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 주민, SBS 뉴스속보에 일침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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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평도 주민, SBS 뉴스속보에 일침 가했다
  • 이희환 기자
  • 승인 2014.04.30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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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해상사격훈련 보도뉴스에 "긴장감 조성치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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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29일 오후 2시부터 10여분간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해상에서 해상사격훈련을 실시했다. 합참의 발표에 의하면 북한군은 황해도 해안지역에 배치된 130mm(사거리 27km) 및 76.2mm(사거리 12㎞) 해안포를 남쪽 방향으로 발사했다.  

이에 정부는 백령도와 연평도 주위에서 조업 중이던 어민들에게 긴급 대피령을 내리는 한편, 박근혜 대통령도 "북한의 사격이 NLL 이남에 떨어지면 원칙에 따라 대응하라"고 명령했다. 그러나 북한의 이날 해상사격훈련은 10여분간 발사에 그쳤고 NLL 이남에 떨어진 포탄은 없었다.  

북한이 29일 오후 2시부터 10분간 해상사격 훈련을 실시하자, SBS가 뉴스속보를 통해 이 소식을 전하면서 연평도 주민과 생방송으로 전화 인터뷰를 실시한 내용이 하루 종일 화제가 됐다.  

SBS 앵커가 연평도 주민 송영옥 씨와 전화 연결 후 "지금 북한이 사격을 했는데요. 그쪽에서 총소리가 들립니까?"라고 묻자, 주민 송영옥 씨는 "아니요. 아직 사격을 한 것 같지는 않거든요"라고 답했다. 

이어 "지금 주민 대피령이 내려져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대피소에서 저희와 전화 연결이 된 거죠?"라고 앵커가 질문하자 연평도 주민은 "대피소가 집 가까이 있기 때문에 아직 집에 있어요."라며 느긋한 태도를 보여 시청자들로 하여금 실소를 자아내게 했다. 

앵커가 재차 과거의 연평도 포격사건을 언급하며 주민들의 대피 상황을 묻는 질문을 던지자 송영옥 씨는 "아무래도 긴장감은 들죠. 그런데 연평도에 사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런 식으로 자꾸 긴장감을 조성하면 경제 문제라든가 외지에서 오는 사람들이 자꾸 경계를 하게 되고, 방문을 꺼려하게 되는데 이런 분위기를 조성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라고 일침을 가했다. 예상치 못한 답변이 나오자 앵커는 서둘러 인터뷰를 끝마쳤다. 

SBS 연평도 뉴스속보를 접한 네티즌은 트위터 등 SNS를 통해 "SBS 연평도 속보가 방송사고 같았다"는 반응에서부터 기대했던 답변이 나오지 않자 당황하는 앵커의 모습에 “실소와 폭소를 참을 수 없었다”는 반응까지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SBS 뉴스속보는 인터넷포털 사이트에서 한때 검색어 1위에 오르고, SBS 홈페이지 해당 뉴스도 15만 명을 넘었다 

정세일 생명평화기독연대 공동대표는 “연평도 포격사건을 겪었던 연평도 주민과 인천시민들은 서해의 긴장감을 조성하는 뉴스보도가 오히려 연평도와 서해5도의 경제를 죽이고 인천경제까지 어렵게 한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지적하고 언론이 긴장해소를 위해 노력해줄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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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문> 

<앵커> 연평도 주민과 전화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송영옥씨, 지금 북한이 사격을 했는데요. 그쪽에서 총소리가 들립니까?

[송영옥/연평도 주민, 전화연결 : 아니요, 아직 사격한 것 같지는 않거든요. 북한에서 사격훈련하다가 NLL을 넘었을 시에 대응사격을 하겠다는 그런 말인 것 같은데요. 아직은 아닌 것 같아요.]

<앵커> 저희는 지금 주민 대피령이 내려져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네, 거의 대피소에 가 있는 상태고요.]

<앵커> 네, 그럼 지금 송영옥 씨도 대피소에서 저희와 전화 연결이 된 거죠?

[네, 저는 지금 대피소 가까이에 집이 있기 때문에 아직 집에 있어요.]

<앵커> 지금 말씀하신 걸로 보면 아직 포사격과 관련된 소리는 들을 수가 없는 상황이고요, 대피령은 지금 내려져 있는 상황이군요.

[네.]

<앵커> 주민들은 어떻습니까? 아무래도 지난 번에 일이 있었기 때문에 조금씩은 마음을 졸이는 부분이 있을 것 같은데요?

[네, 아무래도 긴장감은 들죠. 그런데 연평도에 사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런 식으로 자꾸 긴장감을 조성하면 경제 문제라든가 외지에서 오는 사람들이 자꾸 경계를 하게 되고, 방문을 꺼려하게 되는데 이런 분위기를 조성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앵커> 네, 송영옥씨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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