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와 씀바귀, 자연이 주는 먹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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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와 씀바귀, 자연이 주는 먹거리
  • 최향숙
  • 승인 2013.04.12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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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최향숙/경인여대 식품영양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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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이 주는 먹거리들이 풍성해지는 계절이다. 봄이 되면 들판의 양지바른 곳에 민들레를 쉽게 볼 수 있다. 민들레는 국화과의 쌍떡잎식물로 줄기는 없고, 잎이 뿌리에서 뭉쳐나며 옆으로 퍼진다. 잎은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고 털이 약간 있다. 4∼6월에 흰색이나 노란색의 꽃이 피고 잎과 길이가 비슷한 꽃대 끝에 꽃자루가 없이 작은 통꽃이 핀다. 땅에 붙어 자라기 때문에 앉은뱅이, 안질방아 등으로도 불린다. 봄에 어린잎을 식용하는데 쌉쌀한 맛이 있어 식욕을 돋우는 역할을 한다. 나물로도 먹지만 샐러드로도 좋은 식품소재이다. 식용 외에도 관상용, 약용으로 최근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식물이다. 민들레는 이른 봄부터 6월까지 꽃을 피웠다가 솜털같은 씨앗을 날려 여름이 오기 전 다시 싹을 틔운다.
민들레는 여러해살이풀로 겨울을 나기 위해 가을부터 겨울에 이르기까지 뿌리에 영양분을 많이 저장한다. 이른 봄에 땅속을 파내면 영양분을 함유한 꽤 굵은 뿌리를 캐낼 수 있다. 이 뿌리를 썰어 무치거나 튀기면 훌륭한 봄철 영양식이 된다. 봄철 민들레꽃이 무성해지면 꽃과 뿌리를 채취하여 민들레酒를 담가 1개월 정도 숙성시킨 후 먹으면 해열, 천식, 가래의 제거에 좋으며 이뇨에도 효능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민들레는 인후염, 급성간염, 황달에 효과가 있으며, 열로 인해 소변을 못 보는 증세에도 사용한다.
민들레의 쓴맛 성분은 테트라하이드로리덴틴(tetrahydroridentin), 저마크란올라이드(germacranolide) 등이며 뿌리에는 타라사코사이드(taraxacoside), 스코포레틴(scopoletin) 등이 함유되어 있는데 이들이 입맛과 소화를 촉진한다. 이 외에도 다양한 유기산이 함유되어 있으며 이러한 다양한 성분들이 항산화 효과를 보인다. 민들레 추출물은 위장 장애의 간접적인 요인이 될 수 있는 라디칼의 소거 작용 및 활성산소로부터 세포막 보호에 대한 효과가 우수하며 위점막 보호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또한 민들레 발효물은 항산화, 항염증에 탁월한 효과를 보이며 효소활성을 증가시킨다.
 
봄에 미각을 돋우는 또 다른 산채로 씀바귀가 있다. 씀바귀 역시 국화과의 여러해살이 식물로 쓴맛이 있기 때문에 고채(苦菜), 쓴나물, 씸배나물 등으로 불린다. 씀바귀는 예로부터 강장식품으로 애용되어 왔다. 잎, 줄기, 뿌리를 데쳐서 물에 담갔다가 갖은 양념으로 무쳐먹으면 이른 봄의 미각을 자극하는 산채로 훌륭하다. 민간에서는 진정, 건위, 식욕촉진 등을 위해 사용되어 왔다. 흰색 꽃이 피는 것을 흰씀바귀, 노란색 꽃이 피는 것을 꽃씀바귀라고 한다.
씀바귀를 수증기 증류하여 얻은 정유(精油)에는 생리적 활성을 지니는 다양한 테르펜화합물(terpenoid)이 함유되어 있다. 이 중 한 성분인 카리오필렌(caryophyllene)은 식물, 특히 향신료 및 약용 식물 등에서 추출된 정유의 성분 또는 과일에 포함된 방향성 화합물의 구성 성분으로 존재하는 탄소 15개의 세스퀴테르펜(sesquiterpene) 화합물이다. 필자가 연구한 바에 의하면 알파-카리오필렌(α-caryophyllene), 베타-카리오필렌 (β-caryophyllene) 및 카리오필렌 옥사이드(caryophyllene oxide)가 국내산 씀바귀에서 확인되었다. 카리오필렌은 항염증 작용이 있으며 뇌신경세포에서 항염증 효과를 보임으로서 뇌신경세포를 보호하는 기능이 있다. 따라서 뇌졸중에 대한 긍정적인 효과로 최근 관심을 받고 있다. 또한 베타-카리오필렌은 간암, 자궁암 등에 대한 항암효과가 보고된 바 있다. 씀바귀는 많은 여성들이 겪고 있는 월경전 증후군에도 효과가 있다고 연구된 바 있다. 이 외에도 씀바귀에 함유된 방향성 화합물에는 쇼부논(shyobunone), 카디놀(cadinol) 등이 있다. 쇼부논은 창포에서도 확인된 성분이며 카디놀은 항산화효능이 있다고 보고된 바 있다. 봄철을 알리는 친숙한 산채인 민들레와 씀바귀를 식탁에 올려놓음으로서 잃었던 미각도 찾고 건강도 찾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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