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비장애인, 음악으로 하나 된다"
상태바
"장애·비장애인, 음악으로 하나 된다"
  • 송은숙
  • 승인 2012.09.24 00: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천in이 만난 우리 이웃] 길옥연 해오름오케스트라 단장

아이들과 함께 한 길옥연 단장.

취재:송은숙 기자

중구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전국 최초 장애·비장애인 통합 음악 프로젝트 '해오름오케스트라'를 가동해 주목을 받고 있다. 10월 정식 창단을 앞둔 이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있는 길옥연 단장을 만났다.

"오케스트라 활동을 계기로 아이들이 환경, 장애 때문에 불편할 수는 있어도 꿈을 향한 열정과 도전이 결코 두려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으면 합니다."

(사)인천아동청소년그룹홈협의회장, 시온 선교 오케스트라 단장을 함께 맡고 있는 길옥연 해오름오케스트라 단장의 이야기이다. 또한 아동보호전문기관인 '남구 신나는 그룹홈' 원장으로, 7년째 그룹홈에서 빈곤, 결손, 가정해체 등으로 상처를 받은 피학대 아이들과 함께 지내고 있다.

"그룹홈에는 보이지 않는 마음의 상처는 물론 틱장애, 발달장애, 우울증 등 장애를 가진 아이들이 많다. 이 아이들이 마음을 열고 꿈을 가질 수 있는 뭔가가 필요했다"는 게 그의 이야기이다.

현재 '남구 신나는 그룹홈' 아이들은 협약을 통해 해오름오케스트라 객원 단원으로 활동하고 있고 '희망그룹홈' 아이들까지 모두 12명이 활동 중이다. 이 중 이혼 후 엄마가 집을 나간 상황에서 아버지의 보살핌마저 제대로 받지 못해 그룹홈에 온 은아(가명)는 바이올린을 연주하고 발달장애인 민우(가명)는 플루트를 맡았다. 다른 아이들도 모두 틱장애나 우울증, ADHD 등 장애가 있다. 이 아이들은 길옥연 단장과 함께 미국 와이오밍주립대 대학원 과정에 재학 중인 이귀우 부지휘자가 지도하고 있다.

이런 시도가 주변에 알려지면서 벌써부터 여러 무대에서 '러브콜'이 들어오고 있다. 지난 20일에는 용현5동주민자치위원회 주최로 열린 '아름다운 낙섬음악회' 무대에 오른 아이들은 베토벤의 ‘합창’과 차이코프스키의 '백조의 호수' 등 3곡을 연주해 큰 박수를 받았다. 22일 영종도에서 여성폭력 예방을 위해 열린 '서로사랑 음악회' 무대에도 섰다.

20일 아이들은 용현5동 '아름다운 낙섬음악회'에 참가해 큰 박수를 받았다.

'음악'을 통해 아이들끼리 만나고, 지역과도 자연스럽게 소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는 그는 아이들이 장애를 딛고 일어서도록 식이요법에도 많은 신경을 쓴다.

실제로 발달장애이던 민우(가명)는 병원치료와 병행한 식이요법으로 크게 개선됐다. ADHD인 현석(가명)이도 식이요법을 하면서 학교에서 지적받는 횟수가 크게 줄었다.

"아이들이 안정을 되찾으면서 조금씩 표정이 밝아지고, 나중에 부모와의 관계가 회복돼 가정으로 돌아갈 때가 가장 큰 보람이죠."

초등학교 4학년 때 그룹홈에 온 지은(가명)이는 학교 가기를 꺼려했지만 고등학교 1학년이 된 지금은 반에서 1등을 독차지하는 모범생이다.

"앞으로는 40~50명 규모로 장애인과 비장애인, 그리고 다문화가정 아이들까지 함께 어울리는 오케스트라를 만들 생각입니다."

아이들이 꾸준히 실력을 쌓고 나면 해외무대에도 서도록 하고 싶다는 그는 지역사회의 많은 관심을 당부했다.

"특히 아이들이 많은 시간을 보내는 학교에서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을 때는 정말 아쉽습니다. 이 아이들 부모의 대부분이 10대에 일찍 가정을 꾸린 경우라는 점을 생각하면, 이 문제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도 절실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시민과 함께하는 인터넷 뉴스 월 5,000원으로 소통하는 자발적 후원독자 모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