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일상 벗고 자연과 하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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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일상 벗고 자연과 하나로…
  • 김도연
  • 승인 2010.06.10 00: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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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 나들길 ③고비고개 넘어 갯벌 보고 화남생가로


구제역이 끝나고 강화는 다시 분주해졌다. 지난 4월 발생한 구제역 사태의 영향으로 침체된 지역 경기를 활성화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이다.
  
강화군은 6월 한 달간 주말 관광객에 한해 관내 주요 관광지인 초지진, 광성보, 덕진진, 강화역사관, 고려궁지 등 5곳을 무료로 개방한다. 또 강화갯벌센터, 화문석 문화관, 마니산을 찾는 유료 입장객 가운데 2인 이상 방문객에게는 홍보용 강화섬쌀(500g) 1봉지를 무료로 나눠주기로 했다. 7월에는 관내 주요 관광지 4곳 이상을 둘러본 유료 가족입장객이 입장권에 확인도장을 받아오면 강화군 관광안내서 1권을 제공한다.
  
이 밖에 군은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6월부터 서울 광화문의 정부종합청사 전광판에 홍보 동영상을 상영하고, 서울 코엑스에서 지난 3일부터 열린 한국국제관광전(KOTFA)에도 참가해 관광지와 특산물을 적극 홍보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구제역으로 관광객의 발길이 끊기면서 지역 경기가 침체돼 주민들이 힘들어하고 있다"라며 "가축이동제한도 풀린 만큼 이제 적극적인 군 홍보에 나서 지역 경기를 되살릴 것"이라고 말했다.
    

강화 나들길 ③
 
강화군에서 지난해부터 나들길 사업을 진행하며 1~4코스를 우선적으로 조성해 5코스부터 최근 조성이 완료된 7코스까지는 한마디로 '따끈따끈한 길'이라고 할 수 있다.
 
제5코스의 테마는 고비고개 길이다.
 
고비고개 길은 강화를 동서로 연결하던 옛길. 그 옛날 나무꾼과 장사꾼들이 고천리에서 강화 장터로 가기 위해 등짐을 지고 넘던 고갯길을 가리킨다.
 
강화버스터미널에서 남문과 서문, 국화저수지, 홍릉, 오상리고인돌군, 내가시장, 덕산 삼림욕장, 곶창굿당, 망양돈대를 거쳐 외포선착장에 이르는 17.6㎞ 구간이다.
 
두 개의 저수지를 도는 풍경과 운이 좋으면 내가시장에서 소박한 시골 장을 만날 수 있는 길이다.
 
덕산 산림욕장의 상쾌한 숲길과 외포 어시장의 볼거리는 도보여행의 피로를 덜고 걷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남문에서 서문 사이 길은 한창 조성중인 성벽 위 길을 걷는 구간이 포함돼 있어 색다른 멋을 느낄 수 있다.
 
또 국화저수지 구간은 새롭게 산책를 꾸며 걷기에 안성맞춤이다.
 
저수지변 산책로를 지나 마을길과 숲길을 따라 걷다 보면, 강화에 있는 4개 고려 왕릉 가운데 하나인 홍릉을 만날 수 있다.
 
홍릉은 고려 제23대 고종(1213-1259)의 능으로 사적 제 224호로 지정돼 있다.
 
홍릉을 지나면 본격적인 고비고개 길에 접어든다.
 
고비고개 길은 고려산 자락을 넘는 길이다.
 
나들길 안내 자원활동가 김은미씨는 "예전엔 나무꾼이나 짐꾼들이 좁은 산길로 고려산을 넘었지만, 나들길 코스는 산자락을 따라 걷도록 해 고려산을 넘기는 해도 등산을 한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고 말한다.
 
고려산 자락을 넘는 나들길.

고려산을 넘어 고천리라는 마을을 지나면 고천리 고인돌과 오상리 고인돌 군을 만날 수 있다.
 
유네스코지정 세계문화유산 오상리 고인돌 군.

특히 오상리 고인돌 군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다섯 개 고인돌 군 가운데 하나다. 주변 진입로와 주차장 곳곳에서는 세계 각국의 학생들이 만들어 놓은 유네스코 표지판이 설치돼 있다.
 
오상리 고인돌군을 뒤로 하고 마을길을 따라 내려오면 강화에서 가장 크다는 내가저수지를 만날 수 있다. 조금 더 가면 강화군에서 유일한 삼림욕장인 덕산삼림욕장에 들어선다.

망양돈대 못 미쳐 작은 산에 위치한 곶창굿당.

덕산삼림욕장에서부터 숲길과 마을길을 따라 1시간 가량 걸으면 5코스의 마지막이라고 할 수 있는 곶창굿당을 만날 수 있다.
 
5코스는 3코스와 함께 전체 일곱 개 코스 중 숲길이 가장 많아 숲길 걷기를 선호하는 도보여행객들에게 아주 좋다.
 
6코스의 테마는 갯벌 보러 가는 길이다.


제6코스는 화도버스터미널에서 시작해 갯벌센터를 기점으로 다시 화도버스터미널로 돌아오는 길이다. 전체 일곱 개 구간 가운데 유일한 회전코스이다.
 
화도버스터미널에서 내리성당, 일만보길 입구, 일몰조망지, 북일곶돈대, 강화갯벌센터, 마니산청소년수련원을 돌아 다시 화도버스터미널로 돌아오는 15.8㎞구간이다.
 
100여년 된 내리성당을 지나 마을을 돌아 상봉산 산책로와 갯벌을 보며 도는 6코스는 산과 바다의 풍경이 조화를 이루는 곳이다.

다양한 갯벌생태를 확인할 수 있는 갯벌센터.

반환점이라 할 수 있는 갯벌센터에서는 썰물 때 넓은 갯벌은 물론 겨울철에 천연기념물 205호로 지정된 저어새를 만날 수 있다.
 
화도버스터미널에서 콘크리트길을 따라 내리성당에 닿으면 본격적인 회전 구간의 시작이다.
 
만보길 입구에서 상봉산을 넘기까지 언덕길은 다른 고갯길보다 다소 숨이 찰 수 있다. 하지만 고개를 넘어서면 넓은 강화남단갯벌을 볼 수 있다.
 
고개를 내려오면 버드러지 마을을 지나 해안가의 장화리 낙조마을에 들어선다. 여기서부터 갯벌센터 앞을 지나는 2.5㎞ 구간은 해안가다.
 
넓디 넓은 강화갯벌의 진수를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갯벌센터에서는 강화갯벌의 다양한 생태 환경을 이해할 수 있다.
 
갯벌센터를 지나면 다시 마을로 올라서 강화를 대표하는 산인 마니산의 매너미 고갯길을 오르게 된다.

마니산 자락의 하늘재는 작은매너미에서 오르는 길로 약간 오르막이지만, 산길을 오르며 해안가 풍경을 만날 수 있어 숨을 고르기에 좋다.
 
작은매너미 고갯길을 넘어서면 처음 출발했던 내리성당 앞 삼거리를 다시 만난다.
 
흙길이었으면 더 좋았을 텐데, 상당 부분이 콘크리트길이어서 아쉬움이 남는다.
 
마지막 7코스에선 강화 나들길의 모태인 '심도기행'이란 시집의 저자 화남 고재형 선생의 자취를 만날 수 있다.

화남선생 생가.

'심도기행'은 강화도 선비였던 화남 고재형(1846~1916) 선생이 남긴 시집. 강화도 전역을 돌며 남긴 256수의 기행시가 담겨 있다. 그래서 테마도 화남생가 가는 길이다.
 
강화버스터미널에서 출발해 약수터, 선원사지, 상동암천, 마리학교, 화남생가, 능대촌입구, 오마이스쿨을 거쳐 광성보에 이르는 17.9㎞ 구간이다.
 
논길과 숲길을 지나며 작은 습지와 흔적만 남은 토성을 만날 수 있다. 8월이면 선원사 뒤쪽 연꽃단지에서 열리는 연꽃축제를 관람할 수도 있다.
 
두두미 마을에서는 화남선생의 생가를 만날 수 있고, 광성보까지 한가로운 농촌의 모습을 즐길 수 있는 코스이다.
 
강화터미널 뒤 동락천변 농로길을 따라 걷다가 마을길로 접어들어 소나무 숲길로 발을 옮긴 뒤 작은 언덕을 넘으면 선원사를 만난다.
 
사찰 앞 연꽃재배지에서 열리는 연꽃축제로 유명한 선원사는 고려 제2의 사찰로 대몽항쟁의 중심 구실을 했던 곳이다.
 
여름철 활짝 핀 연꽃길을 만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선원사에서 마을길을 지나 작은 숲길을 들어갔다 나오면 다시 마을길. 거기서 작은 마을로 다시 접어들어 대안학교인 마리학교를 지나면 다시 작은 숲길로 접어든다.
 
이 숲길을 벗어나 두두미 마을로 접어들면 작은 초록색 슬레이트 지붕의 화남 선생 생가를 만날 수 있다.
 
두두미 마을을 뒤로 하면 다시 마을길과 숲길을 들락날락한다.
 
7코스는 마을과 마을, 그리고 그 마을 사이 작은 숲과 숲을 넘나드는 구간이다.

마리학교 뒤 산에서 마을로 이어지는 나들길.

강화 나들길은 현재 8코스까지 개발을 완료한 상태이다.
 
나들길은 강화 전역에서 13~14개 구간을 조성할 예정. 모든 구간이 완성되면 강화를 걸어서 돌아볼 수 있는 산책로가 꾸며지는 셈이다.
 
바쁜 일상을 벗어나 산과 바다, 마을길과 숲길 등 '강화 나들길'을 걷는 일은 우리를 행복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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