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병! 약인가? 병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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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병! 약인가? 병인가?
  • 황원준
  • 승인 2013.03.02 00: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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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원준의 마음성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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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필자의 아들이 근처 아이스크림 가게에 알바를 하고 있었다. 필자 내외는 직원 부부와 함께 저녁식사를 하고 아들 알바 가게에 격려차 방문하여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었다. 이게 왠일인가? 어느 작은 여고생과 함께 여학생 어머니가 필자의 아들을 언성을 높여 가며 사장님 어디 있냐? 우리 아이가 먼저 기다리고 있었는데 순서를 지키지 않고 앞에 사람을 먼저 주고 자기 딸아이에게 늦게 주었냐고 혼내는 것이었다. 잘잘못을 모르고 아들이 혼나는 모습을 보는 순간은 잠시는 화가 치밀었다. 그러나 그런 마음의 고생 알바를 하면서 사회경험이려니 하고 지켜보고 있었다. 사장님과 아들에게 뭐라고 하더니 이내 사라졌다.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인 필자는 여학생과 어머니가 참으로 측은하게 느껴졌다. 가정의 모습이 그림 그려지듯 눈에 선하였다. 엄마가 자기 딸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모르지만 건강하지 못하고(unhealthy) 비교육적인 양육태도일 것으로 짐작되었다. 아이의 자발성, 자율성(autonomy) 깡그리 무시하고 스스로 있는 자신의 의지(will) 자라지 못하게 짓밟아버리는 양육방식인 것이다.
요즘 학교가 무너진다고 한다. 소위 대안학교도 생기고, 탈학교 모임도 많아졌다. 여러 가지 원인이 있을 있으나 대인관계를 잘하지 못한다고 말할 있다. 조직화된 단체생활이나 사회생활을 영위하는데 피할 없는 일이 바로 대인관계(interpersonal relationship)이다. 또래 아이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경우, 왕따라는 새로운 현상도 나타났다. 당하는 사람이든 가해를 하는 사람이든지 정신의학적으로 보면 동전의 뒷면과 같은 동일한 문제로 있다.
중에 공주병이나 왕자병이라고 놀림 받는 아이들이 있다. 적당한 정도의 공주병은 자신감 있는 아이라고 말할 있다. 지나쳐서 또래 아이들로부터 왕따를 당하지 않을 정도로 말이다. 적당한 정도라는 기준을 정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렇지만 그로 인하여 사회적, 직업적 또는 가정적인 일에 지장을 초래할 정도여서 남들로부터 왕따를 당한다면 병적이라고 있다. 병적 공주병을 정신의학적으로 자기애성 인격장애(narcissistic personalitydisorder) 라고 있다.
자기애성 인격특성은 특히 사춘기에 흔하지만 성인이 되면서 반드시 자기애성 인격장애로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필수 증상은 자신의 중요성에 대한 과장된 지각, 칭찬에 대한 욕구, 감정 이입의 결여 등의 광범위한 양상이 성인기 초기에 시작되어 다양한 상황에서 나타난다.
다음 9가지 증상 중에 5항목 이상이면 병적이라고 진단된다.
1)자신의 중요성에 대한 과장된 지각을 갖고 있다. 예를 들면, 자신의 성취나 재능을 과장한다든지, 뒷받침만할 성취도 없으면서 최고로 인정되기를 기대한다.
2)끝없는 성공에 대한 공상과 권력, 탁월함, 아름다움, 또는 이상적인 사랑에 대한 공상에 자주 사로잡힌다.
3)자신이 특별하고 독특하다고 믿고, 특별한 사람이나 상류층의 사람들만이 자신을 이해할 있고, 또한 그런 사람들(혹은 기관) 하고만 어울려야 한다고 믿는다.
4)과도한 찬사를 요구한다.
5)특권 의식을 가진다. 예를 들면, 특별우대를 받을 만한 이유가 없는데도 특별 대우나 복을 바라는 불합리한 기대감을 가진다.
6)대인관계가 착취적이다. 예를 들면, 자기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타인들을 이용한다.
7)감정이입 능력이 결여되어 있다. 타인들의 감정이나 요구를 인정하거나 확인하려 하지 않는다.
8)자주 타인들을 질투하거나 타인들이 자신에 대해 질투하고 있다고 믿는다.
9)거만하고 방자한 행동이나 태도를 보인다.
만성적 경과를 보이며, 자신이 최고라고 착각을 고치기가 쉬운 것은 아니다. 정신분석적 치료가 가장 합당하지만 역시 어려운 치료과정이다. 우선은 자기 자신에게 향해 있는 모든 관심이나 정신 에너지를 타인을 향하여, 외부의 세계에 발산할 있도록 도와 주어야 한다. 동반된 정서적 증상이나 행동적 문제는 약물치료가 필요하며 안정된 모습을 찾아 가게 한다. 가능하면 혼자 보다는 여러 사람들과 어울려서 활동할 있게 한다. 건강한 사랑은 받기만 하는 것보다도 주고 받는 사랑(give-and-take) 가장 아름다운 임을 깨닫게 한다. 필자의 경우는 적당한(optimistic) 공주병이나 왕자병 세상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자신감의 표현이라고 강조한다. 지나쳐서 문제이지 지나치지 않은 적당한 정도의 공주병은 특히 자신감이 없고 우울하며 소극적인 사람에게는 더더욱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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