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지도의 새로운 패러다임, 회복적 생활교육
상태바
생활지도의 새로운 패러다임, 회복적 생활교육
  • 조용만 기자
  • 승인 2014.05.29 00: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석남중에서 특강 개최, "마을이 나서야 한다"

 

 
20140527_182859.jpg

 

인사말을 하는 석남중학교 김형백 교장(중앙)과 김찬 교사(좌측)

                   

 

5월 27일(화) 오후6시 석남중학교(교장 김형백)에서 회복적 생활교육에 대한 강의가 진행되었다. 석남중학교 김형백 교장의 인사말과 대회 준비에 힘쓴 김찬 교사(배움의 공동체 연구회 인천지부회장)의 인사말이 있었다. 그리고 이 날 강의는 이재영(한국 평화교육 훈련원장)이 하였고 사회는 신호승(가슴으로 대화하기 연구소장)이 맡았다. 6시 30분부터 한 시간 동안 이재영 원장의 강의가 있은 후 참석자들의 질문지에 대한 답변이 토크쇼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이 날 행사에는 교육문제에 관심이 많은 교사, 학부모, 지역사회단체 인원 등 140여명의 인원이 참석하여 생활교육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에 대해 강의를 들었다.

 

 

 

 

20140527_181254.jpg

강의 신청 접수 확인하는 모습(석남중학교 교사와 희망을 만드는 마을사람들 박재성 대표)

 

 

20140527_181327.jpg

강의 참가자들을 위해 간식을 준비하는 석남중학교 학부모님들

                  

 

특강을 준비한 주최 및 후원은 배움의 공동체 인천연구회, 희망을 만드는 마을사람들, 청소년 인문학도서관 느루, 새벽공부방, 전교조 북부지회, 서부지회, 인천석남중학교다. 이 특강을 준비하기 위해 가좌동 지역의 여러 모임이 특강 참여 인원 모집과 강의장 세팅, 접수, 간식준비 등을 함께 하였다. 학교가 학교 담장 밖으로 나서서 지역사회와 교육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해결하기 위한 출발을 했다.

 

 

 

이 날 간식(김밥, 케밥, 물)과 접시, 높은 의자는 새벽공부방과 인문학 청소년도서관 느루에서 준비하였고, 접수는 희망을 만드는 마을사람들과 석남중에서 맡았다. 준비된 간식을 접시에 준비하고 나눠주는 일은 석남중학교 학부모회원들이 자원봉사자로 나섰다. 교육문제의 해결을 위해 지역사회가 함께 하는 일을 시작한 것이다.

 

 

 

 

20140527_195955.jpg

특강과 토크쇼를 진행하고 있는 이재영(한국 평화교육 훈련원장)과 신호승(가슴으로 대화하기 연구소장)

 

 

이재영 원장은 말한다.

 

응보적 정의 패러다임의 한계를 알아야 한다.

정의를 실현함에 있어 가해자를 처벌하는데 중점을 두는 응보적 정의는 가해자가 진정으로 해야 할 피해자에 대한 사과나 보상을 위해 시스템이 움직이지 않고 판단 권한이 있는 법원 판사나 경찰, 선생님에게 사과를 한다. 결과적으로 피해자에게 어떤 방식의 사과도 피해 보상도 진정으로 일어나지 않는다. 관계가 회복되지 않아 사후 문제가 더 심각하게 남아 있게 된다고 말한다. 피해자 소외 현상이다. 잘못은 여기다 하고 책임은 저기에 가서 지고 있는 꼴이다. 그러니 아무것도 바뀌는 것이 없다. 대결구도로 시간과 비용만 증대하고 공동체는 파괴되는 현상이 초래된다. 이것이 응보적 정의 패러다임의 한계다.   

 

교사의 명퇴 신청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

2012년 3579명, 2013년 4202명, 2014년 5172명. 교사의 명퇴 이유 1순위는 학생들과의 관계 설정의 힘겨움이라고 한다. 선생님들이 담임을 안 맡으려 하는 이유다. 강사는 생활지도의 어려움은 앞으로 좋아질 가능성이 0%라고 말한다. 가정의 파괴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는 현실은 그 여파가 학교의 붕괴로 나아가리라 예상된다.

관계성이 힘들다는 말인데, 이것은 생활지도는 학교가 다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방식으로는 문제해결을 위한 답이 안 나온다. 사회공동체가 같이 나섬으로서 해결 할 가능성이 열린다.

 

회복적 정의와 응보적 정의의 차이점

회복적 정의의 목표는 피해 회복이고 응보적 정의의 목표는 가해자 처벌이다. 그 방식은 회복적 정의에서는 자발적 책임이고 응보적 정의에서는 강제적 책임이다. 그 주최는 회복적 정의는 당사자와 공동체의 참여를 중심에 두고 응보적 정의는 처벌기관이 중심이다. 결과적으로 보면 응보적 정의는 ‘네 죄를 씻어라’는 말로 끝나지만 회복적 정의에서는 자발적 책임을 통해 공동체 관계의 복원이 중요하다.  

 

생활지도의 패러다임이 변해야 한다.

우리가 무슨 공동체를 원하는지 자각이 필요하다. 학교는 교육현장이다. 회복적 학교생활교육에서 생활지도가 핵심으로 생각해야 한다. 학교에서 교과지도와 생활지도가 두 축으로 교육을 행했다면 교과 영역은 여러 창의, 인성 분야 등 변화를 겪어왔다. 그러나 생활지도는 학교 교육이 이루어진 이후로 응보적 생활지도에서 한 발자국도 나아가지 못한 듯하다. 지금은 교사와 학부모에게 근본적 물음이 있어야 할 시기다.

안전하고 평화로운 학급은 갈등이 사회의 자연스런 한 부분으로 인정되고, 생긴 갈등을 어떻게 접근하고 있느냐? 에 관한 이야기다. 자발적인 회복과 관계성의 회복, 피해 회복, 공동체 회복, 정의의 회복이다. 건강하게 드러내고 문제에 직면하는 문화가 필요하다. 

 

프로그램의 변화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패러다임의 변화다. 교육철학에 대한 이야기다.

고민하는 사람들의 모임이 존재해야 한다. 이제 우선순위를 바꾸자. 우리는 서로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가?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우선순위를 바꾸자. 학교가 이랬으면 하는 것이 있다면, 문화를 바꾸는 일에 앞장서자! 이런 일은 학교에서부터 시작되었으면 좋겠다. 여기 모인 140여명의 교사, 학부모, 교회, 지역단체들이 나서야 한다.

 

 

1401204667762.jpg

회복적 정의 특강에 참석한 교사, 학부모, 지역 단체 회원들의 모습                   

 

석남중학교(교장 김형백)는 배움의 공동체 수업을 통하여 학생이 수업의 중심이 되는 새로운 학교의 모습을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 학생의 자발적 참여라는 관계성의 문제가 대두되면서 비폭력 대화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중재 이상의 회복적 정의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회복적 정의는 강사의 말대로 프로그램으로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교육철학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의 변화를 가져온다. 이 패러다임이 우리에게 학교가 학교 울타리를 허물고 지역공동체와 함께 공동체성의 회복을 위해 나서라고 한다. 우리에게 새로운 도전이 될 것이다. ‘어둠과 싸우는 대신에 , 빛을 가져오기’ 이를 위해서 모두가 나서야 한다고 강사는 말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시민과 함께하는 인터넷 뉴스 월 5,000원으로 소통하는 자발적 후원독자 모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