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지방선거 '인천대전', 관전 포인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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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지방선거 '인천대전', 관전 포인트는?
  • 이희환 기자
  • 승인 2014.06.04 01: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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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선거의 보편성과 특수성


이제 날이 밝으면 6.4지방선거일이다. 아침 6시부터 저녁 6시까지 진행될 국민들의 선택에 따라, 박근혜 정부의 국정운영이 탄력을 받을 것인가 아니면 커다란 타격을 받을 것인가 결정된다. 특히 전통적으로 여야가 분점해왔던 삼남지방의 선거가 어느 정도 고정된 상황이라면, 수도권 지역 국민들의 선택이 결국 박근혜 정권의 향배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이고, 그 한가운데, 늘 전국표심을 대변해왔던 인천시민들의 선택이 가로놓여 있다. 

박심의 뜻을 언급하며 안전행정부 장관직을 사임하고 인천시장 선거에 뛰어든 새누리당 유정복 후보와 차세대 야권의 대권후보로 거론되며, 재선을 통해 그 교두보를 마련해고자 뛰었던 새정치민주연합 송영길 후보의 '인천대전'은 선거일에 임박할 때까지도 양당이 공히 '접전'으로 분류하고 있듯 치열하게 전개됐다. 정부의 지원을 얻어낼 수 있는 '힘 있는 시장'론을 내세운 유정복 후보와 시민의 힘으로 모아 정부에 당당히 인천 몫을 요구하겠다며 '경제시장'을 내세운 송영길 후보간의 대결은 그러나 그다지 아름답지 못했다. 두 후보 사이의 낮뜨거운 공방과 네거티브 선거전을 지켜본 인천시민들은 과연 누구의 손을 들어줄 것인가?

그러나 인천지역의 선거는 비단 상징성을 가진 시장 선거만이 아닌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를 다양하게 내장하고 있다.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한 부동층의 표심 향배, 세월호 참사로 인한 앵그리맘을 포함한 40·50대 학부모 표심, 투표율과 세대간 대결 재연 여부, 그리고 새정치-정의당간 후보단일화의 선거연대가 주는 파급력이 어떻게 나타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되는 것이다.


(연합뉴스)

◇부동층 어디로 갈까 = 선거 기간 최대 변수로 작용했던 세월호 참사의 여파로 정부와 정치권에 실망한 부동층이 역대 어느 선거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난 점이 최대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부동층의 최종 선택이 승패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란 의미다.

세월호 참사 대응 과정에서 나타난 정부의 혼선은 여권에 불리한 국면을 조성한 게 사실이지만, 정치권 전반에 대해서도 냉담한 반응이 확산하면서 정권에 실망한 민심이 야당 지지로 직결되지는 않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5월 마지막주 한국갤럽 조사에서 부동층 비율은 25%로 나타나 전주(31%)보다 6%포인트 줄었으나 여전히 높은 편이다.

부동층 표심 향배는 여전히 베일에 가려 있다. 갤럽의 지난주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새누리당(42%)과 새정치연합(28%) 모두 전주보다 3%포인트씩 동반 상승, 부동층이 여야에 동일하게 편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희생자 또래 자녀 둔 학부모 선택은 = 특히 세월호 희생 학생 또래의 자녀를 둔 40대·50대 학부모들의 표심이 어떻게 나타날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사전투표에서는 40대 9.99%, 50대 11.53%의 투표율을 기록, 다른 연령대와 비교할 때 저조하거나 중간 수준의 투표율을 보였다.


40·50대 학부모들이 '감정 이입' 작용에 의해 '정권 심판'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지만, 구체적으로 이를 뒷받침할 자료는 사실상 없다.

이에 더해 야당은 학부모 중에서도 40·50대 여성을 '앵그리 맘(Angry Mom)'으로 명명하면서 '앵그리 맘의 정권심판'이라는 프레임(구도) 짜기를 시도하고 있다.

앵그리 맘이란 용어는 부모라는 동일 조건에서 남성보다 감성적인 여성이 투표장에서 '분노'를 표출할 것이란 가정을 전제로 깔았지만, 이 역시 확실한 근거가 제시된 가설은 아니다.

연령과 성별을 함께 감안한 사전투표율에서 20대 이하 남성이 16.91%로 가장 높았고 50대 남성 11.88%, 60대 이상 남성 11.29%를 기록했다. 이는 '앵그리 맘'의 부재설 또는 소수설을 주장할 근거가 될 수도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많은 앵그리맘들이 최종 투표순간까지 표심을 숨겼다는 해석도 가능해 보인다.

◇투표율과 세대간 대결 = 세월호 참사의 여파로 유권자들의 '정치 혐오'가 확산하면서 이번 지방선거는 투표율이 저조할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선거일이 닷새간 '황금 연휴'의 출발점이라는 사실은 투표율 하락 전망에 더욱 힘을 실었다.

그러나 전국단위 선거 사상 처음 도입된 사전투표 참여율이 예상보다 높은 11.49%에 달하면서 이번 지방선거의 투표율은 과거 평균보다 5%포인트 정도 높은 60% 안팎을 기록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투표율이 높으면 야권에, 낮으면 여권에 유리하다는 게 정치권 내에서 정설처럼 통했다. 대체로 야권 지지 성향이 많은 것으로 분류되는 젊은 층의 투표 참여가 많아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18대 대통령선거를 기점으로 이런 등식은 깨졌다.

투표소 설치하는 진도향토문화회관
투표소 설치하는 진도향토문화회관
(진도=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6·4 지방선거를 하루 앞둔 3일 오후 전남 진도군 진도읍 향토문화회관에서 관계자들이 투표소 설치 작업을 하고 있다.

당시 투표율이 75.8%로 비교적 높았지만 50대 이상 장·노년층의 집단적 투표 참여 속에 보수 여당이 재집권에 성공했다. 이른바 세대 간 대결 현상이 본격적으로 나타남과 동시에 '올드 보이'의 저력이 표면에 드러난 상징적 선거로 기록됐다.

따라서 이번 지방선거 역시 투표율이 높아져도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에 반드시 유리할 것으로 보기는 어렵게 됐다. 사전투표에서도 20·30대(12.56%)와 50·60대(11.32%)의 투표율은 팽팽했다.

일각에서는 사전투표에서 9.9%의 비교적 저조한 투표율을 보인 40대가 '스윙 보터(Swing Voter·선거결과를 좌우할 부동층)'가 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한다.

세월호 참사 이후 여권 지지자들의 대놓고 목소리를 내지 못해온 게 사실인 만큼 여권 성향의 '숨은 표'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그러나 이 역시 전망에 그칠 뿐 숨은 표의 실재 여부는 개표함의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다.

◇진보당 후보사퇴 여야 득실은 = 통합진보당 광역단체장 후보들이 선거 직전 '새누리당 후보 낙선 실현'을 명분으로 잇달아 사퇴한 것이 여야 어느 쪽에 득실을 가져다줄지 주목된다.

지난 대선 당시 통합진보당 이정희 후보가 당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를 낙선시키겠다며 사퇴했던 장면이 반복된 셈이다.

접전 지역인 경기도와 부산에서 진보당 백현종·고창권 전 후보 등이 사퇴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인데, 이들의 사퇴가 반드시 새정치연합 후보에 유리하다고 장담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실제로 이들의 사퇴가 고스란히 야권 단일화 효과로 이어진다면 박빙 승부에서는 새정치연합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

반면 기존 새정치연합 후보 지지층 가운데 진보당에 대한 이미지를 '종북좌파'로 인식하는 유권자가 더 많은 경우라면, 오히려 새정치연합 후보가 선거에서 표를 일부 잃을 수도 있어 '양날의 칼'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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