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와 음악으로 아픔을 치유하는 콘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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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와 음악으로 아픔을 치유하는 콘서트
  • 이병기 객원기자
  • 승인 2013.03.14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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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 기획, 16일 '힐링콘서트 공감' 쇼케이스 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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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덕현, 안세권, 최의성씨(왼쪽부터)
 
"해남 땅끝마을 출생인 저는 중학교때까지 태권도 전라남도 대표였습니다. 불행히도 운동의 꿈이 다리 부상으로 좌절됐죠. 고등학교 시절엔 학교 징계는 물론이고 경찰서도 수시로 다녔습니다. 전교 꼴찌였죠. 고3때 새로 오신 음악선생님의 권유로 성악을 하게 됐습니다. 한 달 만에 전국콩쿨 대상을 타고 다음 달에는 문화부 장관상을 탔습니다. 이듬해에는 경희대학교에 입학하게 됐죠. 여러분들도 포기하지 말고 꿈을 꿨으면 좋겠습니다. 전교 꼴찌인 저도 해냈으니까요." - 안세권(25)씨 힐링콘서트 中
 
한국의 '일 디보(il divo)'를 꿈꾼다
 
이야기가 있다. 사연이 있고 아픔이 있다. 그들의 어두웠던 과거가 말과 노래로 관객에게 고스란히 전해진다. 관객들은 그들의 아픔 속에서 자신의 슬픔을 꺼내고 음악으로 치유한다. 단순히 노래쟁이가 음악을 들려주는 콘서트가 아니라 감성을 나누고 공감하는 '힐링'의 자리다.
 
케이블TV tvN의 '코리아 갓 탤런트 시즌2'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과 눈물을 선사했던 3인의 가수가 인천에서 새로운 첫 발을 내딛는다.
 
맥 기획(Director 김창일, 42)은 오는 16일 한국의 일 디보(il divo)를 꿈꾸는 조덕현(45), 최의성(33), 안세권(25)의 '힐링콘서트 공감' 쇼케이스를 진행한다.
 
구월동에 위치한 '아리곳'(아름다운 리듬이 있는 곳)에서 오후 6시부터 시작하는 이번 공연은 3인의 가수가 오페라와 팝페라, 크로스오버의 선률로 관객을 찾는다. 아울러 그들의 아픔이 담긴 동영상과 이야기가 더해져 관객들의 가슴 속으로 젖어들 예정이다.  
 
인천지역 공연문화의 선두주자가 되겠다는 야심찬 각오를 목표로 출발하는 맥 기획의 김창일 디렉터를 14일 구월동 '아리곳'에서 만났다.
 
- '힐링콘서트 공감'은 어떤 공연인지
 
세 명의 가수 모두 자신만의 아픔을 갖고 있는 분들입니다. 거의 좌절까지 갔었던 사람들이죠. 그런 분들이 어떤 계기로 다시 노래를 시작하게 됐고, 방송에 나가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게 됐습니다.
 
절망에서 희망을 찾는 가수 3인의 노력을 관객들과 소통하고 희망의 메시지를 주고자 하는 공연입니다.
 
- 세 분 모두 힘들었던 시기가 있었다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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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일 맥기획 디렉터
 
부모님이 바닷가에서 작은 식당을 운영하는 (안)세권이는 어렸을때 운동 유망주였어요. 태권도 전라남도 대표와 씨름 해남군 대표도 했죠. 중학교때 부상으로 다리를 다치고 고등학교때는 삶 자체가 무미건조 했습니다. 사고도 많이 치고 등수도 전교 꼴찌였죠.
 
그러다가 고3때 음악선생님의 끈질긴 권유로 성악을 시작했는데, 1개월 만에 전국대회 대상을 탄겁니다. 전교 꼴찌가 경희대 성악과에 입학하게 됐습니다.
 
(조)덕현이 형님과는 오래 전부터 알던 사이였어요. 가끔씩 술자리에서 흥이 돋으면 양해를 구하고 '오솔레미오'를 불렀는데 자리에 있던 모두가 감탄했죠.
 
재능은 있지만 꿈을 접고 사업을 했어요. 남동공단에서 공장을 하다가 70억 부도를 맞았죠. 가맹사업도 해보고 돈가스 가게도 했지만 다 망했죠. 죽으려고까지 했어요.
 
형님이 올해 마흔 여섯인데 늦둥이가 생겼어요. 수입이 없으니 어쩔 수 없이 송도에서 일용직 건설노동자도 하고. 그러다가 텔레비전에 나오게 됐고 다시 한 번 인생의 터닝 포인트를 맞게 됐습니다.
 
(최)의성이는 학교를 12년째 다니고 있어요. 한때 팝페라 그룹에도 참여했는데 소속사에 사기를 당했죠. 돈이 없으니 학교를 다닐 수가 없었어요. 아르바이트로 등록금을 마련해 한 학기를 다니고 또 휴학하고. 그러다 보니 12년째 다니고 있죠.
 
꽃집 총각에서부터 골프장 캐디, 커피숍 서빙, 라이브카페 노래 아르바이트 등 안 해본 일이 없습니다.
 
- 자신들의 '아픔'을 관객과 공감한다는 점이 기존 콘서트와는 다른 점 같다
 
노래는 일종의 보조일 수도 있습니다. 단순히 노래만 잘하는 사람들의 공연이 아니라 자신의 아픔에 대한 이야기들을 진솔하게 끌어내는 자리입니다.
 
공연 중에 가수들이 지내왔던 삶을 인터뷰하는 영상을 보여줍니다. 음악과 이야기가 있는 신개념 콘서트라고 할 수 있죠.
 
중요한 점은 연출이 전혀 가미되지 않은 솔직담백한 콘서트라는 것이죠. 관객들은 그들의 아픔을 들으면서 자신의 아픔을 어루만집니다.
 
다른 이들에게 말하지 못했던 슬픔들이 음악을 통해 꺼내지고 치유하게 됩니다. 공감으로 웃음과 울음이 어우러졌을때 참된 힐링이 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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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인도 아픔이 있나?
 
저 역시 어릴 때부터 예술을 하고 싶어 했어요. 한때는 주전자 심부름이라도 좋으니 극단에 들어가고 싶었죠. 하지만 집에서 반대도 많았을 뿐더러 아버님이 일찍 돌아가시는 바람에 두 동생들을 꾸려가야 하는 처지였어요.
 
가장이 없어지니 가정이 끝나버렸어요. 어린 마음에 좌절도 많이 했죠. 길에서 노숙도 많이 하고. 질풍노도의 시기였습니다.
 
간간히 밴드 생활을 하기도 했지만, 계속 직장 생활만 했어요. 그러다가 서른 다섯때 우연히 돌체를 운영하던 최규호 선생님을 만나게 됐죠. 최 선생님의 권유로 연극을 시작했고 스텝으로 활동하기도 했습니다.
 
그들과 저는 아픔이라는 공감대가 있었고, 함께 새출발을 하게 된 것 같아요. 그래서 더욱 감성적 공연을 유치하려는 욕심이 있는지도 모르겠네요.
 
-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인천의 경우 종합문화예술회관을 비롯해 각 군구에서 운영하는 공연시설들을 보면 시민들을 위한 프로그램 보다는 때마다 짜집기 하는 공연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접근하는 프로그램 보다는 일부만이 향유하는 공연활동이 많은 것 같아요. 우리는 청소년들부터 장년층까지, 연인들끼리도 함께 부담없이 볼 수 있는 공연을 준비하려 합니다. 아울러 문화취약계층, 도서지역 주민들의 소외감을 보듬어 줄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 주고 싶습니다.
 
자극적 소재가 아닌 감성적 다가섬으로 공감을 이끌어 내고 감동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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