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3세가 지나면 자신의 사랑을 남에게 베풀어 보는 실험을 해 보고, 남녀간의 성 차이가 무엇인지를 알려고 한다. 자기 주위의 세상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갖게 되고, 남에게 사랑을 주기 시작한다. 그리고 추상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기게 된다. 가족간의 관계에서 동성인 부모를 닮아가려는 동일시(identification)도 일어난다. 자기와 이성인 부모에게 애정을 주게 되면서 동성인 부모와 경쟁을 하게 된다. 형제 자매들간에는 부모의 사랑을 독차지하려는 형제 자매간의 경쟁(sibling rivalry)이 일어난다. 즉, 가족간의 경쟁(power politics)이 일어나게 된다.

 

 부모의 자녀에 대한 태도를 세가지로 나눌 수 있으며 그에 따라서 성인이 돼서 대인관계에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첫 번째는 부모의 태도가 불만스러운(dissatisfactory) 부모이다. 태어나지 않았으면 했거나 미움을 받는 아이가 부모를 닮으려고 하겠는가? 부모 자신이 남성이거나 여성인 것에 대하여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으면 아이를 남성이나 여성으로서 잘 키우지 못할 뿐만 아니라 아이도 닮으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두 번째로 적개심이 가득 찬(hostile) 부모이다. 부모가 너무 심하게 벌을 주거나 윽박지르면 아이는 경쟁에서 회피하거나 포기하거나 또는 마음속 깊이 억압해 버리고 만다. 자녀에 관심이 많은 아버지는 자기 아들이 아버지를 이기려고 하는 모습을 발견할 때가 있을 것이다. 88올림픽 슬로건이 '더 높이 더 멀리 더 오래'이다. 올림픽에 출전한 선수인양 화장실에서 만난 어린 아들은 아버지보다 오줌을 '더 높이 더 멀리 더 오래' 싸려고 작고 예쁜 고추를 치켜 세우는 모습을 보인다. 아버지가 어떻게 해야 아들의 기를 살려 주는지 생각해 보게 하는 대목이다. 아버지를 이기려는 마음의 힘이 훗날 ‘아버지같이 나도 훌륭한 사람이 되어야지. 아니 더 나은 사람이 되어야지’라고 굳게 다짐을 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너무 선정적인(seductive) 부모도 문제가 된다. 부부갈등이 심한 부부는 아이를 서로 자기편이 되게 하려고 할 것이다. 이 때 한편이 된 성에 대해서는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지만, 반대인 성에 대해서는 멀리하게 되어 성인이 되어서도 한쪽에 치우친 관계를 유지할 수 밖에 없다. 이와 같이 부모의 태도에 따라서 그 아이의 장래에 남성.여성을 대하는 태도, 즉 이성간이나 동성간의 대인관계의 질이 결정되는 데 깊은 관련이 있다. 이 시기에 적절한 가족간의 관계가 문제가 일어나면 동성애적 경향을 보일 수 있다.

 부부갈등까지는 아니어도 보편적으로 아버지가 큰 아이 또는 작은 아이를 먼저 선택하여 더 사랑과 관심을 주게 되면 어머니는 아버지 사랑으로부터 배제된 아이를 보상적으로 사랑하게 된다. 자연스럽게 가족간의 편이 갈라지게 된다. 아버지로부터 예쁨을 받지 못한 딸의 경우에는 아버지를 이성의 대표로 생각하고 이성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자라게 되어 이성보다 동성을 더 선호하거나 자신이 남성의 역할을 하려고 하는 경향(tom-boyish, masculine)으로 자랄 수 있다. 반대로 어머니로부터 예쁨을 받지 못하고 자란 아들은 어머니로부터 사람을 받지 못하고 심하게는 버림을 받았다고, 거절을 받았다고(rejection) 여기게 된다. 이 때 어머니는 모든 이성의 대표로 받아들여져 이성에 대한 갈망이나 소망(wish)을 가지게 되어 여성적인 남성(feminine)으로 자라게 된다. 

 

 그래서 이 시기에 자란 아이들이 청소년기에도 자기 부모의 동성 또는 이성을 닮아 가면서 다양한 모습으로 건강하게 성장하게 된다. 부모의 동일시(identification)를 통한 아들과 딸의 성적 역할(sexual identity)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게 된다. 그러므로 아버지와 어머니가 큰 갈등 없이 아버지의 역할과 어머니의 역할이 적절하게 분담되어 건강하게 보여줄 때 그 모습을 보고 자란 아들과 딸은 자신의 성적 역할(sexual role)을 적절하게 수행하며 자랄 수 있다. 가정에서의 가족간의 관계, 학교에서 친구간의 사교성, 그리고 그 밖에 다른 여러 사회에서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과의 인간 관계가 이 시기를 통하여 정신적으로 보다 건강한 모습을 보여주며 살아가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