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날아오르는 봉황, 승봉도- 치유의 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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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날아오르는 봉황, 승봉도- 치유의 섬으로
  • 김영숙 기자
  • 승인 2013.09.17 01: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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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섬마을조사단, 자월면 승봉도를 다녀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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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녹색연합’과 인천대 인천학연구원, <인천in>이 함께 꾸리고 있는 <인천섬마을조사단>이 9월 14일, 15일 1박2일로 옹진군 자월면에 있는 승봉도를 다녀왔다.

인천에는 약 170여개의 섬이 있다. <인천섬마을조사단>은 2013년 한해동안 다섯 차례 인천에 있는 섬을 둘러보는 일정을 세웠고, 이번이 교동도, 백령도, 서검도 미법도에 이어 네 번째다. 이들은 섬에 대해 미리 조사하고 자료를 공유한 뒤, 섬에 들어가서는 섬 곳곳을 살펴보고 주민을 만나 인터뷰한다.

인천광역시 옹진군 자월면 승봉리에 있는 승봉도는 연안부두에서 쾌속선으로 1시간 20분 걸린다. 자월도, 대이작도, 소이작도를 거쳐 승봉도까지 간다.

승봉도는 옛날에 신씨와 황씨가 고기를 잡던 중 풍랑을 만나 대피한 곳이라는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온다. 이들은 며칠 동안의 굶주림을 달래기 위해 섬 이곳저곳을 살펴보니 풍광도 좋고 산세도 괜찮아 이곳에 정착했다. 신씨와 황씨 두 사람의 성을 따서 ‘신황도’라고도 불렀다. 세월이 흘러 이곳 지형이 막 날아오르는 봉황을 닮았다하여 ‘승봉도(昇鳳島)’라 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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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은 모래밭으로 이루어진 이일레 해수욕장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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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봉도 곳곳에는 소나무숲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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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을 둘러보고 있는 '인천섬마을조사단'.

 
인천연안여객터미널 기준으로 보면 승봉도는 남서 방향으로 약 40km 지점에 있다. 지도를 보면 길쭉하고 울퉁불퉁한 고구마 모양을 닮았다. 북서쪽 끝자락에 선착장이 있고, 불룩한 몸통 한복판에 마을이 있다. 승봉도 북서쪽으로는 자월면 자월도, 대이작도, 소이작도가 있고, 남서쪽으로는 무인도인 사승보도가 있다.

섬 전체에는 완만한 형태의 구릉지가 형성돼 있고, 최고고도 98m 정도로 표고차가 작다. 선착장에서 이어지는 주 도로를 따라 경작지와 주거지역이 들어서 있다. 면적 2.2km, 해안선 길이가 10여km에 불과하여, 너댓 시간이면 섬을 둘러볼 수 있다. 섬 남쪽 해안에는 모래밭이, 북쪽 해안에는 자갈밭이 발달했다. 승봉도는 고기잡이보다 농사가 주업이며, 한때는 한해농사로 세 해를 지낼 만큼 부자 섬이었다. 현재는 87가구가 살고 있다.

승봉도의 경제활동 기반은 크게 농업, 어업, 관광사업으로 나눌 수 있다. 지역주민의 말에 따르면, 농업이 일상화해 있고, 여름철에는 민박을 중심으로 하는 관광사업을 많이 하고 있다. 어업은 바지락 채취나 굴 양식이 주를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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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봉도는 87가구가 살고 있으며, 집들이 깔끔하게 정비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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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에 들렀다가 선생님한테 마을 이야기를 듣고 있는 모습.
 
 
김경구 이장(50)은 “우리 섬을 봄에서 겨울까지 ‘쉬어가는 곳’으로 만들 계획이다. ‘차가 들어오지 않는 마을’로 만들어 누구나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섬이 되면 좋겠다. 2014년 찾아가고 싶은 섬가꾸기 섬으로 ‘치유(feeling)의 섬, 승봉도’가 지정돼 25억원을 지원받게 됐다”며 “외지 사람들이 여름에 오면 겨울에 다시 오고 싶은 섬으로 가꿀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섬 사람들이 한 마음으로 할 일이 많다”고 말했다.

‘인천섬마을조사단’은 도착한 첫날 해안선을 따라 섬을 둘러보았다. 승봉도에는 유난히 이야기를 품은 바위가 많았다. 남대문바위와 사랑을 이루어주는 바위, 부채바위는 장원급제를 도는 바위라는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온다. 남대문바위(코끼리바위)는 가장 독특한 모습이다. 오랜 세월 동안 파도에 깎이고 비바람에 씻긴 끝에 거대한 문의 형상으로 남아있다. 조선시대에 이웃 섬으로 시집을 가게 된 여인이 영원한 사랑을 기약하는 의미로 이 섬의 정인과 함께 아치를 통과했다는 전설이 있다. 섬사람들은 남녀가 손을 잡고 이 문을 통과하면 사랑을 이룰 수 있다고 믿고 있다. 부채바위는 유배생활의 지겨움을 달래기 위해 이곳에서 시를 쓰던 사람들이 유배가 풀린 뒤, 시험장에서 이 글을 쓰니 장원이 됐다는 이야기가 깃들어 있다. 이밖에 촛대바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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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배돼온 사람들이 부채바위에서 썼던 글로 장원급제가 되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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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을 찾은 관광객이 바지락을 캐고 있다.
 
 
승봉도에는 이일레 해변과 부두치 해변이 잘 발달해 있다. 이일레 해변은 바닷물이 깨끗하고 썰물 때면 넓은 모래밭이 드러나 피서객들이 좋아한다. 정면으로 대이작도, 그 옆으로 사승봉도가 보이며, 뒤로는 울창한 숲으로 뒤덮인 언덕이 해변을 감싸안고 있다. 부두치 해변은 모래와 자갈, 조개껍질이 섞인 곳으로, 썰물 때마다 바닷길이 드러나는 작은 섬이 있다. 밀물 때는 외딴 무인도였다가 썰물 때에는 물 밖에 드러난 모래톱을 통해 부두치 해변과 연결된다. 물때에 맞춰 가면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다.

섬을 둘러본 ‘인천섬마을조사단’은 주민인터뷰를 통해 섬에 대한 정보를 공유했다. 두 팀으로 나누어 김인화 노인회장(77), 신효순 부녀회장(54)에게 승봉 섬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를 들었다. 이들에 대한 인터뷰는 녹취한 내용을 풀고, 그 내용이 정리되는 대로 <인천in>에 실린다.

이들 ‘인천섬마을조사단’은 다음달 5일과 6일에 마지막 조사지역인 문갑도와 굴업도를 남겨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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