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타파>는 세월호의 진실을 말했을 뿐, 대안언론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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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는 세월호의 진실을 말했을 뿐, 대안언론이 아니다"
  • 이재은 기자
  • 승인 2014.05.07 23: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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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미디어시대 특강, "모바일로 SNS를 통해 영상을 쏴라!"


주안영상미디어센터, 미디어통, 인하대 사회과학대 학생회가 주관하고 고용노동부와 남구청이 후원한 ‘소셜 미디어시대, 새로운 방송을 꿈꾼다’는 주제의 공개특강이 7일 오후 2시, 인하대 본관 중강당에서 열렸다.


주안영상미디어센터가 지역 내 새로운 미디어 발전과 다양한 일자리 창출을 위해 진행하고 있는 '1인 기자, 뉴스제작 PD과정 국비교육' 사업 일환으로 마련된 이날 특강에는 정동훈 광운대 미디어영상학부 교수와 최경영 <뉴스타파> 기자가 강의를 맡았다.


특강에 앞서 양회구 주안영상미디어센터 소장은 “대안 미디어, 특히 ‘지역공동체 미디어’가 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역미디어는 거의 존재감이 없기 때문에 인천에 미디어가 생긴다는 것 자체로 의미가 있다. 지역미디어를 만들 수 있는 기자를 키우고 그들과 함께 지역공동체 미디어를 만들면 안전한 나라, 위험 없는 나라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두 분을 모시고 우리 지역에 맞는, 위기에서 벗어나 안전한 인천이 되기 위한 저널리즘의 역할에 대해 들어보겠다"고 특강의 취지를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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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동훈 광운대 미디어영상학부 교수는 미시간 주립대학교에서 커뮤니케이션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전 미국 아칸소대학 Department of communication 교수, 
Columbia University, Visiting Associate Research Scientist에서 근무했다. ⓒ 이재은



- 인간의 감성을 건드려 가치를 만들어내다


정동훈 광운대 미디어영상학부 교수는 ‘ICT((Information Communication & Technology)가 바꾸는 방송의 미래’에 대해 강의했다. 미리 준비한 자료와 다양한 동영상을 활용해, 학술적이고 전문적인 내용을 곁들이면서도 일반인의 눈높이에 맞는 대중적인 주제로 이야기를 펼쳤다.


정 교수는 미디어가 connection, 즉 인간과 인간의 커뮤니케이션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으로 말문을 열었다. 이전에는 미디어가 독립적으로 존재했다면 지금은 사람에게 의존하는 경향이 커졌다는 것이다. 커뮤니케이션 기술을 하드웨어로만 정의하면 인간과 격리될 수 있다. 모든 것은 인간을 위한 것이 되어야 한다.


“소셜 밸류를 강조한 테크놀로지는 많지 않다. 2009년도에 아이폰이 처음 소개됐을 때 스티브 잡스는 6살짜리 아이도 사용할 수 있는 핸드폰을 만들었다고 했다. 기계가 인간 위주에서 논의된 것이다. 애플 광고는 인간의 감성을 건드리는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해 1월 공개된 ‘아이패드 에어’ 광고에는 화상도나 크기, 기능에 대한 어떤 말도 없다. ‘가치’를 강조하는 내용이고, 바로 그 ‘가치’가 오늘 내가 가장 강조하고 싶은 것이다.”


- 휴대전화는 가장 강력한 미래의 방송 도구 될 것


'TV의 미래'에 대해서는 전세계 50인의 인터뷰를 정리한 2011년 자료를 활용했다. ‘채널의 사라짐(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골라 볼 수 있다. 시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는다)’, ‘방송 참여(차량이나 카메라 없이 핸드폰과 네트워크만 있으면 실시간 인터뷰가 가능하다)’, ‘가상으로 함께 보기(원격으로 떨어져있지만 함께 있는 느낌을 가질 수 있다)’ 등을 제시했다. 그밖에 ‘맞춤형 광고’, ‘어디서나 무슨 일이든 해주는 스크린’, ‘누구나 영화제작 가능’ 등이 현재, 그리고 향후 TV의 미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휴대전화의 중요성을 역설했는데 휴대전화를 ‘팬티처럼 늘 입고 있는 것’이라고 비유하며, 가장 강력한 미래의 방송 도구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 교수는 개인 미디어가 앞으로 더욱 발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개인 미디어의 확산은 권력의 확산이며, 단순히 피켓을 들고 나가는 게 아니라 피켓이 모바일 미디어로 대체돼야 한다고 말한다.


“개인 미디어 시대는 권력 분할을 상징한다. 지역사회의 콘텐츠를 어떻게 만들어내고 유통 시키는가는 개인 미디어에 달려있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정보를 생산하는 것이 중요하다. 소비하는 데 그치면 안 된다. 게임을 하는 것에서 벗어나 게임을 만들고, 웹을 만들고, 방송을 만들고, 뉴스를 만드는 역할을 해야 한다. 실감나게, 현장에 있는 것처럼 만들어야 한다. 개인 미디어가 그 기능을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그는 “디지털을 적극적으로 수용하지 않는 방송과 저널리즘의 미래는 없다”고 힘주어 말하며 앞으로는 “소셜+모바일+르포”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예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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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경영 기자는 전 KBS기자로 미주리대학에서 저널리즘 석사 학위를 받았다. 
KBS ‘탐사보도팀’, ‘미디어포커스’, ‘특별기획 한국사회를 말한다’ 등 시사 보도프로그램을 
제작했으며, 현재 <뉴스타파>에서 경제, 미디어부문 팀장을 맡고 있다. ⓒ 이재은



- 파편적 진실을 찾는 노력이 중요하다


최경영 <뉴스타파> 기자는 ‘새로운 미디어의 힘, 독립언론의 의미와 향후 과제’를 주제로 강의를 이어갔다.


최 기자는 ‘세월호 사건’에 있어 정부와 언론의 잘못과 오류에 대해 일침을 가했다. 그는 충분히 사실적 보도를 할 능력과 경력이 있는데도 제대로 보도하지 않은 정부와 언론기관에 심심한 유감을 표했다. “최선의 보도는 30분짜리 애니메이션이 아니라 칠흑 같은 바다를 비추며 현재 상황은 이렇다, 유가족은 어떻다, 정부는 이렇게 말한다를 드러내는 것”이 됐어야 한다고 분노했다.


“독자와 시청자를 위해 진실을 추구하는 것이 기자와 언론인이 해야 할 일이다. 딴 것 없다. 그것만 하면 된다. 그걸 하지 못한 게 이번 사건의 가장 큰 문제다.”


<뉴스타파>가 진실만을 말하는 언론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파편적 사실을 찾아내려고 노력하고 있는 것은 틀림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정부가 국민의 알 권리를 충분히 충족시켜 주지 못했기 때문에 국민들이 <뉴스타파> 같은 매체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뉴스타파>와 JTBC가 특별한 것을 말해서가 아니다. 파편적 사실의 기록을 독자와 시청자 관점에서 전달하려고 노력했기 때문에 인기(?)가 있는 것이다.”


공중파보다 인원 제약이 많은 <뉴스타파>는 이번 세월호 사건에서 까다롭게 아이템을 골라 ‘집중 취재’하는 방식을 택했다. “다이빙 벨 얘기는 단 하나의 기사도 없다. 개인에게 책임을 묻고, 그를 문제시할 것이 아니라 포커스가 정부에 맞춰져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공적인 인물이 아닌 사람에게 따지기보다 해경, 국무총리, 엉터리 보도자료를 발표한 해수부한테 질문했어야 했다. 사적인 다이빙벨을 공적인 영역에 가져왔고, 그래서 그걸 보도, 취재할 수는 있지만 ‘정부’는 가만히 두고 왜 이종인 씨한테는 혹독하게 질문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 만약 혹독한 질문을 정부, 공적인 사람들에게도 던졌다면 많은 것이 밝혀졌을 것이다.”


- 진실에 가까운 비상식적 보도


세월호 관련 이야기에 이어 최 기자는 ‘1인 미디어’의 역할로 화제를 바꿨다. 그는 자신을 ‘보편적, 상식적인 사람’, 어쩌면 ‘보수적인 사람’일 수도 있다고 밝히며 “<뉴스타파>가 대안언론이라고 불리는 것을 납득하기 힘들다”고 전했다. 구태여 진보언론, 대안언론이라고 부를 필요가 없다. 공중파에서 하지 않는 이야기를 다른 쪽에서 듣고 싶어하는 독자층, 시청자층이 생긴 것이다.


그는 <뉴스타파>가 ‘뜨는’ 이유를 “다들 상식적인 보도를 하는데 우리는 비상식적 보도를 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런데 아무나 비상적인 보도를 할 수 있을까. 그는 “아무나 못 한다”고 일침했다.


“교육을 굉장히 많이 받아야 한다. 컴퓨터 잘하고, 소프트웨어 잘 알고, 첨단 기기를 사용할 줄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건 기술이다. 그것만 가지고는 저널리스트가 되지 못한다. 어떤 것을 선택하느냐는 쉽게 판단할 수 없다. 어떤 뉴스가 들어가느냐 아니냐에 따라 신문이 달라지고 방송이 달라진다. '왜 그 이야기는 보도하지 않지?' 라고 사람들이 묻기 시작하면 다양하게 발전할 수 있다. 1인 미디어의 가능성은 여기 있다.”


방송에서 1인 미디어는 어렵다. 최 기자는 두세 명이 각자의 장점을 살려 협업하는 게 유리하다고 말한다. 반대로 텍스트는 1인 미디어가 가능하지만 사양산업이다. 인터넷 텍스트도 차별화되기 힘들다. 결국 영상 쪽으로 가야한다는 것이 최 기자의 견해다.


- 모바일에서 보는 영상이 대세다


“인터넷 중에서도 모바일, 모바일 중에서도 영상이 부각될 것이다. 사진이 있는 경우, 그보다는 영상이 있는 경우 기사 클릭 회수가 높다. 독자의 60% 이상이 영상물을 찾는다고 보면 된다. 미국뿐 아니라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스스로를 보부상이라고 부른다. 열심히 트위터나 페이스북에 기사를 띄운다. 나는 <뉴스타파>를 하루에 2, 30번씩 검색한다. 이미 생산한 기사도 시의적으로 의미가 있으면 다시 노출시킨다. 플랫폼을 갖고 있지 않은 보부상이 자신의 영역을 확대하는 공간은 SNS뿐이다. 1인이 할 수 있는 미디어, 다시 말해 SNS에는 그런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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