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나누는 행사라면 어떤 행사든 감당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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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나누는 행사라면 어떤 행사든 감당할 수 있다"
  • 김영숙 기자
  • 승인 2013.01.16 21: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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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in이 만난사람] 곽현숙 배다리 아벨서적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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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동구 배다리 헌책방 골목이 올 상반기에는 좀더 북적댈 전망이다. 얼마 전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주최한 중소형 지역서점 활성화를 위한 ‘지역서점 문화활동 운영 지원’에서 전국 10곳 중 하나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사업자금 800만원으로 6월까지 어떠한 문화프로그램을 만들 계획인지 아벨서점 곽현숙 대표에게 들어봤다.

“한미서점, 나비날다와 힘을 합쳐 책방거리를 보다 더 활기차게 만들 것이다. 여태껏 진행되어 온 한 달에 한 번 열리는 시낭송회는 그대로 갈 것이다. 시낭송회 전후로 뭔가 특색있는 프로그램을 집어넣을 생각이다. 지금 생각으로는, 실력은 있지만 드러나있지 않은 음악가들을 불러낼 생각이다. 은둔해서 고독하게 예술활동을 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또 자연농 같은 요즘 사람들에게 아주 필요한 인문학강좌를 열 생각이다.”

곽현숙 대표는 문화프로그램 계획을 거창하게 잡지 않는다. 기존의 시낭송회에 좀더 다양한 프로그램을 덧붙일 계획이다. 책은 물론이고 사진과 음악, 인문학강좌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시민에게 한발 다가갈 생각이다. 그동안 마음은 있지만 쉽게 접하지 못한 유익한 정보를 알려주고, 함께 가슴으로 느낄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싶다. 800만원이 무슨 일을 하기에 적지 않냐는 사람도 있지만 돈의 액수는 문제가 안 된다. 문화 쪽으로 관심을 갖고 하되 좀더 효과적이고 다양하게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싶을 뿐이다.

또 곽 대표는 “이번 달이면 시낭송회가 60회째다. 그동안 꾸려오면서 참석하는 사람들을 보면 서로 다가서는 마음이 무르익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사람들 속에 잠재된 따뜻한 마음을 이끌어내는 일은 무척 중요하고 이제 가능해진 것 같다. 책을 보는 것이 내성에서의 따뜻함을 끌어내는 것과 마찬가지다. 스스럼없이 자기 마음을 내려놓고, 이해하려는 자세들이 가슴벅차다. 참석하는 사람들 마음이 열려 있으니까 타인에게도 마음을 여는 것이 자연스럽게 되는 것 같더라. 시낭송회는 무공해 농산물처럼 사람들 마음에 있는 무공해가 드러나는 것과 같다”며 “이제는 배다리에 아무리 큰 행사가 주어져도 감당할 수 있다. 서로 마음을 나누는 것이기 때문에 가능하지 않겠냐”고 힘주어 말했다.
 
이번 사업비 지원을 받으면 ‘나비날다’가 총매니저가 되어 문화 프로그램을 진행할 것이다. 사업비가 생겼다고 해서 달라지는 게 없고, 하루 하루를 잘 살면 된다고 생각하는 이들은 사업을 알차게 꾸려나갈 계획이다. 착실하게 운영해서 행사하려는 사람들과 행사를 통해서 따뜻함을 나누려는 사람들, 주최하는 사람들 모두가 주도적으로 행사를 이끌어나갈 것 같다. 이들은 일이 생겨 번거롭다는 생각보다는 서로 네트워크를 통해 서로 마음을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고 여긴다.

올해로 40년째 책방을 꾸려가고 있는 곽 대표는 “책이 책만으로 있고 종사하는 사람이 업으로만 묶여 있으면 안 된다. 서로 공유하고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 일회용 행사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되어 이루어지는 일들이 되어야 한다. 처음에는 행사들이 낯설었지만 점점 행사를 통해 솟아나는 힘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마음을 활짝 열고 따뜻함을 나누면 재미있지 않겠냐”며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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