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촛불행진 중 경찰과 충돌, 언론 왜곡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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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촛불행진 중 경찰과 충돌, 언론 왜곡보도했다
  • 이희환 기자
  • 승인 2014.05.26 06: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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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민이 목격한 <뉴데일리> 기사의 사실 왜곡,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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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과의 대치상황에서 쓰러진 60대 남성을 시민들이 응급조치하고 있다.

지난 24일 저녁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는 촛불집회를 마치고 거리 행진을 진행하는 가운데, 약 2천여명(경찰 추산 1천여명)이 대열에서 이탈해 청와대 방면으로 가려고 종로구 보신각 앞 8차로를 점거한 채 시위를 벌였다.
 
경찰은 5차례 해산 명령을 내린 뒤 30명을 연행, 이 가운데 고교생 1명을 석방하고 나머지 29명은 서울시내 4개 경찰서으로 나눠 조사했다. 연행자 중에는 유기수 민주노총 사무총장, 전규석 금속노조 위원장 등이 포함됐다.
 
그런데 행진대열이 종각 앞 4거리에서 청와대 방면으로 경찰과 대치중인 상황에서 경찰과 몸싸움을 하던 중년의 한 시민이 쓰러진 상황을 보도한 <뉴데일리> 보도와 관련해 논란이 일고 있다.

 
5월 24일 10시 10분경 종로 보신각 앞 집회참가자와 경찰 대치상황 (제공 신모 씨)
 
보수적인 인터넷매체인 <뉴데일리>는 5월 25일자 자사 홈페이지에 올린 <수상한 시위꾼들, 기자들에게 사건 조작 요구>(http://www.newdaily.co.kr/news/article.html?no=204720)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민주노총, 금속노조 등 이날 촛불집회를 주최한 국민대책위 참여 단체 소속 회원들은 '청와대행'을 고집하면서 경찰과의 물리적 충동을 유발하는 모습을 보였다.”거나 “일부 집회참가자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경찰의 방패를 뺏는 등 노골적으로 몸싸움을 유인했다.”는 표현으로 집회참가자들이 경찰과 의도적인 충돌을 유도한 것처럼 기사화했다.
 
이에 대해 당시 집회 현장에 있는 인천시민 신모 씨는 [인천in]과의 통화에서 “한 60대 남자분이 경찰방패를 뺐어오자 다른 시민들이 오히려 "쟤들도 장비 뺐기면 곤란해진다."며 방패를 경찰에 돌려줬다."고 전했다. 또한 "몸싸움 과정에서 또 다른 시민이 경찰의 모자를 뺐어오자 다른 시민들이 돌려주기도 했다"고 알려왔다.
 
경찰과의 대치 상황에서 앞서 언급한 60대 전후의 남성이 갑자기 쓰러진 상황을 바로 옆에서 지켜본 신모 씨는 이 상황을 보도한 <뉴데일리> 기사가 사실을 왜곡, 과장 보도했다며 구체적인 상황을 알려왔다.
 
신모 씨에 따르면, 이 남성이 쓰러지자 시민들이 쓰러진 남성을 횡단보도에서 즉시 종각 앞으로 실어왔다. 이때 경찰간부 2명이 황급히 뛰어왔으나 "경찰 못 믿는다."는 시민들의 고함에 그대로 자리를 떴고, 2~3명의 시민이 응급처지를 시행했다는 것이다. 당시 쓰러진 남자는 50대 중반으로 보였고 붉은 조끼 착용상태로 보아 노조 관계자인 듯 하다고 했다. 호흡곤란 및 기절 상태였으므로 인공호흡 등의 조치를 취했다. 이어 시민들이 즉각 시민들이 119에 신고를 해 10분 정도 후 구급차가 도착하자 남성을 응급조치하던 2명의 시민이 보호자 역할을 위해 구급차에 동승했다는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해 <뉴데일리> 기자는 “쓰러진 남성을 옮긴 남성은 "경찰 때문에 쓰러진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 남성은 "바로 뒤에 있었는데 그냥 서 있다가 (경찰과 충돌 없이) 갑자기 쓰러졌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고 기록했다.
 
신모 씨는 이것은 정확하지 않은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남성이 쓰러지자 바로 50대 후반의 목격자가 응급조치자들 옆으로 와 "밀려서 넘어진 거지 경찰방패 등에 맞아 쓰러진 게 아니다"고 했다는 것이다. 경찰방패 등에 맞아 쓰러진 것이 아니라 밀려서 넘어진 것이라고 분명히 언급한 것을 <뉴데일리> 기자는 "그냥 서 있다가가 갑자기 쓰러졌다."고 전혀 다르게 왜곡했다는 것이다.
 
<뉴데일리> 기사의 가장 심각한 왜곡은 “한 남성은 주위에 있던 기자들에게 "경찰 때문에 쓰러진 것으로 쓰면 되잖아"라는 말했다는 부분이다. 현장에 있던 취재기자들에게 사건 조작을 노골적으로 요구했다는 것처럼 기사화한 것이다. "경찰과 밀고 당기다가 부딪혀 영향을 받았다고(쓰러졌다고) 적으면 되잖아. 결국 경찰 때문에 그런 거잖아."”라고 인용한 부분은 전혀 사실 무근이라고 신모 씨는 지적했다.
 
신모 씨는 이런 말은 전혀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오히려 구급차가 오자 시민들은 카메라를 들이대며 길을 막는 기자들에게 "사람이 중요하지 취재가 중요하냐“며 ”길을 터달라"고 항의했다는 것이다.
 
<뉴데일리> 기사는 이처럼 왜곡된 내용을 사실인 것처럼 전한 후에 “일부 집회참가자들의 과격시위는 약 2시간동안 벌어졌다. 이로 인해 종로일대의 모든 교통은 마비됐고, 시민들은 큰 불편을 겪었다. 시위 당시 현장에 있던 한 버스기사는 "세월호 참사에 대한 애도 표시가 도로를 점거하고, 교통을 마비시키는 것인지 의문"이라며 안타까워했다.”고 기술해, 세월호 참사로 촉발된 시민들의 움직임에 대해 시민 불편 문제를 끄집어들여 부정적으로 몰아갔다.
 
인천시민 신모 씨는 <뉴데일리> 기사가 위와 같이 사실을 왜곡하고 과장했을 뿐만 아니라 집회참가자들을 도덕적으로 나쁜 사람들로 묘사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보도한 것에 대해 분개했다. 그리고 이를 어떻게든 알리기 위해 자신이 목격한 사실을 전해왔던 것이다. 당시 군중이 많아서 보다 밀착해 사진이나 동영상을 담지 못한 것을 안타까워 하면서 당시의 분위기를 보여주는 동영상도 보내왔다.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언론보도의 문제점이 심각하게 부각되는 가운데, 사실을 왜곡해 촛불행진을 불순하게 몰고가려는 보도가 계속되면서 언론보도에 대한 시민들의 불만도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한편, 이날 종로 보신각 앞에서 대치 중 방송차 위에서 촛불행진을 독려하던 송경동 시인을 경찰이 방송차 위로 올라가 쓰러트려 강제연행했다. 부산 한진중공업 파업 당시 희망버스를 제안했던 송시인은 현재 관악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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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행 직전의 송경동 시인(사진 제공 : 이설야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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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에 강제연행되는 송경동 시인(사진 : 언론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answer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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