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의 정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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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의 정치 미래
  • 정영수
  • 승인 2014.03.10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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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칼럼] 정영수 / 프라임전략연구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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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는 생물이다”라는 말을 실감했던 3월 2일 오전이었다. 6.4 지방선거 전략으로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의 전략적 연대는 어느 정도 예상되었지만 두 정치 주체의 통합을 통한 제 3지대의 새로운 창당이라는 발표는 살아 움직이고 꿈틀거리는 정치의 속성을 보여준 대표적 사건으로 생각된다. 이번 통합에 대한 두 정치 주체의 정치공학적 득실에 관한 결과는 좀 더 지켜보아야 하겠지만 대표적 수혜자는 민주당이라는 것이 현재까지의 전반적인 평가로 나타나고 있다. 문제는 새정치연합을 대표했던 안철수 의원이다.
안철수 의원에 대해서는 “사슴이 호랑이 굴로 들어간 격”, “말 바꾸기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는 사례”, “새 정치를 말할 자격이 없는 사람” 이라는 부정적 의견과 “많은 고뇌 끝에 내린 정치적 결단”, “한국 정치지형을 바꿀 수 있는 정치적 선택” 이라는 긍정적인 의견 등이 혼재되어 나타나고 있지만 종합적으로 볼 때 부정적 의견들이 좀 더 우세한 것 같다. 안철수의 정치적 미래는 어떻게 될까? 물론 본인 자신이 가장 많은 고민을 하고 있겠지만 몇 가지 관전 포인트가 있다.
첫째, 포기 여부이다. 지금까지 안철수 정치는 포기의 정치였다. 2012년 대선에서 대통령 후보직을 포기했고,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시장 후보직 또한 포기했다. 안철수 의원의 이러한 행태가 아름다운 양보 혹은 포기의 미학으로 미화되어 본인의 브랜드 가치를 상승시키는데 일부 긍정적인 작용을 했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 향후 정치적 행보 속에서 다시 포기의 행태가 나타날 때 안철수의 정치적 미래를 긍정적으로 예단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둘째, 정치적 내공 여부이다. 민주당에는 정치판에서 산전, 수전, 공중전 모두를 경험한 강력한 정치적 내공을 소유한 강적들이 산재해 있다. 내공이 부족한 검객과 강력한 내공의 검객과의 싸움은 대개 일합에서 결정된다. 2012년 대선 이후 안철수 의원이 어느 정도 정치적 내공을 쌓아왔는지 그 누구도 모른다. 오직 본인 만 알 뿐이다. 민주당과 진검승부에서 안철수가 발휘할 수 있는 정치적 내공의 여부에 따라 안철수의 정치적 미래는 결정된다.
셋째, 국민들에 대한 설득 여부이다. 안철수를 지지했던 많은 국민들은 새누리당, 민주당 모두에게서 희망을 찾을 수 없다고 느꼈던 사람들로 비록, 새정치 개념이 분명하지 않지만 안철수의 새정치는 우리 사회와 정치를 변화시킬 수 있다고 믿었던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안철수 의원은 지금까지 안철수의 새정치를 지지했던 많은 국민들에게 이번 통합에 대한 정당성과 필요성을 설득해야 한다. “민주당으로 들어가서 민주당을 변화시키는 것도 새정치의 일부”라고 얘기하는 것은 궁색한 변명으로 들린다. 안철수 새정치를 지지했던 많은 국민들에 대해 정치적 도의상으로도 금 번 통합의 정당성을 설득해야하고 지지자들의 동의를 이끌어 내야 한다. 몇 마디 말로써, 구호로써 국민들을 설득하거나 지지를 이끌어 낼 수 없다. 제 3지대 창당을 위한 협상과정이 통합 두 주체의 밥 그릇 싸움 모습으로 비춰질 때 안철수의 정치적 미래는 불투명하며 안철수 의원은 많은 정치인들 중의 한 명으로, 그 들과 별반 다르지 않은 한 사람으로 남을 수 밖에 없다. 결국, 민주당과 협상 과정에서 보여주는 콘텐츠의 양과 질이 안철수 의원의 정치적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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