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할인분양 항의, 입주민 대표 분신 중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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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할인분양 항의, 입주민 대표 분신 중태
  • 이희환 기자
  • 승인 2014.06.19 01:2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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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반시설 미비, 제3연륙교 지연, 입주민들 불만 폭발 원인
캡처-분신.PNG
처참한 분신현장 (출처 : 영종하늘도시 총연합회)

인천 영종도 하늘도시에서 아파트 할인분양에 반발하던 입주자 대표가 분신을 시도했다. 이를 저지하던 인천 중부경찰서 소속 형사과 김아무개 경사(33) 등 경찰관 3명도 화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17일 오후 1시 반경 영종하늘도시 모 아파트 입주민 30여 명이 집단 시위에 나섰다. 이들은 최근 자신들이 살고 있는 아파트의 H건설사가 미분양 물량을 처리하기 위해 30% 할인 분양에 나선 것을 반대하면서, 할인분양으로 인해 재산상 피해를 입었다면 집단 시위를 벌였다.
 
할인 분양을 받은 입주자가 이날 이사를 하려 하자 시위자들은 차량으로 아파트 입구를 막고 저지했다. 이들이 거주하는 아파트는 2012년 9월 준공됐으나 1365세대 중 350여세대만 입주한 상태로, H건설사에서이 지난달 7일부터 평균 26.6% 할인 분양에 들어가자 기존 입주자들이 집단 반발해왔다.
 
이 과정에서 영종하늘도시 총연합회 정모 회장(55)이 미리 준비한 휘발유를 뿌리고 분신을 시도했다. 갑자기 붙은 불을 끄던 경찰관 3명도 화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현재 정 씨를 포함한 경찰관 모두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 회장은 거의 전신에 화상을 입어 서울 한강성심병원으로 옮겨졌다으나 중태 상태라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집단행동에 나선 입주민 모두를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사법처리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영종하늘도시 총연합회 관계자는 경찰이 무리하게 강제진압에 나서다가 극단적인 행동이 유발된 것이라고 입장을 보이고 있다. 



영종도 하늘도시는 도시기반시설이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입주가 진행되면서 입주민들의 불만이 누적돼 왔다. 이에 영종하늘도시 입주자들은 2013년도 건설사의 과장광고를 이유로 단체로 계약을 취소하겠다며 소송까지 진행했다. 입주민들은 인천시와 경제자유구역청에서 입주 전 건설하기로 했던 제3연륙교 건설과 도시기반시설 지연 등을 주요한 허위과장 광고로 꼽아 분양대금 반환 소송을 아파트 단지별로 여러 차례 냈다. 

그러나 올해 2월 법원의 판결은 엇갈린 판결을 내놨다. 건설사와 시행사가 아파트 주변에 기반·편의시설이 들어설 것처럼 광고했으나 실제로 성사되지 않아 영종하늘도시 분양 계약자들이 건설사 등을 상대로 낸 분양대금 반환 소송에서 서울고법 민사12부(김창보 부장판사)는 김모씨 등 726명이 한양(시공사), 메트로개발(시행사), 한국자산신탁(분양 대행사) 등을 상대로 낸 소송의 항소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건설사 측이 제3연륙교 개통 부분에 한해 허위·과장광고를 했다고 판단하고 이에 대한 정신적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위자료 금액은 분양대금의 5%로 제한했다.

이와 달리 서울고법 민사11부(김용대 부장판사)는 박모씨 등 349명이 신명종합건설(시공사)과 한국토지신탁(분양 대행사)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바 있다. 재판부는 분양대금의 12%를 위자료로 산정한 원심을 뒤집었다. 입주 후에도 도시기반시설이 갖추어지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재산상의 손해까지 입개된 영종하늘도시 입주민들의 처지는 매우 힘겹게 된 상황에서, 건설사에서 할인분양까지 시도하니, 입주자들의 분노가 폭발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사태가 이 지경에까지 이른 데에는 영종경제자유구역을 계획하고 하늘도시를 조성한 인천시와 인천경제자유구역의 책임이 크다. 기반시설도 갖추지 않은 채 신도시를 건설한 인천시와 경제자유구역청의 책임있는 조처가 시급한 상황이다. 제3연륙교의 조속한 건설을 공약으로 내건 유정복 당선인이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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쯔쯔 2014-07-02 14:14:22
주식이나 부동산이나 다 지 잘못이다. 기존 아파트도 샀다가 값이 떨어져 낭패보는데,
이게 뭐가 다른가?? 시세가 내린 걸 어쩌란 말인가? 건설사도 살아야 하거늘 할인분양이라도 해야하는 거 아녀? 역으로 아파트값 오르면 니들이 오른만큼 건설사에 내줄거냐?? 한심한 것들! 이젠 시대도 변하고, 사람들 인식도 변했다. 이젠 아파트는 거주목적이지 투기목적이 아니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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