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장·교육감 선거, "꿈과 비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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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장·교육감 선거, "꿈과 비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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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05.28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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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 후보 흠집내기, 자기 이름 광고 등에만 급급

 


공명선거 협약식에는 참석했지만 …


갈수록 인천의 선거판이 혼탁해진다. 상대 후보에 대한 비방과 흠집내기, 자기 광고만 난무하고 있다. 정책 대결은 온데 간데 없이 사라졌다.

6·2 지방선거가 종반전으로 치달으면서 '꿈과 비전'이 없는 인천시장·교육감 선거전이 확대되고 있다.

인천시장 선거에서는 정책대결보다는 과거 시정 혹은 정권의 잘잘못에 대한 자질시비와 공방만 벌어진다. 유권자들을 사로잡기 위한 공약 대결도, 지역 발전 방안과 비전을 놓고 벌이는 이슈대결도 찾아보기 어렵다. '수준 낮은' 선거전이다.

유권자 관심 유발 정책은커녕 상대 흠집내기 급급

이 같은 '네거티브' 선거전은 곳곳에서 발견된다. 정책 공약은 실종되고 서로 상채기를 내는 데에만 급급하다.

안상수 한나라당 인천시장 후보와 송영길 민주당 인천시장 후보는 25일 인천시의 부채 규모를 놓고 설전을 벌였다.

송 후보 측은 이날 성명을 통해 "안 시장 8년 재임기간 시의 부채는 7조원으로 늘었고 이를 시민 1인당으로 계산하면 250만원의 빚을 지고 있는 셈"이라면서 "경기도에 태어나면 최고 300만원의 출산장려금을 받는데, 인천에 태어나면 빚만 250만원을 지게 된다"라고 주장했다.

또 "부채 7조원은 시의 1년치 예산과 맞먹고 하루 이자만 10억원이 넘으며, 1년이면 2천100억원에 이른다"면서 "이 규모는 지역 초중학교 무상급식을 3년 할 수 있는 예산이다"라고 말했다.

반면 안 후보측은 "시의 부채는 2조3천억원"이라면서 "이는 경인고속도로 등 도로망 확충 7천440억원, 문학경기장 등 문화.체육시설 4천400여억원, 상.하수도 시설공사 4천200억원, 인천대공원 등 공원.녹지시설 2천811억원 등을 추진해 생긴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경인고속도로와 포항제철이 국가 주요 도로와 기간산업으로 오늘의 발전을 이끌었듯이 이런 시의 사업들은 미래 세대를 위한 성장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면서 "송 후보 측은 흑색선전을 중단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앞서 민주당 송 후보는 24일 정부와 한나라당이 천안함 사태를 정치적으로 지방선거에 활용하려 한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한나라당 내부 문건을 폭로했다.

송 후보는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한나라당이 지난 22~23일에 작성한 종합상황보고 문건을 공개하며 "정부와 한나라당이 천안함 사태를 통해 노풍을 차단하려 하고 있다는 의혹이 수차례 제기됐는데, 드디어 그 증거가 밝혀졌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문건에서 정부와 한나라당의 자체평과 결과 안보장사가 주요한 선거전략일 뿐만 아니라 활용도 측면에서 유효하다는 입장을 드러내고 있다"며 "이미 천안함 사고를 '국가안보 이슈'로 규정짓고 대국민 홍보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안상수 인천시장 후보는 25일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송 후보는 한나라당이 천안함 사고를 정략적으로 선거에 활용했다고 주장하는데, 송 후보는 인천시민에 대한 봉사보다는 서울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언론플레이를 좋아한다"라고 비난했다.

또 안 후보는 "송 후보는 현역 시장이 한 일에 대해 뭔가 흠집을 내서 평가절하하려고 애쓰고 있다"며 "제가 시정을 잘하고 있는데, 송 후보는 괜히 잘못했다고 우기고 다니고 있지만, 이제 시민들은 송 후보의 거짓말과 흑색선전에 대해 각성하고 재인식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선관위가 주최하는 인천시장 4자 TV 토론회 무산과 관련해서도 서로 잘잘못을 따지며 공방을 벌인다.

한나라당은 24일 논평을 통해 "송영길 후보는 무엇이 두려워서 군소 정당 후보들의 토론 참여를 통해 시민들에게 알권리 선택의 폭을 넓혀주자는 취지의 '4자 TV 토론'을 기피하는 것인가"라며 송 후보측을 압박했다. 한나라당은 "송 후보는 평화민주당 측이 제기한 '베트남 로비·성접대 의혹'이 사실무근이라면 선거법 위반과 명예훼손 등으로 고발조치하고, '4자 TV 토론'에 참여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송영길 후보 측은 평민당 백석두 후보의 공식적인 사과 없이 4자 토론회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송 후보 캠프 측은 "평민당이 송 후보에 대한 비방 사실을 정중히 사과하고 다시 하지 않겠다는 확약만 해준다면 동의해 주겠다"며 "한나라당은 왜 흑색선전에 앞장서는 평민당이 참석하는 방안을 강조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진보신당 김상하 후보 캠프는 "이번 4자 토론의 무산은 각 당의 이해관계 때문이며, 이로써 김상하 후보는 시민들 앞에서 자신의 공약 등 선거운동을 하지 못하게 됐다"라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인천시장 후보 측은 송영길 후보의 자질문제를 거론하고 있고, 민주당 인천시장 후보 측은 인천시정 독점 8년간 인천을 '부채 도시'로 전락시킨데 대해 반성하라고 촉구한다.

한 쪽은 자질시비에 집중하고 다른 한 쪽은 시정잘못만 부각하고 있다. 앞으로 인천을 어떻게 바꾸고, 자신들이 어떤 역할을 맡겠다는 데 대한 논의는 사실상 실종된 상황이다.

이에 대해 인천경실련 관계자는 "인천시장 선거가 가면 갈수록 약점캐기와 흠집내기로 치닫고 있다"라며 "이는 두 후보와 소속 정당 모두 인천의 미래를 위한 정책 준비를 제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교육감 후보들 이름·순번 알리기에만 집중

인천시교육감 선거에서는 아예 공약대결 자체가 '무의미'하다. 공약에 대한 차별화는 별로 없고 그저 이름과 순번 알리기에 급급하다. '유치한' 선거운동이다.

교육감 선거 후보들은 선거공보와 플래카드, 광고 등을 통해 투표용지에 이름을 올리는 순번과 단일후보만 강조하는 등 '낯간지러운' 선거전만 펼치고 있다. 언론사나 시민단체에서 주관하는 토론회에서도 후보들은 '앵무새'처럼 자기 공약만 내세울 뿐 정책 대결은 찾아보기 어렵다.

이와 관련해 선거전문가들은 "교육감 선거의 경우 후보의 인지도와 관심도 자체가 너무 떨어지는 상황에서 후보들이 정책 대결보다는 순번과 이름에 매몰된 것 같다"라고 분석했다.

시장과 교육감 선거에서 정책대결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정당과 후보들의 내부경쟁 강화와 선거제도 개선, 유권자들의 관심 등이 절실한 것으로 지적된다.

시민 정모(52, 중구 송현동)씨는 "정당과 후보들이 자질시비와 인신공격에 집중하는 네거티브 선거전략을 버리고 유권자의 기대와 소망을 공약으로 제시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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