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에 좋은 참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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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에 좋은 참취
  • 최향숙
  • 승인 2012.12.07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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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최향숙/경인여대 식품영양과 교수



우리 민족은 예로부터 농경민족으로 주변 산야의 식물들을 반찬으로 이용해 왔다. 특히 취나물은 우리 식생활에서는 빠질 수 없는 대표적인 산채류이고, 그 중에서도 참취는 우리 식생활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나물이다.

참취는 국화과 식물의 하나이다. 흔히 '국화과 식물' 하면 국화, 들국화, 감국 등을 떠올리지만 실제로 참취, 수리취, 개미취, 곰취, 한대리곰취, 미역취 등 취나물류와 고들빼기, 엉겅퀴, 쑥, 쑥갓, 우엉, 씀바귀, 민들레, 다알리아, 상치, 제비쑥, 삽주 등이 국화과 식물에 속한다. 이처럼 국화과 식물은 오래 전부터 우리 식탁에 오른 대표적인 나물이다.

국내에 자생하는 취나물은 60여종이 있다. 예전에는 산에서 자생하는 것을 채취했지만, 최근 들어 농가에서 많이 재배하고 있다. 식생활이 서구화 되면서 여러 가지 질병에 시달리게 된 현대인들은 이제 어느 것보다 건강한 삶을 중요하게 여기고, 건강을 지키기 위해 건강한 먹을거리를 찾는다.

취나물 중에서도 참취가 소비량과 재배량 면에서 가장 으뜸이다. 참취는 생육 초기에는 뿌리 부근에서 잎이 나기 시작하지만 6~7월이 되면 줄기가 자라면서 꽃대가 1m 이상 자란다. 참취의 꽃은 흰색으로 마치 흰 들국화처럼 보인다. 순박하고 투박한 모습과 향기를 지녔지만 참취 같은 산채류의 향기 속에는 강인한 효능이 숨어 있다. 우리 민족이 반찬으로 섭취해온 산채류는 구전을 통해 여러 약효, 생리적 기능이 전해져 왔다. 이런 효능은 현대에 와서 대부분 과학적인 효과가 입증되고 있으니 조상들의 지혜가 그저 놀라울 뿐이다.

참취는 미네랄이 풍부한 산채이다. 칼륨, 칼슘, 철분의 함량이 높고 혈액순환을 촉진시키며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해주는 알칼리성 식품이다. 또한 간의 해독기능에도 좋고, 두뇌활동을 향상시켜 주므로 성장기 어린이들에게도 좋다.

식물체를 수증기 증류하면 ‘정유’(essential oil)라고 하는 지용성 성분이 추출되는데 일반적으로 이를 휘발성 향기성분이라고 부른다. 천연식물성 소재는 부작용이 없고, 인간의 역사와 더불어 오랜 기간 민간요법에 사용되어 왔기 때문에 건강식품으로 여겨진다. 최근 들어 발달된 과학기술을 바탕으로 이러한 천연소재의 정유 성분을 확인하고 이를 건강식품 소재, 기능성 소재, 치료보조제와 치료제로 활용하려는 연구들이 전세계적으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최근 연구에 의하면 참취의 정유 성분· 추출물이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간의 중성지방 수치를 낮추며 비만 억제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참취의 정유성분에는 기능성 소재인 에피바이사이클로세스퀴펠란드렌(epi-bicyclosesquiphellandrene), 베타-카리오필렌(β-caryophyllene), 델타-테르피넨(δ-terpinene), 리모넨(limonene) 등이 함유되어 있다. 이 외에도 인삼, 더덕, 콩 등에도 들어있는 사포닌도 함유한다. 참취는 체내 나트륨 섭취를 억제함으로써 고혈압, 심장병, 동맥경화를 예방하며 진해, 강장, 해독작용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섬유소 함량이 높아 변비가 심한 사람에게 좋고, 이뇨작용도 뛰어나다.

모든 생명체들은 생명이 부여된 순간부터 주변 환경에 대한 적응력과 생존을 지속하기 위한 힘을 키워나간다. 산야에 널리 자생하는 야생식용식물 또한 주위의 험한 환경에 적응하며 다양한 식물들과의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하여 스스로를 지탱하기 위한 수많은 화합물들을 생성하게 된다. 이러한 화합물들을 우리는 기능성 식품 소재로 활용하고 있다. 산채류가 재배되는 채소보다 향기가 독특하고 강한 것은 자연환경에 대한 적응력의 결과로, 온화한 온실 속에서 재배된 채소류보다 강한 효능을 지니고 있음은 자연의 순리인 것이다. 야생 참취는 이러한 이유로 독특한 향기와 함께 건강을 지켜주는 식재료로, 소박한 모습으로 말없이 우리의 건강을 지켜주고 있는 자연의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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