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장 유료티켓 어떻게 생각하세요?
상태바
공연장 유료티켓 어떻게 생각하세요?
  • 조화현
  • 승인 2012.10.12 04: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문화칼럼] 조화현/i-신포니에타 단장

 



필자가 2004년 창단하여 운영하고 있는 현악앙상블 i-신포니에타는 벌써 10년 가까이 공연을 해오고 있다. 한해 평균 50~100회 가량의 공연을 하고 있지만 각종 지자체 초청공연이나 행사, 축제, 찾아가는 공연 등 관객의 무료관람이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본 단체 역시 정기연주회나 기획공연은 유료티켓 공연을 하게 되지만 티켓 판매가 쉽지는 않은 터라 3분의1가량의 티켓은 초대권을 뿌려 객석을 채우는 게 일반화 된 관례였다.

 

올해는 ‘공연장상주단체육성지원사업’의 단체로 선정되어 작은 소극장인 ‘복합문화공간소풍’에서 상설공연을 시작하게 되었다. 이 사업의 취지는 공연장과 공연예술단체의 협력관계를 통한 상호활성화를 도모하고 우수한 공연프로그램의 향유기회를 증진하고자 마련된 사업이다. 쉽게 말하자면 서로가 가진 조건을 최대한 활용하여 공연장을 활성화 시키고 공연단체는 역량강화의 터전을 마련하는 발판이라고 볼 수 있다. 이에 지역주민은 우수공연프로그램을 향유하는 기회가 많아 질 터이니 잘 만 운영된다면 그야 말로 일거양득(一擧兩得)이라 할 수 있겠다.

 

지난 6월 소풍에서의 공연을 시작하며 첫 번째 야심찬 기획은 초대장을 없애는 것이었다. 다소 무리가 따르는 시도이긴 했지만 그래도 100명 남짓 관객을 모실 수 있는 작은 공연장이었기에 호기(豪氣)를 부려 볼 수 있었다.

첫 공연이 있던 날 아직은 홍보도 부족 한 상태였고 유료티켓에 익숙하지 않은 관객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 것인가에 촉각이 기울어 질 수밖에 없었고 행여 객석이 반도 차지 않으려나 하는 두려움도 있었다. 물론 몇몇 지인들은 으레 “설마 내겐 티켓을 받지 않겠지!”라고 생각 하시는 분들도 있었다. 그러나 인식의 차이에서 나온 것이었다. “죄송합니다. 저희 공연엔 초대장이 없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대신 후원회원들과 사전예약을 하시는 분들께는 할인혜택을 드리겠습니다.”라고 관객들을 설득시킨 결과 회를 거듭할수록 예약율도 높아졌을 뿐 더러 오시는 관객모두 누구라고 할 것 없이 티켓을 구입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매월 둘째 주 수요일에 진행되는 이 공연은 지난 수요일인 10월10일 5번째 공연을 올렸는데 가을을 테마로 한 10월공연은 특히 한달 전부터 예약이 들어오기 시작했고 결국 좌석이 매진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2회공연때 좌석부족으로 너무나 애를 먹었던 터라 홈페이지,블로그, 페이스북등을 통해 공고하고 전화로 공연 문의를 하시는 많은 분들께 매진을 알려야만 하는 행복한 고민을 하기도 했다.

 

아직은 인천에서 15,000원의 공연비가 비싸다고 여기시는 분들도 적지는 않다. 기획자인 필자 역시 많은 고민을 했다. 시설을 두루 갖춘 좋은 공연장도 아니고 알려진 공연장도 아니고 게다가 좌석은 더없이 불편하고 찾기 쉬운 위치에 있지도 않다. 그러나 5회 공연을 빠짐없이 출석하는 관객이 있는가하면 오실 때 마다 새로운 관객을 전도(?)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한다.

 

결국 그럴싸하고 번듯한 공연장이나 단체가 공연비 책정 기준이 될 수만은 없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

첫째 공연비를 지불하고 오는 관객들은 본인들이 선택한 공연에 만족감을 얻게 되고 떳떳하게 공연을 즐길 수 있는 여유를 찾는다. 공연의 대한 질타도 가감 없이 할 수 있게 되고 감동을 얻게 되면 자발적으로 다시 공연장을 찾게 된다. 자연스러운 문화발전의 원동력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둘째, 공연예술단체는 좀 더 좋은 기획으로 관객들 마음속까지 울리는 공연을 하고자 머리를 싸매고 연습을 게을리 하지 않게 된다. 당연히 공연의 질은 높아질 수밖에 없고 모든 단원들이 책임감 있는 공연을 하고자 애쓰게 된다. 또한 공연수익금이 쌓이게 되면 여러 가지로 공연발전에 기여하게 될 것이다.

셋째, 공연장은 살아 움직이는 장소로 탈바꿈한다. 많은 관객이 찾아오기에 공연장의 인지도가 높아지는 한편 공연장은 관객들에게 보다 질 좋은 서비스를 펼치기 위해 노력이 뒤따를 것이다. 인지도의 변화는 더 많은 단체들이 공연하고자 찾는 공연장이 될 수 있고 지역 문화뿐만 아니라 지역상권의 활성화에도 크게 한 몫 할 수 있다. 이러한 과정들은 문화예술발전의 초석이 될 것임에 틀림없다고 여겨진다.

넷째, 티켓 사전예약제로 인해 참여관객의 수의 파악은 물론 선 입금으로 인해 좌석이 펑크 나는 빈도가 크게 줄고 있는 것 또한 긍적적인 발전결과이다.

 

지난 4월 이 지면을 통해 <예술사랑과 문화발전>이라는 문화칼럼에서 “앞으로 문화예술의 발전적 측면에서 유로공연 대중화에 앞장서야겠다고 생각한다.”라는 글을 썼던 적인 있다. 그때까지도 필자가 기획하는 유료공연이 현재와 같은 성과를 내게 되리라고는 자신 없었다. 그저 일 년에 한 두 차례 정기공연을 할 때 지인들의 도움으로 티켓을 판매되겠지. 라는 생각이 더 크게 작용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 한보 나아갔다. 관객들의 마음을 얻는 자신감도 생겼고 관객들의 믿음 속에 공연에 매진 할 수 있는 발판도 마련되었고 홍보방법과 체계도 만들어져가고 있다.

 

아직은 보다 많은 노력이 필요한 작은 클래식 단체의 공연이고, 공연이 열리는 곳은 아주 비좁고 불편하고 잘 보이지도 않는 구석진 지하공연장이다. 그러나 한 달에 한번 씩 그 주변은 북적북적해진다. 게다가 그곳을 나오는 관객들의 환한 모습에서 인천문화발전에 또한번 희망을 걸어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시민과 함께하는 인터넷 뉴스 월 5,000원으로 소통하는 자발적 후원독자 모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