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론직필 인천언론 위해 '이벽언론상' 제정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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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론직필 인천언론 위해 '이벽언론상' 제정하겠다!
  • 이희환 기자
  • 승인 2014.03.23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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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일보>를 말하다' 강연회에서 이훈기 위원장 밝혀
지난 3월 21일 저녁 7시, 배다리에 위치한 아벨서점 시다락방에서는 진행된 '<대중일보>를 말하다'라는 주제의 강연회가 열렸다. 인천의 원로 언론인인 소농 김상봉 선생이 아벨서점에 기증한 도서전시회를 기념하기 위해 마련된 이날 강연은 애초 김상봉 선생이 할 예정이었으나 건강상의 어려움에 따라 김상봉 선생이 추천한 OBS경인TV 이훈기 노조위원장이 진행했다. 1945년 10월 7일 인천에서 창간된 <대중일보>의 인쇄인이었던 이종윤 선생의 손자이자 <대중일보>의 기자, <경기일보>의 편집국장이었던 이벽 선생의 아들인 이훈기 위원장은 1시간 가량 진행된 강연에서 "인천지역의 올곧은 언론인을 찾아 격려, 지원하자"는 취지에서 매년 1천만 원 정도의 지원금을 모아 '이벽언론상'을 만들려고 준비중이라고 밝혀 주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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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에 걸쳐 70년째 언론인 가업을 잇고 있는 이훈기 위원장은 이날 강연을 통해 인천 지역언론의 뿌리인 <대중일보>의 지면에 대한 분석과 <대중일보>를 계승한 <인천신보> <경기매일신문>에 대해 소개하고, 면면했던 인천의 지역언론이 1973년 유신정권의 소위 '1도1사 지방지 정책'에 의해 통폐합됐던 아픈 역사를 자세히 소개했다. "이승만 정권에 타협하지 않는 강한 야권 성향을 보여줬던 <경기매일신문>은 어쩌면 유신정권 하에서는 존속할 수 없었던 자유언론이었던 것 같다"고 평가한 이 위원장은, 1973년 강제 통폐합으로 인천에서 발간되던 신문이 모두 사라지고 경기도 수원에서 발간되던 <경기신문>으로 통폐합되는 과정의 부당함을 역설하면서 "그 당시 부친이 실직하는 가족사의 아픔도 컸지만, 이후 15년간 인천언론이 암흑기를 겪어야 했다는 사실을 인천지역에서 너무 등한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유족으로서 경인일보의 창간연도, 지령변경에 동의할 수 없다"  
 
지난해 <경기신문>의 후신으로 본사를 수원에 두고 있는 <경인일보>가 <대중일보>를 자사의 뿌리라고 선언하며 지령을 끌어올린 대목에 이르자 이 위원장의 어조는 더욱 높고 떨렸다. "1973년에 지방지 통폐합으로 자유언론과 유신언론이 극명하게 갈린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대중일보>를 지켜낸 언론인의 유족으로서 <경인일보>의 창간연도와 지령변경에 결코 동의할 수 없다."고 역설했다. "이제 와서 <경인일보>가 <대중일보>를 승계한다는 것은 역사 왜곡이고, 올곧은 언론인들에 대한 모욕"이라고 거듭 강조하면서 "<대중일보>와 <경기매일신문>의 정당한 계승은 오직 "정론직필"의 언론으로 거듭하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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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경인일보>는 9월 1일 창간기념일을 얼마 앞두고 사고와 기획기사를 통해 <대중일보>가 자사의 뿌리라고 선언하면서 창간년도를 끌어올리고 지령도 <대중일보> 지령을 합해 끌어올리겠다고 발표했고 또 9월 1일을 기해 이를 단행했다. <경인일보>의 창간기념일인 9월 1일은 1973년 유신정권의 지방지 통폐합 정책에 따라 인천지역 신문이 폐간되고 수원의 <경기신문>이 통합신문으로 창간된 날이다. <경기신문>은 1973년 9월 1일을 창간기념일로 기려 오다가 1981년 인천이 직할시로 승격하자 1982년에 제호를 <경인일보>로 고치고, 언론 통폐합 당시 통합의 주축이 됐던 <연합신문>(<인천신문>, <경기연합일보>의 후신)의 창간년도인 1960년으로 한 차례 지령을 변경한 바 있다. 지난해 <경인일보>가 재차 <대중일보>를 자사의 뿌리라고 선언하면서 지령을 또 한 번 끌어올려 <경인일보>의 창간년도는 1973년에서 1960년을 거쳐1945년으로 28년의 역사를 추가한 셈이다.
 
<경인일보>의 일방적인 선언과 지령변경에 대해 지난해 인천지역 시민단체들은 이를 비판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인천지역 언론사와 함께 인천언론사를 재조명하는 토론회를 10월에 개최한 바 있다. 당시 토론회에서는 <대중일보>가 창간된 1945년 10월 7일을 '인천언론의 날'로 제정하고 해마다 인천지역 언론인들이 모여 이를 기념하는 행사를 개최하고 더 나아가 대중일보사 건물 앞에 표지석을 세울 것을 결의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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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벽언론상' 제정해 인천 참언론 정신 지키겠다
 
이훈기 위원장은 <경인일보>가 일방적으로 지령을 끌어올렸음에도 불구하고 인천시민단체들이 토론회 이후에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는 것에 대해 안타까워 했다. 뿐만 아니라 인천지역사회가 인천의 자존심과 역사적 정체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일련의 사태에 대해 관심을 갖지 않는 것에 대해서도 문제가 있다고 토로했다. "인천언론사 왜곡을 바로잡는 것이 곧 인천의 정체성을 회복하고 인천사랑을 실천하는 출발점이다"고 한 이 위원장은 '인천지역신문연구소'의 설립 필요성과 <대중일보> 원본의 소재 파악 및 영인본 보급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경인일보>의 <대중일보>에 대한 역사왜곡 이후 유족들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많은 고민이 있었다고 고백한 이 위원장은, 지난 설 명절에 가족회의를 통해서 "불의와 타협하지 않았던 선친과 조부의 참언론인 정신을 기리고, 인천의 올곧은 언론인을 찾아 격려, 지원하자는 취지"에서 '이벽언론상'을 제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매년 천만 원 정도의 지원금을 조성해 지역을 대표하는 언론상으로 만들려고 준비중이라고 밝혔다.
이날 강연회에는 지용택 새얼문화재단 이사장을 비롯해 조우성 인천시사편찬위원, 김구연 아동문학가, 김학균 인천예총 사무국장 등 40여 명이 모여 강연을 경청했다. 이훈기 위원장의 강연이 끝난 후, 아벨서점 곽현숙 대표는 강연회를 마련한 취지에 대해 설명하면서 눈시울을 붉히기도 하였다. 지용택 새얼문화재단 이사장은 청중들의 요구로 앞에서 나와 인사말을 건네면서 "역사를 아무리 바꾸려해도 억지도 되는 것이 아니다. 너무 감정적으로 대처하지 말고 차분히 바로잡힐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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