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인천시장', "공약 구체화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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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인천시장', "공약 구체화하라"
  • 이문일
  • 승인 2010.06.10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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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환경 관련 사업 줄줄이 취소·백지화 공약 내놓았는데…

송영길 인천시장 당선자에게 다시 묻는다.

안상수 시장 시절 인천에서 벌이고 있거나 벌일 예정이었던 굵직굵직한 개발 사업들을 줄줄이 취소 또는 백지화하겠다고 한 약속을 어떻게 구체적으로 행동에 옮길 것인가?   

후보 때 공약을 한 사안들인데, 이를 어긴다면 '후폭풍'에 시달릴 게 뻔하다. 단순히 표를 얻을 속셈은 아니었을 거라고 시민들은 믿고 있다. 왜, 어떤 방식으로 실천할 것인지 벌써부터 시민들의 관심이 쏠린다. 
  
물론 안 시장도 대형 개발 사업들을 추진하면서 인천시의 발전과 시민 삶의 질 향상 등을 염두에 두지 않은 건 아니다. 문제는 시민들과의 소통부재(疎通不在)였다. '밀어붙이기식 행정'이 낳은 결과는 곳곳에서 시민들과 마찰을 빚으면서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더구나 지역 환경을 망가트리는 개발 일변도의 시정에 시민들은 분노했고 저항한 것이다.

이 같은 민의(民意) 표출이 결국 6.2 지방선거에서 야당에 힘을 실어주었다.



당장 '송영길 인천시장' 등장에 인천 지역에 진출한 건설사를 비롯한 각 기업들은 '초긴장' 상황이라고 한다. 그들은 가뜩이나 국내 건설 경기가 침체된 상태에서, 그나마 여러 개발 사업으로 공사 발주가 활발한 인천에서 '활로'를 찾아온 게 사실이다.

하지만 대규모 개발 사업들에 대해 재검토·백지화·취소 의견을 낸 송영길 민주당 후보가 인천시장에 당선됨으로써 사업 자체가 존폐 위기에 처했다.

◇ 계양산 골프장 건설에 대해

우선 계양산 골프장 건설 사업을 놓고 보자. 롯데그룹은 지난 1974년 신격호 회장이 계양구 다남동 일대 땅을 구입한 이후 계속 골프장 건설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환경·역사적 보호가치를 주장하는 시민단체와 시민들의 반발은 만만치 않았다. 

롯데그룹은 골프장 건설에 호의적인 안상수 시장의 '간접 지원'을 받아 지난해 9월 인천시도시계획위원회의 승인을 받는 등 허가 절차를 진행해 왔다. 앞으로 환경영향평가·사업시행자 지정·실시계획 승인 등의 행정절차만 남은 상태였다.

하나 송영길 후보가 당선됨으로써 롯데그룹의 계양산 골프장 건설은 사실상 '물 건너 간 게' 아니냐는 전망을 낳고 있다.

송 당선자는 후보 시절 시민단체들에 계양산 골프장 백지화를 약속했다. 이뿐만 아니라 관할 계양구청장에도 골프장 건설 반대를 공약한 야당 후보가 당선됐다. 이에 따라 향후 골프장 건설을 위한 실시계획 승인 등 관련 행정 절차를 진행하기가 불가능해졌다는 분석이다.

롯데그룹으로선 송 당선자가 국회의원 시절 자신의 지역구 내 계양산에 골프장이 들어서는 것에 대해 '중립적 입장'을 취해 왔다는 점에 실낱같은 희망을 걸고 있다고 한다.

◇ 검단-장수간 고속화도로 건설에 대해

포스코건설이 인천시와 함께 적극 추진하던 검단~장수IC간 고속화도로 건설 사업도 백지화할 수밖에 없다. 송 당선자가 시민단체와 주민들, 불교계에 이 사업의 철회를 약속했기 때문이다.

인천시는 이 사업에 대해 도로 예정 인근 주민과 환경단체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선거를 목전에 두고 철회하겠다고 밝혔다가 얼마 전 다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보여 비난을 사기도 했다.  

◇ 굴업도 관광단지 개발에 대해

CJ그룹이 추진하는 옹진군 굴업도 관광단지 개발 사업도 전면 중단되는가? 송 당선자는 이재현 회장 소유의 굴업도에 골프장·리조트 등을 건설하려는 '굴업도 오션파크 개발 사업'에도 "개발 이익보다는 환경 파괴 등 부작용이 크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 왔다.

굴업도에 대해선 문화재청도 '생태계 보고(寶庫)'라는 점을 인정해 최근 천연기념물로 지정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옹진군과 인천시는 세수 증대 등의 이유를 들어 굴업도 개발을 허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 인천은 물론 전국 환경단체들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 인천만 조력발전소 사업에 대해

GS건설이 인천시와 함께 추진하던 인천만 조력발전소 사업도 쐐기를 박게 됐다. 강화도 주변 4개 섬을 연결해 2015년까지 3조9000억원을 들여 132KW급 조력 발전소를 건설하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송 당선자는 인천만 조력발전소와 관련, "조류 흐름을 저해해 갯벌 상실 등 환경 파괴 우려가 크다"며 반대를 공언해 왔다.

강화지역 어민과 환경단체들도 조력발전소를 건설하면 조류가 바뀌어 각종 어류가 산란을 하지 못하는 등 해양 생태계가 파괴돼 삶의 터전을 잃는다며 크게 반발해 왔다. 이들은 대책위원회를 꾸려 최근 강화 풍물시장과 시청 앞 등지에서 시위를 벌이며 조력발전소 건설을 반대하고 있다.  

◇ 경인아라뱃길 사업에 대해

K-Water(한국수자원공사)가 벌이는 경인아라뱃길 사업은 어떻게 되나. 송 당선자는 "홍수 방지 기능은 살리되 물류 기능은 타당성 등을 재검토해 이명박 대통령에게 건의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이 사업은 이미 시작된 데다 송 당선자도 국회의원 시절 경인운하 건설에 대해 모호한 입장을 보여 환경단체와 천주교 관계자 등에게 "인천시장 후보로 자격이 없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송 당선자 측 관계자는 "인수위원회가 구성되는대로 사안 별로 구체적인 현황을 파악하겠다"며 "기본적으로 시민을 위한 개발이 아니라 개발을 위한 개발은 전면 재검토하고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게 당선자의 의지"라고 말하고 있다.

<인천지역 환경단체들이 지방선거 결과를 바라보는 입장>

인천지역 환경단체들은 이번 6.2 지방선거 결과를 놓고 "환경보전보다는 무분별한 개발에 치중한 지방권력에 인천시민들이 준엄한 심판을 내렸다"고 본다.

◇ 인천환경운동연합의 논평. 

1. 2010년 6.2 지방선거는 그 어느 때보다도 4대강을 파헤치는 이명박 정부의 중간평가적 선거이자, 한편으로는 그간 환경을 무시하고 무분별한 개발지향적 사업만을 추진한 인천 지방권력에 대한 시민들의 준엄한 평가이다.

2. 인천에는 그간 시장을 비롯한 기초단체장, 이를 견제해야 할 시의회와 구의회가 거의 모두 같은 당 소속 의원들로 구성돼 일방통행적 개발정책이 난무했다. 특히 안상수 인천시장은 환경의 가치를 우선하기보다는 개발지향적 무분별한 토목건설사업을 중심으로 인천의 환경을 위협해 왔다. 최근 5년간 인천 갯벌의 경우 여의도 면적 11배가 매립돼 사라졌고, 수도권 골재수급을 위해 인천 앞바다에서 바닷모래를 지속적으로 채취해 바다는 황폐화하고 있다. 대기 중 중금속 오염도는 인천이 광역시 중 가장 심각한 상황이다. 강화군과 옹진군을 제외한 인천의 도심녹지율은 광역시 중 꼴등이다. 인천시청 정문 앞에는 아파트 분양을 위한 모델하우스들이 줄지어 있다. 이게 인천의 현실이다.

3. 게다가 계양산 골프장, 조력발전소 건설, 경인아라뱃길, 굴업도 개발, 검단-장수간 도로건설 등 대규모 환경파괴 사업을 통해 인천의 환경수준을 나락으로 떨어뜨려온 게 사실이다. 따라서 이번 한나라당의 참패는 그간 무분별한 개발지향적 건설사업에 대한 냉정한 인천시민의 평가임을 확인한다. 새롭게 다수당이 된 민주당은 이러한 점을 명확히 헤아려야 할 것이다.

4. 한편 우리는 지난 4월 이번 지방선거의 범야권 단일후보를 만든 야 3당과 인천의 10가지 환경현안정책을 합의한 바 있다. 또한 선거기간 중에는 후보자들과 각각의 입장을 확인받은 바 있다. 이에 송영길 인천시장 당선자를 비롯한 각 당선자들은 합의하고 약속했던 환경현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시급히 대응할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

5. 이제 인천을 책임질 지방자치 권력이 바뀌었다. 이에 인천환경운동연합은 새롭게 탄생한 지방권력을 시민의 입장에서 냉정하게 감시하고 견제할 것이다. 인천을 지속가능한 녹색도시로 가꾸기 위해 시민의 뜻을 시정에 반영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할 것이다. 한편으로는 따뜻하게 협력할 것임을 밝힌다. 

◇ 인천녹색연합의 논평

이제는 계양산시민자연공원이다!

6.2지방선거가 한나라당의 참패로 끝났다. 전국적으로는 불통의 MB표 4대강 사업에 대한 국민들의 엄중한 경고였고 인천에서는 특혜와 불법의 롯데표 계양산 골프장을 중단하라는  시민들의 준엄한 심판이었다. 당선자와 낙선자 모두는 이런 민심을 겸허하게 받들어야 한다.

계양산인천시민위(이하 시민위)의 낙선대상이었던 안상수 인천시장, 이익진 계양구청장, 성용기 시의원, 강문기 시의원은 모두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이들의 경우 그동안 인천시민 대다수가 반대하는 계양산 롯데골프장을 적극 추진해 낙선은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이제 시민위와 계양산 골프장 중단을 협약한 송영길 인천시장 당선자를 비롯해 구청장, 시의원 당선자들은 시민들과의 약속대로 계양산 롯데골프장을 중단시키고 시민자연공원조성 등 계양산 보전을 위한 행동에 나서야 할 것이다.

현재 인천에는 계양산 골프장 문제 외에도 환경파괴와 생명경시, 혈세낭비와 주민무시의 수많은 토목공사가 진행 또는 계획 중이다. 경인운하와 송도갯벌 매립, 중부광역간선도로(舊 검단-장수간 도로) 건설, 조력발전 건설과 굴업도 개발 등. 이제는 개발동맹이 아닌 지역주민과 인천시민을 위해 대규모 개발계획을 전면 재검토하고 이웃생명과 미래세대를 위한 인천의 미래설계가 필요하다. 

이미 시민들의 뜻은 분명히 밝혀졌고 행동으로도 옮겨졌다. 인천시민과 이웃생명을 자신처럼 여길줄 아는 위정자라야 인천의 미래를 책임질 수 있다. 시민무시와 생명경시, 불통과 밀어붙이기의 참담한 말로를 모두 반면교사로 삼았길 진심으로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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