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를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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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를 부탁해
  • 장현정
  • 승인 2012.09.17 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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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칼럼] 장현정 / 공감미술치료센터 상담팀장


지난 칼럼에서 서른살에 대한 이야기를 했습니다만, 오늘은 20대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며칠 전 신문기사에서 '20대 사망자 중 절반이 자살'이라는 기사를 보았던 것이 기억이 나서요. 어른들은 그들을 보면 젋음을 부러워하고 "좋을 때다"라는 말을 합니다. 정말 그들이 좋았다면 그렇게 많은 인원이 자살을 선택하지는 않았을 것 같습니다.

20대는 어떤 시기인가요? 여러분들의 20대는 어떠했나요? 정말 그렇게 핑크빛이었나요?

중학교 졸업 이후 주경야독으로 고등학교를 졸업하셨다는 이야기,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취직을 하여 동생들을 공부시킨 이야기는 바로 우리 부모님 세대, 베이비붐 세대의 젊은 시절 이야기입니다. 이때는 생존 문제가 가장 큰 고민이었을 것입니다. 다른 걱정이나 고민을 할 겨를도 없이 먹고사는 절박한 문제 앞에서 바쁘게 일하고 가족을 부양하며 살아왔겠지요. 다른 선택도, 자신의 욕구도 생각할 겨를이 없었을 것입니다.

풍요 속에서 부족함 없이 태어나고 부모의 사랑과 보호를 받으며 커온 오늘 세대들과는 전혀 다른 삶의 무게를 지니고 살아오셨지요. 그래서 부모 세대의 어른들이 지금 젊은이들을 공감하고 이해하기는 정말 어려워 보입니다.

"이런 환경에서 네가 자란 것은 큰 복이다. 너는 정말 고마운 줄 알아야 한다. 내가 만약 너라면 그렇게 하지 않았을 것이다. 나는 너희보다 훨씬 힘들고 어려운 환경에서도 성실하고 열심히 살아왔다."

부모 세대가 자녀들에게 많이 하는 이야기가 아닌가요? 이런 이야기를 들은 자녀들은 어떤 기분일까요?

제 이야기를 해보자면, 저는 20살이 될 때 인생에서 가장 강렬한 첫 번째 좌절을 경험하게 됩니다. 이는 바로 대입 좌절입니다. 인문계 고등학교를 다니는 모든 학생의 최대 목표는 바로 'in 서울' 대학을 가는 것입니다. 인문계 고등학교를 선택하는 그 순간 이미 결정되어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대입에 실패하거나 원하는 4년제 학교를 가지 못하고 지방대학이나 전문대학을 가게 되는 순간 마치 지난 3년간 노력은 물거품처럼 사라지고  '실패한 사람'이 되어 버립니다. 인생은 길고 대입은 그중 하나의 과정이라고 설명해 주는 어른들은 없었습니다.

그렇게 시작하여 대학을 가고 난 뒤에도 끊임없는 고민을 하게 됩니다. 대학은 원하던 모습과 너무나 달랐고, 적당히 점수를 맞춰 들어온 학과도 만족스럽지 않습니다. 대학에 잘 적응하더라도 취업이라는 또 다른 큰 산 앞에서 또다시 한번 고민하고 좌절합니다. 현대사회는 빠르게 변하고 있고 젊은이들은 수많은 정보 사이에서 혼란스럽습니다. 빠르게 변하지 않으면 자신이 뒤쳐질지도 모른다는 압박감을 느끼고 있지요.

자녀들이 공부를 조금 못하더라도 성적이 나쁘더라도 자신의 인생에서 원하는 선택을 하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많은 격려가 필요합니다. 자녀 세대의 아픔을 이해하셔야 합니다. 그들이 살고 있는 사회를 이해하고 그들의 아픔을 이해하고 그들을 위해 공정하고 덜 경쟁적인 사회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해 주셔야 합니다.

20대 젊은이들은 우리 미래이고, 그들은 정말 소중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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