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주년 인천 5.3민주항쟁 기념식에 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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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주년 인천 5.3민주항쟁 기념식에 서서
  • 이은주 평등교육실현을 위한 인천학부모회 공동대표
  • 승인 2014.05.05 10: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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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추도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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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여행을 배타고 제주도 간다고 얼마나 좋아했을까요?
그러나 단원고 학생들을 비롯한 많은 승객들을 태운 세월호가 침몰했습니다. 전원 구조되었다는 언론 보도도 잠시, 선장을 비롯한 선원과 갑판 위에 나와 있었던 일부 승객을 제외하고, 선실 안에 있으라는 말에 착한 아이들은 구조를 기다리다 죽어갔습니다.
 
살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얼마나 애타게 기다렸을까요? 엄마 아빠를 얼마나 불렀을까요?
슬픔과 안타까움이 절망으로 이제 분노로 바뀌어 가고 있습니다. 세월호 구조 과정에서 박근혜 정부는 총체적 무능을 보여 주었습니다. 살려낼 수 있는 학생들을 구하지 못한 인재이자 관재입니다. 인간의 탐욕과 안전 불감증이 인간의 생명 보다는 돈을 추구하는 이 사회의 추한 모습이 적나라하게 드러났습니다.
 
추운 바다에 있는 학생들을 비롯한 승객들의 인양 작업에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그러나 아직도 사고의 원인이 제대로 밝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몇시에 누구와 어떤 내용으로 교신했는지, 청해진해운의 비리, 관료, 권력과의 결탁 등 모든 내용을 낱낱이 밝혀내야 합니다. 정확한 사고 경위와 원인을 밝혀 그 책임을 반드시 물어야 합니다. 초기 구조작업에 실패한 해경, 승객 숫자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안전행정부, 지휘를 제대로 못한 박근혜 정부, 국민들의 안전을 책임져야 할 정부는 우리 모두가 안전하지 못함을 보여 주었습니다.
 
안전 대책을 위해 그 어떠한 훈련도 받지 못한 선원들은 대부분 비정규직이었습니다. 세월호를 불법 개조하여 무리하게 과적한 것은 그야말로 예견된 참사였습니다. 구조에도 적극적이지 않았으며, 단 한명도 살려내지 못한 참담함을 목도했습니다. 팽목항을 모르던 시절로 간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꿈을 제대로 펼쳐 보지도 못하고 구조만을 애타게 기다렸을 아이들을 생각하면 너무나 죄스러울 뿐입니다.
 
"미안하구나, 정말 미안하다! 어른들을 용서하지 마라! 오늘을 잊지 않으마! 저 세상에서라도 너희들의 꿈을 맘껏 펼치고 차별도 없고, 생명을 소중하게 여기는 안전한 곳에서 편히 쉬기를 기원하마. 그리고 다음 세상에 태어나거든 엄마, 아빠가 보고 싶더라도 너희들을 구하지 못한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는 태어나지 마라, 대한민국도 너희들과 함께 죽었으니까..."
 
이제 이런 참사가 재발되지 않도록 돈보다는 사람의 생명과 존엄함의 가치를 더 소중하게 여기는 사회, 노동의 가치가 제대로 존중받고 대우받는 사회로 바꿔야 합니다. 분노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 사회를 바꾸는 동력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이것만이 남아 있는 어른들의 몫입니다. 슬픔을 딛고 다시는 제2의 세월호 참사가 발생되지 않도록 생명과 노동의 가치가 존중받는 사회를 만드는 데, 아이들이 행복할 수 있는 교육을 만드는 데, 지치지 않고 함께 나아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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