다운 길은 입소문을 타고 알려졌고 영화 <화려한 휴가>에 주인공 김상경이 택시를 타고 한가로이 달리는 장면이 나오면서 인기를 끌었다. 최근에는 한 방송국 예능 프로그램이 담양에서 하룻밤을 묵는 장면을 방영하면서 메타세쿼이아 길은 전국으로 알려졌다.

담양을 대표하는 대나무와 메타세쿼이아는 사계절 모양을 바꾸는 메타세쿼이아 길이다. 봄에는 검은 가지에 푸릇한 새싹이 돋고, 여름에는 녹색 잎으로, 가을에는 붉은 빛을 띤 갈색 단풍으로, 겨울에는 가지에 하얗게 눈이 내린다. 게다가 인근 지역에는 대나무로 가득한 '죽녹원'이 있어 이곳은 사계절 나무구경이 한창이다. 덕분에 담양은 주말 나들이 코스로 환영받는다. 

로맨스 가득한 '메타세쿼이아' 담양은 드라이브 길로도 그만이다. 남쪽으로는 광주, 목포, 해남, 신안이 있고 북쪽으로는 순창, 전주, 익산, 남원으로 이어진다. 이뿐만 아니다. 영호남 소통의 상징이라는 88올림픽고속도로가 대구까지 이어지고 서해안 고속도로는 고창에서 담양까지 이어지니 사통팔달의 교통요지라 할 수 있다. 담양에서 순창으로 넘어가는 24번 국도가 바로 메타세쿼이아 길이다.

8.5km에 이르는 길을 느긋하게 달리면 영화 속 주인공이 된 기분이 든다. 대부분 새로 뚫린 큰길에서 조금씩 벗어나 있어 가로수를 배경으로 멋진 사진을 남길 수 있다. 지난 2003년에는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돼 최우수상을 받았고 지금도 휴일이면 많은 관광객들이 이 길을 걷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시민과 함께하는 인터넷 뉴스 월 5,000원으로 소통하는 자발적 후원독자 모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