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사회복지사로 산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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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사회복지사로 산다는 것
  • 최혜욱
  • 승인 2012.12.09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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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칼럼] 최혜욱/인천시 노인인력개발센터 사무국장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질문에 `사랑'이라고 톨스토이는 말했던가! 그렇다. 사랑이야말로 이 험난한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 무기일 것이다. 그런데, 만약 “인간은 왜 사는가?”라는 질문이 있다면 나는 `행복' 하기 위해서라고 자신 있게 답할 것이다.

 행복은 사전적으로는 ‘생활에서 기쁨과 만족감을 느껴 흐믓한 상태’와 ‘복된 좋은 운수’ 라는 의미가 있다. 후자의 의미로서의 행복은 인간의 능력을 초월하는 그 무엇이이기에 사람의 힘으로 도달하기가 어려울 것이나, 전자의 의미인 기쁨과 만족감을 느끼는 정도의 행복이라면 인간으로서 도달할 수 있는 경지일 것이다. 그 누군들 행복하기 싫을까? 행복이야 말로 삶을 살아가는 중요한 가치인데, 우리 사회에서 직업인으로서 행복을 실천할 수 있는 사회복지사의 길을 걷게 된 것은 참으로 행운이다.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이 좋은 건강, 윤택한 생활, 안락한 환경을 통해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하도록 하는 일을 하는 사회복지사는 정말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신체적으로도 그렇고 정신적으로도 그렇다. 나 한사람의 안녕이 아니라, 사회 구성원 전체가 행복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사회복지 전달체계 안에서의 업무 전달자가 아닌 인권, 자유, 평등, 존중의 가치를 지니고 열정적인 사회복지사가 되어야하기 때문이다. 사회적 도움이 필요한 사회구성원들과 함께 하면서 그들을 위로하거나, 대변하기도 하고, 후원개발을 통해 외부자원도 연계하고, 사회를 변화하기 위한 전략을 세우기도 해야 한다. 전문가로서의 능력을 발휘하기 전에 단순 업무를 우선할 수밖에 없는 근무환경에 처하기도 하고, 때로는 예산의 한계를 이유로 근로조건을 따질 수 도 없는 상황에 처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복지사는 만능 엔터테이너이어야 하는데, 여기에 한 가지 더해서 한국사회에서의 여성의 입장이 더해지면 만능 정도수준이 아닌, 슈퍼히어로가 되어야만 한다. 가정과 사회조직에서 여성들에게 요구하는 자기희생, 인내, 후순위 배정, 양육의 책임 등의 불평등한 인식이 아직 존재하기 때문인데, 그래도 과거에 비해 많이 개선되고 있는 점은 참으로 다행이라고 하겠다.

 최근에는 여성의 특성을 바탕으로 한 유연함, 섬세함, 친화력을 통한 “소통”중심의 관계성이 각광을 받고 있다. 이는 여성 사회복지사들이 자신이 처한 자리에서 사회복지사로서의 자리매김을 하는데 큰 강점으로 활용하여, 때로는 리더십(leadership)으로 때로는 팔로워십(followership)으로 소외된 이웃들과 또는 후원자들과 또는 그들이 근무하고 있는 조직의 상사, 동료, 후배들과 함께 할 때 보다 영향력을 발휘하고는 한다. 나 역시 사회복지 기관에서 여성 사회복지사로 일해 오면서 경험한 것들중에 “소통”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많이 해왔다. 많은 여성 사회복지사들이 자기가 처한 위치에서 감성 리더십을 발휘함으로써 다양해지고 빠르게 변화하는 일상생활에서 사회 구성원들이 느끼는 감성을 이해하고, 구성원과 긍정적인 관계를 유지하여 협력을 이끌어내고, 새로운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촉진하고, 창조적 조직성과 창출에 기여한다면 보다 행복한 사회로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최근, 한 뉴스 보도를 보니, 최근 여성 취업자 가운데 음식•숙박•제조업 종사자는 줄고 보건•사회복지업 등 사회서비스 분야 종사자는 많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한국노동연구원이 11월 4일 발표한 ‘고용•노동 리포트’에 따르면 2005년 여성취업자의 33.3%를 차지하던 도소매•음식•숙박업 종사자(317만3천명)는 해마다 줄어 올해 상반기 28.2%(285만9천명)를 기록했고, 반면 2005년 18.5%(176만8천명)였던 보건•사회복지•교육서비스•공공행정업 종사자 비율은 올해 25.9%(263만3천명)로 늘었다. 지난 7년간 병원•양로원•학원 등에서 일하는 여성이 86만5천명(7.4%) 증가한 것으로 사회서비스 분야 중에서도 보건ㆍ사회복지업 종사자의 증가가 두드러졌다. 하지만, 이중에서 비정규직 비율이 높고 임금수준이 낮은 등 근무환경과 처우는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아마도 신자유주의 논리가 적용된 사회복지 분야에 국가개입의 최소화에 기인한 시장경제 체제가 적용되었기 때문인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복지국가를 표명하던 한국의 사회복지시스템이 오히려 각종 사회복지제도의 국비지원 중단을 시작으로 하여 장기요양보험제도의 시장화를 통해 복지국가의 지평에서 벗어나고 있는 현실에서 많은 여성들이 복지 분야에 참여하고 있고, 보다 많은 역할이 요구되고 있다. 그러함에도 사회복지 전문가로서의 주어진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여성이 가진 강점을 강화, 확대함으로서 지역사회에 기여하고, 나 자신의 행복과 소외된 이웃들을 위해 행복 바이러스를 전파하며, 끊임없이 진정한 복지국가의 미래를 준비해 나아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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