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서 청년 활동가로 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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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에서 청년 활동가로 살기
  • 진달래
  • 승인 2013.08.18 17: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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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칼럼] 진달래 / 인천시 주민참여예산위원회 경제추진분과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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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여러분의 귀염둥이 녹색정치 아이돌 진달래라고 합니다. 저는현재 녹색당 당원이고 작년에는 녹색당 창준위에서 일했었습니다. <인천in>과는, 올해 초 주주총회 겸 콘서트 일을 도와드린 것이 인연의 시작이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그 전에도 송정로 대표님과 다른 기자님들께서 녹색당 행사를 찾아주시거나 글을 실어주셨지만요, 이번에는 이렇게 여성칼럼 필진으로 참여하게 되니 감회가 남다릅니다.

저는 인천 연희동에 사는 평범한 26세 여성 청년 백수입니다. 키는 160센치에, 몸무게는현대 생활패턴에 따른 과체중 범위에 있으니 정말 평범하죠. 제 동네 친구들의 태반은 백수이니 지위마저도확고하게 평범합니다. 안 평범한 점이 있다면 제 외모가 좀 예쁘고 귀엽다는 점일까요? ^^ 여러분은 이제 저의 평범한 하루를 보시게 됩니다.

아침 10시 반 기상. 지난 2주간 서울로 사회조사분석 방법론 수업을 들으러 매일 7시에 일어난덕에, 이번주는 아침에 늦잠 좀 자려고 합니다. 어 그런데, 주민참여예산 경제추진분과 부위원장님께 부재중 전화가 와 있네요. 역시매일 출근하시는 분들은 백수들이 이 시간에 자고 있다는 것을 이해해 주지 못하십니다. 바로 콜백을 하면잠긴 목소리가 드러날까봐 일어나서 기지개도 좀 펴고 네이버 뉴스와 페이스북도 좀 보다가 연락을 드려 봅니다. 곧열릴 주민참여예산 토론회에 참석할 시의원이 분과별로 중복되는 문제가 발생했고, 우리 분과도 포함되었다는이야기입니다.

아, 이게 왜 제 문제가 되었는지를 아시려면 제가 인천시 주민참여예산위원회 경제추진분과위원장 일을 하게 되었다는 말씀을 먼저 드려야겠네요. 참여예산위원회는 지난 7월 말에 위촉식을 한 100명의 정예 인천시민이라고 할 수 있죠. 누구에게 먼저 연락을 해야 하나 고민을 하며 아침으로 먹을 야채를 볶습니다.지난 주말에 강원도로 휴가를 다녀오면서 너무 많이 먹어서 다이어트가 필요할 것 같거든요. 양배추와양파, 호박과 감자를 볶은 뒤 토마토 소스와 물을 넣어 끓이면 다이어트에 좋다는 마법야채국(?)이 완성됩니다. 저처럼 식탐이 많은 사람은 차라리 칼로리가 적은음식을 해서 많이 먹는 게 나을 수도 있어요.

따로 정리를 하지 않아도 해야 할 일들은 그냥 눈 앞에 차곡차곡 나타납니다. 인천 문화잡지옐로우의 대표님께 연락이 와서 받아보니 지난 호에 실은 원고 정산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십니다. 팟캐스트녹음을 같이 하는 친구들에게 원고료 정산 부분을 전달하고 제가 원고료를 받으면 쏘기로 했던 버섯탕수를 언제 먹을지 카톡방에서 이야기를 나눕니다. 다른 카톡방은 어젯 밤에 조직에 관한 심각한 이야기를 나누다 정체 상태인데 그게 저 때문인가 하고 반성도 해봅니다.

내일 있는 분과위원회 공지도 해야겠다 궁금한 게 많아서 우리 분과를 담당하시는 시청의 주사님께 연락을 드렸더니, 자료집은 나왔으며 토론자로 오실 시의원은 이미 다른 분으로 바뀌었다는 말씀을 듣게 되었습니다. 정보의 차이인지 여기선 일이 이렇게 바뀌어 있네요. 어떤 이유로같은 날 진행되는 다른 토론회를 참석하시게 되었는지 분과위원장으로써 조금 궁금했지만 어른의 사정이려니 하고 덮습니다. 저는 바쁘니까요.

저녁에는 인천녹색당 정책모임 2차회의가 있습니다. 사실정당이 가장 경쟁력을 가져야 하는 부분이 정책이라고 볼 수 있는데, 초기 조직에 힘을 쏟고 중앙에서지원하는 캠페인들에 집중하다 보니 인천 고유의 의제와 정책에는 아직 손도 못 대고 있었습니다. 아직세 명으로밖에 이루어지지 않은 이 조직은 작지만 꿈은 나름대로 큽니다. 우리가 최대한 할 수 있는 일들을해서 다른 당원들의 의사결정을 수월하게 만들어 인천녹색당의 앞날 그리고 인천의 미래를 위해서 활동하는 파워레인저 같은 거죠. 그래서 제가 맡은 정당과 시민단체 등에 전화를 또 걸어서 정책자료를 부탁드려 봅니다.

오후에는 전철을 타고 도시농업네트워크 사무실로 가서 '내 밥상 위의 방사능' 강연에 참석합니다. 제 강연도 아니지만 비비도 안 발랐는데 JTBC에서 강연을 녹화하러 왔다니 당황했어요. 강연자는 원래 하시려던분이 아프셔서 오늘 처음 강연을 하는 서울녹색당 신지형 위원장님이 오셨습니다. 처음이라고 빼시다가도길고 많은 내용을 정말 이해하기 쉽게 잘 가르쳐 주시더군요. 도시농업네트워크 활동가들과, 아이를 임신한 부부와 그 가족, 그리고 다른 당원들이 모여서 오랜만에방사능 이야기를 나누는 값진 시간이었습니다. 프로젝터가 안 되어서 노트북 두 개를 가지고 프레젠테이션을돕느라 애를 많이 먹었어요.

 끝나고 바로 정책모임을 간단하게 가지는데, 주변에 워낙 사람들이 있어서 이야기를 제대로 하기가 좀 힘들긴 했어요. 적당히서로가 해온 과제를 확인하고 다음 주까지 1장짜리 발제를 좀 해보자는 이야기를 하고 뒷풀이를 하러 갑니다. 모임이나 회의를 하면 술이 빠지지 않게 마련인데, 저번 달에는 술을조금 마셨을 뿐인데 밤에 자다가 일어나서 세 번이나 토를 하는 바람에(어머니는 이걸 술체라고 표현하시더군요.) 이제 술은 끊기로 다짐했습니다. 하지만 요새 인천녹색당에서 가장핫한 모임인, 배다리의 한 작은 갤러리를 점거하고 노래를 부르며 맥주를 마시는 맥주 파티를 빠지고 싶은생각은 여전히 없지만, 배다리 '밭캉스'와 같이 하는 특별 맥주 모임은 다른 일 때문에 역시 못 가겠군요.

 특별한 직업이 없는 20대여성 청년은 이렇게 생각보다 바쁘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일상도 아마 '돈을 벌어주지 않는 일들'이 더 많이 바쁘게 만들고 있겠지요? 저라는 존재는, 어딜 가도 왜 그 자리에 내가 있는지에 대하여 긍정적이든부정적이든 여러 말이 나오는 것이 익숙합니다. 하지만 그런 놀라운 만남들을 통해서, 또 이 칼럼 지면을 통해서 글을 읽으시는 여러분들과 제가 서로의 삶을 공유한다면 그것이 바로 인천 안에서 다른존재들과의 상호 이해의 시작이 아닐까요. 저는 아직 많이 알지도 못하고 부족하지만, 제가 어떻게 살고 있으며 어떤 생각과 고민을 하는지를 8주마다 이칼럼을 통해 여러분과 공유하고 싶습니다.

8월 29일 2시 상공회의소에서 주민참여예산경제수도추진분과 토론회에서 제가 사회를 봅니다. 저의 귀엽고 아름다운 얼굴이 보고 싶으신 인천 시민분들이계시다면, 인천시를 어떻게 경제수도로 만들지에 대한 강한 열망과 함께 참석해 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사진 찍고 싶은 분들은 찍어드리고, 싸인도 해드리니까요. 그럼 전 이만 바빠서.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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