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교육을 경영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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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교육을 경영하지 마라!
  • 류성환
  • 승인 2013.07.01 0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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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칼럼] 류성환/문화기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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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급히 알려야 하는 내용이 있어서 늦은 시간 실례를 범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우리 미술전공과 시각디자인 전공을 문과대로 통합시켜 학제개편안을 발표했고 바로 내일 통과시킨다는 내용을 학교본부가 발표했습니다. 학교 측은 학생들과의 논의 없이 일방적으로 학제개편안을 통과시키려하고 있습니다. 부디 저희에게 힘을 실어주십시오" 라는 문자 메시지가 자정을 넘어서 들어왔다. 인하대학교 미술과 학생회장의 문자 메시지엔 다급함이 영력했다.
새벽에 학교를 방문했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우선 대학 내 학과 교수님들 사이엔 조건부 찬성과 반대로 나뉘며, 학교 측에 동조하는 분위기로 흘렀다고 한다. 후에 학생들이 본관 반대시위를 하고 나서야 학제개편안은 원점으로 돌릴 수 있었다고 한다.
얼마 전 인하대학교 미술과에서 있었던 일이다. 인하대는 독어과를 폐과하고 예술경영과로 개편했고, 미술과는 작년에 동양화 교수 공백 상태임에도 교수 충원 없이 일 년째 수업을 하고 있다고 한다. 얼마 전 청주대학교 서양화과 폐지와 무용과 한국음악과 폐지, 서원대를 비롯한 지방대학의 예술과와 인문과 폐과를 계속 자행되고 있다.
이런 징후들 속에 학제개편안은 미술과 학생들에겐 과 존폐의 긴급한 문제였다.
해 마다 대학 재정지원평가와 맞물려 가장 긴장하는 학과는 순수예술학과와 인문학이다.
수난의 기준이 돼는 이유는 대학 재정지원평가 항목에서 재학생 충원율과 취업률 반영비율이 각 30%, 20%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부의 획일적 취업률 적용의 잣대는 대학이 살아남기 위한 구조조정을 임기응변(臨機應變)으로 과를 탈바꿈시키거나 폐과하는 작금의 행태다.
하지만 취업률 저조라는 이유로 순수예술관련 학과나 인문학에 대한 폐과를 결정하는 여러 가지 요인이 타당하지 않다. 일반 기업의 구조조정과 같은 방식의 학과 폐지보다는 대학자체의 경영부분에 대한 구조조정이 현실적으로 먼저다.
순수예술학과의 폐과는 단지 대학 내 재학생들의 문제로 끝나는 일이 아니다. 대게 순수예술학과의 지역 내 위치는 그 지역문화예술 발전에 많은 부분 졸업생들이 직,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쳐 왔다는 것이다. 예술과가 사라진다는 것은 장기적으로 지역사회에 주민들의 문화예술 향유기회가 줄어드는 현상을 초래할 수밖에 없고. 애써 다져온 문화예술계의 풍토를 자멸시키는 길이다.
순수예술과 인문학은 바로 성과를 드러내는 실용학문이 아니다. 하지만 우리의 김치, 된장 맛처럼 세월 안에 발효될 시간만 주어지고, 기다릴 줄 안다면 그 참맛은 다른 장르와 잘 어우러지는 풍미로 산업계 전반에서 그 파급력을 느낄 수 있게 될 것이다.
실제로 많은 기업CEO들이 미술관을 찾아다닌다. 예술품이 그저 벽면을 장식하는 장식품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창조적인 발상 전환의 매개체이자, 회사의 이윤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아이디어 창고 이기도하다. 
자유로운 사고체계의 융합인, 창조적 대안을 재시 할 수 있는 통합형 인재를 이 사회는 원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인물로 레오나르도 다빈치며 , 애플신화의 스티븐잡스를 떠 올려 볼 수 있을 것이다.
후자인 스티븐 잡스가 살고 있던 세상을 보자. 예술과 인문학을 취업률로 확인하려 하지 않았다.    
예술작품을 접하는 것은 답이 정해져 있지 않다. 다양한 맛의 공기를 마시는 것과 같이 우리의 사고를 폭넓게 관대해지게 한다. 다양한 시야의 경험은 사람들과의 소통의 거리를 좁히게 한다.
어느덧 한국인의 빨리 빨리 문화가 예술계에도 경영되어지고 있다.
문화콘텐츠, 예술경영과로 열심히 붓대를 만들고 급하게 잡은 MSG 잔득 먹인 돼지털로 붓촉도 붙여 붓을 만들었지만 정작 붓을 사용할 예술가는 없는 기형적 문화지형이 오고 있다. 먼저 각 예술학과와 인문과에 적용하는 취업률 평가적용률을 0%로 두자.
더 이상 우리나라 교육부는 미래의 이중섭, 피카소에게 취업했는지? 깜도 안 되는 질문을 던지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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