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 노인들의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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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 노인들의 나라
  • 문미정
  • 승인 2014.02.26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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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칼럼] 문미정 / 햇살인지건강지원센터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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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새해가 시작된 지 어느덧 2개월이 지나고 있다. 추운겨울 집안에만 계셨던 어르신들이 이제 슬슬 기지개를 켜실 시기가 왔다. 이 얘기는 얼핏 들으면 당연히 봄이 되면 활동량이 많아지니 어르신들도 밖으로 나오시겠지 하는 얘기가 아니다. 노인일자리 사업에 참여하시는 어르신들의 이야기이다. 추운 겨울은 빙판에 낙상위험도 크고 무엇보다 우리나라 겨울은 해가 바뀌는 시점이라 모든 사회복지 사업들이 잠시 휴식?을 취한다. 년 사업 계획과 예산에 대한 확보를 위한 이런 저런 행정 업무 탓이다.
 
당연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특히 노인일자리사업의 경우엔 약간 이야기가 다르다. 어르신들이 취미생활 겸 하시는 일자리 참여도 있지만 생계를 위한 사업이 될 수 도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노인 일자리 사업이 11월~2월은 쉬는 경우가 많은데 이렇게 적게는 1개월에서 많게는 3개월을 쉬는 것이 어르신들께는 경제적 타격을 줄 수밖에 없다.
 
경제적인 측면에서 볼 때 OECD 국가 중에서 우리나라는 10위권 안에 드는 경제 대국이다. 하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몇 년째 노인 빈곤률 1위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는 노인자살률까지 이어져 노인자살률도 1위이다. 노인자살률의 최대 원인은 바로 빈곤이다. 노인들이 빈곤을 면하기 위해 폐지 줍기를 이유로 거리 과다 노출되어 노인교통사고비율도 1위이다. 이런 상황이 몇 년째 복지부동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실제로 노인일자리 사업 참여자 선정 기준도 33.4%(2013년 조사결과)가 소득수준으로 경제적 이유를 감안하여 참여자를 선발하고 있다. 참여하는 어르신들의 가구 형태도 독거 여성으로 저학력인 경우가 많다. 실제로 일자리 참여 동기도 88%가 경제적 이유에서 참여하는 경우로 대부분이다. 최근 들어서는 용돈마련이 증가하고 있긴 하지만 이 역시도 경제적인 이유에 포함된다. 또한 참여어르신의 74.2%는 노후에 대한 경제적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다고 응답했다. 이런 정황을 볼 때 우리나라 노인일자리 사업은 당연 생계형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잠시 휴식이라니... 어르신들 손가락 빨고 있으라는 것일까? 일자리 참여했던 어르신들 다 어디로 가셨을까?
또 다른 문제는 낮은 급여수준이다. 어르신들이 노인일자리 사업에 참여하셔서 활동하는 시간은 주 2~3회씩 하여 월 36~40시간이다. 활동 후 매월 받으시는 급여는 대부분 20만원. 용돈수준인 것이다. 그나마도 거리가 멀거나 자비용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경우엔 남는 것이 있을까 싶다. 2013년 노인일자리 사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어르신들이 희망하시는 하루 평균 근로시간은 하루 6시간, 희망급여수준은 347,000원으로 실제와 많은 차이가 있다. 조금 더 일하더라도 급여수준이 향상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사회보장제도가 잘 이루어져 있는 북유럽국가 등에서는 노인복지사업에 일자리유형은 그리 많지 않다. 왜냐하면 다양한 연금과 사회보장제도로 돈을 벌어야할 이유가 그리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여가나 문화, 봉사활동을 안내해주는 사업, 즉 소비 사업으로 발달되어 있다. 어떻게 보면 선순환이라 할 수 있다. 어르신들의 소비와 봉사활동이 경제적인 안정을 도모하는데 일부 작용한다는 것이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는 노인복지 사업이 점점 소득보존의 형태가 되고 있으니 참으로 슬픈 일이 아닐 수 없다. 복지를 이야기하면 늘 재원확충이 절실하다는 얘기가 먼저 튀어 나온다. 그동안 우리나라를 일궈온 노인세대에게 너무 잔인한 말이다. 그나마 지금 보존하시는 경제적 대가는 모두 가족을 위해 사용하시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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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채널e - 가난한 노인들의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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