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재’에서 ‘혼합재’로서의 예술의 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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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재’에서 ‘혼합재’로서의 예술의 진보
  • 조경환
  • 승인 2013.04.11 19:16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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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칼럼] 조경환/부평아트센터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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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아트센터에서 재직하는 필자가 고민하는 것이 있다. 아트센터의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사회를 주변부를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그리고 지역민들께 아트센터의 존재를 통해 문화향유의 영향력 확대를 증진시킬 수 있을까 하는 것들에 대한 기획자, 관리자, 경영자로서의 고민이다. 거기에는 공공성, 합리적 운영, 경영성과에 대한 나름의 고민이 있는 것이다. 그리고 ‘공공 철학’을 지역주민들에게 어떻게 잘 전파할 수 있을까하는 것도 늘 고민하고 있다.
 
보통 아트센터를 방문하는 경우, 개최하는 각종 문화 예술 프로그램에 기대하는 바가 크다. 다시 말해서 예술의 '감동'과 '재미'를 기대하고 방문을 하게 된다. 반면에, 아트센터에 사정상 올 수 없는 또 다른 관객 들은, 아트센터가 발신하고 있는 공공성과 명성을 중시하시면서 평가한다. 아트센터의 입장에서는 어느 한 쪽도 소홀히 할 수 없는 소중한 관객 들이다. 여기에서 공립문화시설로서 지역아트센터의, 공공성과 대중성의 딜레마는 시작되는 것이다. 왜냐하면 양쪽의 관객 분들의 기대를 모두 충족할 수 있는 예술경영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운 부분이 존재하고 있다. 그것들을 해결하기 위한 아트센터 구성원들의 부단한 노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아트센터는 일반 영화관보다 관객들이 쉽게 접근 용이한 공간은 아니다. 우선 전문적이라는 생각을 갖게 한다. 클래식 공연을 할 경우 음악에 대한 지식이 없으면 접근하기 힘들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연극은 왠지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뮤지컬은 가격이 비싸서 티켓 구입의 결정을 내린다는 것이 여간 힘들지 않다.
일반인들에게 아트센터는 이런 저런 이유로 해서 접근이 용이하지가 않다. 그래서 아트센터에 재직하는 우리들은 아트센터 공간의 심리적 거리감을 어떻게 극복해야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는 것이다.
답은 명확하다. 아트센터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공간을 활용해 접근 용이하게 만들고 심리적 거리감을 느끼지 않도록 흥미진진한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만만한 아트센터를 만드는 것이 관건이다. 최근 들어 이러한 예술경영, 경제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들이 시작되고 있다. 예술, 문화와 경제에 대해서는, 경제학의 아버지 아담 스미스가 이미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현대적인 경제학가 예술, 문화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것은 우리나라에서는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그것이 규모 있는 아트센터가 많아지면서 사회적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실용주위에 입각해서 예술지원제도가 미약했던 미국에서 예술에 대한 지원이 논의가 된 것은, 미국의 경제학자 보몰과 보웬(Baumol and Bowen)이 《 공연예술: 경제적 딜레마 》 ( Perfoeming Arts: The Economic Dilemma, 1966)을 저술한 이후이다.
그들의 분석에 의하면, 경제적 곤란을 일어나는 사유는, “보물의 병(病)”이라고 하는 비용질환(Cost Discase)이다. 흔히들 우리는 “옛날이 좋았다”라고 하는 말을 자주한다. 그것이 과거의 물가가 지금보다 저렴했다는 뜻이 포함되는 경우가 있다. 옛날에는 "야채나 과일이 쌌다, 책을 더 싸사게 살 수 있었다“는 경우를 자주 본다. 경제가 성장하고 모든 면에서 풍부한 시대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사태가 벌어지게 된 이다. 사실 과거의 물가와 현재의 물가를 비교해보면, 가구나 가사용품에 비해 식품이나 서적의 바른 속도가 가격이 올랐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비용질환의 핵심은 생산기술의 진보에 있다. 자동차산업에서의 생산기술의 진보는 1명의 노동자가 한 달에 만들 수 있는 자동차의 생산대수는 증가했다. 이것을 경제학에서는 “생산성이 높아졌다”라고 하고, 반대로 손수 만드는 도자기는 생산기술이 진보하지 않아 “생산성이 높아지지 않았다” 는 것이다. 예술이 위의 같이 서비스 한 사람 한 사람의 대상으로 하는 것은 아니지만, 공연하고자 하는 것이 매 공연마다 다르기 때문에 제품을 규격화하는 것은 어렵다.
 
따라서 오늘날의 예술경영은 ‘공공재’로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혼합재’로 인식하여 병원이나 교육기관처럼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예술경영의 핵심이 아닌가 싶다.
그리고 생산성의 초점은 많은 관객들이 아트센터를 찾아서 문화 복지차원에서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지역 연계 문화예술 사업을 확대해 가는 것이다. 이제는 프로그램을 공급받아서 유통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에서 소비할 수 있는 문화예술의 보급 사업이야말로 예술에 있어서 비용질환을 줄이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유럽에 비해 극장 문화에 대한 사회적 인지도가 미약한 동양권에서는 지역과 연계한 커뮤니티 프로그램 개발을 통해 다수가 그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예술 기획자의 노력이 절실하다고 하겠다. 시장가치는 낮지만 소중한 가치가 있는 문화 예술이 더욱 더 지역에서 도약하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문화 예술이 단순히 공공재로서 국가나 지방정부의 지원을 받는 것으로 안주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자생력과 경쟁력을 갖추어야 향후에는 더욱 더 존재가치를 드높일 수 있는 존재가 될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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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인 2013-04-15 19:14:32
종종 올려주시는 조관장님의 칼럼을 통해 인식하지 못했던 많은 지식과 지혜를 얻고 있음에 감사를 드립니다

조경환 2013-04-20 21:53:44
이영인선생님. 따듯한 격려의 말씀,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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