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색으로 겨울 이겨낸다"
상태바
"푸른색으로 겨울 이겨낸다"
  • 신종철
  • 승인 2013.08.01 21: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강화들꽃산책(14) 인동덩굴
777.JPG


 
날씨기 점점 더워지는 6월에 산행을 하다 보면 희고 노란색 꽃으로 뒤덮인 덩굴을 쉽게 볼 수 있다. 인동덩굴이다. 인동초로 잘 알려진 인동덩굴은 흔히 인동초라고 부르지만 목본식물이므로 풀 초(草)가 들어간 인동초는 옳은 표현이 아니다. 덩굴 식물이므로 인동덩굴이라 부르는 것이 식물의 특성을 잘 표현한 가장 좋은 이름이라 생각한다. 참을 인(忍), 겨울 동(冬)자를 써서 인동이라 하는데 많은 사람들이 잎이 푸른색으로 겨울 이겨낸다 하여 인고의 의미를 부여하기를 좋아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을 인동초 인생이라 부른 것도 그의 파란만장한 인생을 가리켜 한 말일 것이다. 이런 연유로 김대중 씨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그해 봄에 인동덩굴을 김대중꽃이라 하여 전국의 꽃가게에서 작은 포트 묘 하나에 당시 5천여 원씩에 불티나게 팔린 적이 있었다. 실은 전국의 산과 들에 지천으로 자라고 꽃피는 덩굴인데 김대중 대통령 덕을 톡톡히 본 들꽃이다.
인동덩굴의 꽃은 처음에는 흰색으로 피지만 뒤에는 노란색으로 변하기 때문에 금은화(金; 노란색, 銀;흰색, 꽃;花)라고도 부른다. 그래서 한 나무에 흰색과 노란색의 두 가지 꽃이 피는 것처럼 보인다. 겨울의 매서운 추위를 이겨내고 꽃을 피우는 들꽃이라서인지 꽃말이 ‘헌신적인 사랑’이라고 한다. 꽃말에 걸맞게 인동덩굴은 뿌리와 덩굴, 잎, 꽃을 다 약제로 내어준다. 약효가 적용되는 범위도 사람의 온 부위를 망라한다. 잇몸질환에서부터 목이 붓고 아픈데, 소화기계의 위십이지장궤양, 설사, 이질, 치질, 비뇨기계의 신장과 방광, 혈관계의 패혈증과 백혈병, 그리고 간의 해독, 골수염과 늑막염, 피부의 화상, 태독, 무좀, 습진, 눈의 결막염 등 신체 모든 부위의 질병 치료에 이용되는 것이니 인삼 보다 더 귀한 약초가 아닐 수 없다. 이렇게 귀한 약초가 전국의 들과 산에서 널리 자라고 있으니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특별한 복이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그 가치를 모르고 있는 것은 아쉬운 일이다. 너무 흔한 것이기 때문이리라. 하나님께서 주신 귀한 선물을 귀하게 여길 줄 알고 감사하는 것이 하나님께 대한 최소한의 예의가 아닐까?
요즘 외국에서 도입된 붉은인동을 정원과 공원에 재식하는 것을 자주 보면서 우리나라 원산인 인동덩굴은 푸대접하는 것 같아 미안한 생각이 든다. 큰 나무 줄기에 인동덩굴을 올리면 큰 나무는 나무대로 살고, 인동덩굴이 감고 오르며 꽃을 피우게 하면 관상용으로도 좋을 텐데… 필자의 집 뜰엔 붉은인동과 함께 우리 인동덩굴도 가꾸고 있는데 이 꽃이 필 때면 그 향기가 온 뜰에 가득하다. 꽃도 아름답고 향기도 좋고, 잎이나 꽃을 따서 차로 이용하면 건강에도 좋으니 이만큼 귀한 식물이 어디 있을까?
 
신종철 / 들꽃사진작가, 감리교 원로목사 (국화리 시리미 거주)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시민과 함께하는 인터넷 뉴스 월 5,000원으로 소통하는 자발적 후원독자 모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