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脫)성매매 여성 자립 도와주는 '달빛공방'
상태바
탈(脫)성매매 여성 자립 도와주는 '달빛공방'
  • 이병기
  • 승인 2010.04.20 00: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직업훈련으로 사회통합 지원프로그램 운영


당사자 교육인 '보따리 회의'에 참여하고 있는 피해여성들.

취재: 이병기 기자

(사)인권희망센터 강강술래 부설기관인 '달빛공방' 자활지원센터는 성매매 피해여성들이 탈(脫)성매매 후 다른 직업을 갖기 위해 교육이나 훈련의 기회를 제공하는 곳이다. 성매매 피해여성들이 사회 구성원으로서 사회활동을 영위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달빛공방에서는 일자리 제공사업과 더불어 의료·법률지원, 진학 직업훈련 프로그램, 사회통합프로그램 등을 통해 성매매 피해여성들의 재유입 가능성을 차단하고 스스로 생계를 책임질 수 있는 경제적 자립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성매매 피해여성들의 전업을 위한 훈련·준비단계 프로그램으로는 의료·법률지원과 직업훈련 및 진학교육, 전업·사회통합 지원(적성검사 및 직업상담, 소양교육, 창업지원 및 창업자 사후지원), 일자리 제공사업(공동작업장, 인턴십프로그램, 사회적 일자리 창출사업) 등이 마련돼 있다.

직업훈련과 진학교육은 참여자들의 욕구를 반영해 전문적 기술을 익힐 수 있도록 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자신이 희망하는 직업에 대해 직접 설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참여 여성들은 퀼트공예나 마술지도사, 바리스타, 네일아트전문가, 피부관리사, 메이크업 아티스트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직종에 도전할 수 있다. 또한 직접 성매매 피해여성들을 상담하는 인권센터의 활동가로도 진출하기도 한다.

달빛공방은 자활센터 참여자들을 대상으로 홈패션 공방과 도자기 공방의 공동 작업장을 운영하고 있다. 참여자들은 월 100시간 이상 근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 달에 50만4천원을 받을 수 있으며, 월 130시간 근무시 65만원까지 수령할 수 있다. 지원기간은 1년이지만, 심사과정을 거쳐 최장 3년까지 연장할 수 있다.

성매매 피해여성들은 새로운 일자리에서 교육을 받으며 당당한 사회 구성원으로 나아간다는 점에 자부심도 있지만, 월 65만원으로 한 달을 지내기는 쉽지 않다.

최강미라 강강술래 사무국장은 "참여자들 대부분은 경제적 어려움이 큰 편이다"며 "공부와 일을 병행하며 대학까지 진학한 한 여성이 등록금 등 경제적 사정으로 다시 업소로 돌아간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최 사무국장은 "낮에는 학교에 나가고, 밤에는 업소에서 일하며 생활했던 그는 졸업 후 탈성매매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가끔씩 경제적 어려움으로 다시 돌아가는 여성들을 보면 힘이 빠질 때도 있다"고 말했다.

일자리 제공 프로그램과 더불어 집단상담이나 직업상담을 통해 도움을 받고 비슷한 일을 하는 기관을 방문하며 동료애를 키우려고 전업 및 사회통합지원 프로그램도 제공한다.


국제자활전시회에 출품된 달빛공방 참여자들의 작품

집단프로그램인 '나로살기' 집단 및 심리치유 프로그램은 느낌나누기, 별칭짓기, 놀이치료, 나 다시 돌아갈래, 나는 자랑스러워 등 총 15강으로 나눠 진행되며 워크숍과 토론회도 병행한다.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사슴(별명)은 "처음에는 무척 하기 싫었지만, 몇 회를 하다 보니 나를 찾아가는 시간이 됐던 것 같다"며 "한편으로는 내 마음속에 응어리 같은 것들을 풀어낼 수 있었으며, 나란 존재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하는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바다새는 "함께한 활동가들과 조금 더 깊고 특별한 관계를 맺어 마음이 따뜻하기도 했지만, 용기가 없어 편안하게 내 마음을 열어놓지 못한 것 같다"며 "아픔을 너무 깊이 담아두고 있어 다시 꺼내면 큰 상처로 돌아올 것만 같아 표현하지 못하고 눈물만 흘렸지만 조금씩 나타내면서 상처를 치료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달빛공방 참여자들이 직접 수공예로 만든 제품들은 인터넷 쇼핑몰 핑거팝(www.fingerpop.co.kr)에서 구입할 수 있다. 핑거팝은 액세서리와 쥬얼리 제품을 비롯해 패션, 가방, 인형, 가방 등 다양한 종류의 제품들을 판매한다.

배임숙일 인권희망센터 대표는 "성매매 피해여성들이 현장에서 3년 동안 지냈다면 회복에는 배 이상인 6년이 걸린다"며 "이곳에서는 3년 동안 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지만, 피해 여성들의 회복과 자립을 지원하기는 길지 않기 때문에 제도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시민과 함께하는 인터넷 뉴스 월 5,000원으로 소통하는 자발적 후원독자 모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